"민기야 듀오하쟈"
얼주부의 리더인 건웅이 아무런 표정없이 노말을 하고 있던 민기에게 랭크게임을 권했다.
얼주부는 현재 롤챔스 결승이라는 국내 정상급에 위치해 있었다.
상대는 나진 소드...
건웅과 민기는 시간 날때마다 랭크로 바텀듀오를 연습했다.
민기는 하던 노말을 끝내고 건웅의 랭크게임 초대를 받은후 듀오를 돌렸다.
픽밴이 시작되고 민기는 아무런 감정없이 늘 입력하던 문구를 채팅창에 적어내렸다.
AzubuMadLife:4,5픽 바텀요.
같은 팀원들은 버스받을 생각에 아랫도리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건웅은 잘안하지만 연습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코그모를 민기는 알리스타를 픽했다.
그렇게 시작된 게임...
"어 저쪽 우르곳..."
로딩창에서 상대챔프의 아이디를 확인하던 건웅이 적우르곳의 아이디를 보자 놀란 기색을 보였다.
민기도 말없이 아무런 감정이 없는듯한 그런 무표정을 지은채 모니터를 응시했다.
우르곳의 아이디는 'Nika Loco D oco'
그렇게 시작된 게임 건웅과 민기는 무표정이었지만 머리속은 심란했다.
그렇지만 둘의 손은 빠르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었다.
건웅과 민기의 호흡에 낯이익은 우르곳과 아마추어 타릭은 무참하게 썰리고 있었다.
"민기야 집가자."
라인을 밀고 집으로 향하는 건웅과 민기, 민기는 슬쩍 건웅의 모니터 구석을 바라보았다.
'824 Gold'
'저정도면 흡낫사오면 좋겠는데...'
어느새 라인에 복귀한 건웅과 민기, 민기는 건웅의 코그모를 클릭해 아이템 상태를 체크했다.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흡낫이 아닌 시작할때 구매했던 롱소드와 700갑 그리고 포션 몇가지가 전부였다.
'알리스타도 힐이 있는데...'
그렇게 이어진 라인전. 민기의 환상적인 알리스타와 아직은 미숙하지만 그럭저럭 민기의 꿍꽝에 호응해주는 건웅의 코그모가 어느새 바텀을 끝장내고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더 집중했고 평소보다 더욱더 상대를 죽여나갔다.
상대 우르곳의 아이디가 낯이 익어서 그런걸까?
"후... 민기야 조았뎌"
게임이 끝났고 건웅은 민기의 손을 잡으며 감사를 표했다.
게임이 끝나자마자 적 우르곳은 로비에서도 나가버렸고 건웅과 민기도 다음큐를 돌리고 있었다.
"형 초반에 700갑보다는 흡낫을 사오는게 유리했을텐데..."
민기의 질문에 건웅은 잠시 말이 없었다.
자신이 왜 모르겠는가 초반부터 700갑에 포션은 누가봐도 오버였고 차라리 그돈으로 흡낫과 도란검 하나를 사오는게 이득이었다.
하지만 건웅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롱소드가 있지만 그래도 흡낫은 가지 않았다.
단지 700갑으로 자신의 아머를 높일 뿐이었다.
"우르곳 딜이 아프쟎아"
건웅은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한창 듀오를 돌렸고 오늘은 가뿐하게 전승을 한 건웅과 민기였다.
어느새 연습을 끝내고 잠을 청하러 향하는 민기.
민기는 오늘 낮에 있었던 게임이 떠올랐다.
왜일까 왜그렇게 일방적으로 잡아내던 우르곳이 떠올랐을까?
타릭은 무시한채 우르곳에게만 꿍꽝을 집어 넣으며 우르곳만을 잡아내었다.
'그놈이 그렇게 무력한 놈이었나...'
왠지 낯이익은 우르곳...
민기가 아는 그라면 자신의 알리스타에게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았을터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민기야 오늘도 듀오하쟈."
다음날 건웅과 민기는 다시 랭크듀오를 돌렸다.
당연히 승승장구 그러나 건웅은 흡낫보다는 브루탈이라던가 700갑을 선호했다.
'흡낫으로 딜교하는게 이득인데...'
건웅은 너무나 몸을 사렸다.
민기가 전부다 밥을 차리면 그저 숟가락으로 밥을 퍼먹는 수준이었지 자신이 반찬을 만든다거나 쌀을 씻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저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밥을 컴퓨터 하면서 기다리는 아들같았다.
그래도 결과는 항상 승리했다.
솔랭에서 만나는 바텀듀오정도는 민기 혼자서도 충분히 제압할수 있었다.
"한판만 더하쟈."
민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픽이 잡혔고 민기는 자신의 픽순서를 확인했다.
