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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주의 - 재입대
게시물ID : dream_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crimosa
추천 : 0
조회수 : 1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06 14:14:33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2년 전, 입대하던 날이었다.
그래, 여기까지라면 뭐가 문제냐 하겠지만, 꿈 속에서의 나는 군생활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곳이 꿈이라는 걸 알고 있는 자각몽을 꾸고 있었단 거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각몽이라기엔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은  이 꿈에서의 나는 꿈이란 것을 아는 것 외에는 아무 능력이 없었다. 흔히 한다는 공중 부양이라던가 초능력 같은 건 꿈도 못꾸고, 입대 전의 비루한 몸뚱이와 삭지 않은 여리여리한 얼굴을 가지고 있던 나였을 뿐...

   멍하니 있는 사이,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잘 다녀오라고 안아주시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던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셨고 나는 입대장병을 집합시켜 놓은 전천후에 끌려갔다. 한 번은 했지만 더 번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꿈에서 깨려고 벽에 수차례 머리를 박아댔지만 깨지 않았고, 하도 요란하게 했던 나머지 꿈 속에서의 나는 Ex급 관심병사가 되고 말았다.

  꿈 속에서의 첫날 밤, 지난 날을 후회하며 울었던 입대 첫 날을 생각하고 픽 하며 웃었던 나는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단 생각에 옥상에서 떨어지려고 올라가던 도중 조교와 마주쳤고, 당연히 실패했다. 그렇게 가입교 기간 내내 나에게는 조교가 항상 한 명씩은 붙어 다녔고, 꿈 속에서 하루 이틀 훈련을 받으며 지냈고, 틈날 때마다 꿈에서의 탈출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돌발 행동을 일으킬까봐 사격은 아예 시키지도 않고, 조금만 위험하겠다 싶은 훈련이 있으면 열외하며 구경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꿈 속에서의 6주가 지났고, 용케 수료까지 한 나는 수료외박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집에 가게 되었다.

  자포자기하고 꿈 속에서 제2의 군생활을 하려고 차 안에서 결심했을 때, 앞에 가던 화물차에서 떨어진 철근이 유리창을 뚫고 내 머리에 직격했고, 그 순간 꿈에서 깼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조차 꿈이 아닐까 싶지만, 꿈이건 현실이건 어때... 열심히 살면 그걸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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