1픽은 건웅이었다.
2픽은 이름모를 유저였고
3픽도 마찬가지였다.
민기는 4픽이었다.
그리고 5픽은 얼마전 봤던 낯이 익은 우르곳유저였다.
'Nika Loco D oco'
민기는 애써 그를 무시한채 늘 입력하던 내용을 채팅창에 입력했다.
AzubuMadLife:1,4픽 바텀부탁드림
민기의 표정을 아무렇지도 않았다 늘 잔잔한 바다같았던 민기의 표정이었다.
다만 오늘따라 바텀을 요구하는 채팅이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빨랐다는 것이였다.
그렇게 픽이정리 되었다.
2픽은 미드를 원했고 3픽은 정글로 향했다. 5픽은 말없이 남는 포지션인 탑으로 향했다.
"민기야... 그냥 닷지할까?"
건웅은 밴을 끝내고 바로 옆자리에 있는 민기에게 말했다.
민기는 잠시 모니터를 지긋히 응시하더니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그냥해요."
건웅은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무난한 미포를 픽했다.
그렇게 픽이 이어졌고 4,5픽의 픽순서였다.
민기는 늘해오던 최근에 버프까지 받은 알리스타를 픽했다.
그런데 5픽은 아까부터 채팅도 없었고 시간이 3초정도 남는 순간까지 챔피언 초상화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1초가 되는 순간 5픽의 챔피언 초상화가 나타났다.
우르곳이었다.
모두가 당황하는 순간 지금까지 말이없던 5픽이 채팅을 입력했다.
Nika Loco D oco:탑
그렇게 게임이 시작되어 버렸다.
건웅과 민기의 미포와 알리는 상대 바텀을 멸망직전까지 이끌어 갔다.
미드에서도 솔킬을 따냈고 정글도 탑갱킹을 통해 킬을 취했다.
어느새 게임 스코어는 7대4였다.
건웅은 미포로 블클과 스태틱을 갖추었다.
어느새 라인을 모두 밀고 한타로 합류하는 모두.
"민기야 점멸있지?"
민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촉즉발의 상황 민기는 적팀 5명이 뭉쳐있자 점멸로 들어가 적팀 다섯명 모두에게 꿍꽝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달려드는 민기의 팀원들...
그런데 어느새 건웅의 미포는 적팀 카직스에게 궁이 끊기고 죽어버렸다.
아군 미드라이너도 블루가 없던 상태여서 스킬을 퍼부운후 도망가기 바뻤다.
어느새 전장에는 알리스타와 우르곳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저멀리서 미포와 아군 정글을 잡아낸 카직스가 알리스타와 우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민기는 죽을 작정으로 카직스를 하늘로 날려버리고 멀리 밀쳐냈다.
민기의 알라스타의 체력은 이제 카직스의 스킬두세번 맞으면 죽을정도로 적었다.
"민기야..."
건웅은 아까부터 회색으로 물든 자신의 화면을 보고 있었다.
알리스타는 필사적으로 카직스를 우르곳에게 달려들지 못하게 밀쳐내고 있었다.
정말 열심히였다.
자신과의 라인전에서도 저번 롤챔스 4강에서도 IEM에서 M5와 대결할때도 이런모습의 민기를 본적이 없었다.
아 딱한번 지난 섬머시즌 결승전 5세트에서 펼쳤던 민기의 알리와 지금의 알리가 매우 흡사했다.
"뭐... 뭐야! 왜..."
평소에 말수가 적은 민기가 놀랐는지 모니터를 보며 소리쳤다.
민기를 보던 건웅도 자신의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건웅도 모니터를 보자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화면에서는 도망치고 있어야할 우르곳이 점멸을 타고 카직스의 뒤로 넘어가버렸고
"미친뇸..."
카직스에게 초.동.역.학.위.치.전.환.기를 시전하고 있었다.
"왜... 왜!"
민기는 모니터를 향해 소리쳤다.
민기는 그틈에 알리스타를 피신시켰고 초동역학 위치 전환기를 시전한 우르곳은 카직스에게 무참히 도륙당해버렸다.
민기는 이제 카직스의 평타한방이면 사라질 우르곳을 클릭했다.
우르곳의 정보창을 보자 민기는 이해할수 있었다.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있었던 민기의 표정은 어느새 피식 웃고있는 그런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민기의 모니터넘어 우르곳을 플레이 하는 유저도 피식 웃고 있을 것이다.
'바보...'
우르곳의 템창에는 민기가 그토록 원하는 흡낫이 6개가 구비되어 있었다.
출처: http://gall.dcinside.com/list.php?id=leagueoflegends1&no=723218&page=1&recommend=1&recommend=1&b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