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원래는 토요일도 출근을 하지만 그 전날 회사에서 거의 밤샘을 하고 아침에 퇴근을 했습니다.
집에 들어와 씻고 밥을 먹은후 바로 잘까 하다가 별로 잠이 오지 않아 인터넷에 접속해 웹서핑을 조금 했습니다.
오전 10시쯤 되서 어머니께서 시장에 다녀오신다며 나가시더군요.
그리고 한 30분쯤 있었을까 잠은 안오는데 저녁때 해야할 일이 있어서 억지로라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있었을까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막 선잠이 든 상태여서 벨소리가 들리는건 알겠는데 일어나기가 귀찮아서 그냥 누워있었습니다.
저희집은 주택이라 낮에 별의별 사람들이 찾아와 벨을 누르곤 합니다.
거의 대부분은 종교관련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죠.
일어나기도 귀찮고 어머니께서 열쇠를 들고간걸 알기에 귀찮아서 그냥 있었습니다.
그런후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더군요.
반쯤 잠에 취한상태여서 누가 왔는데 2층에서 대문을 열어줬나 보구나라는 생각에 그냥 대답도 안하고 계속 누워있었습니다.
그러자 한두번 현관을 두드리더니 곧 잠잠해 지더군요.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깜빡 잠이 든것도 같은데 현관문이 덜그덕덜그덕 소리가 들리더니 덜컥 하면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나보구나 라는 생각에 다시 잘까 하다가 그래도 아직 잠이 안들었는데 얼굴이나 비추자 라는 생각에 겨우 일어나 방문을 열고 현관문이 있는 곳을 바라본 순간...
모자와 마스크를 끼고 한손에는 칼을 든 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눈매를 보니 대충 그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순간 잠이 확 깨더군요.
그 강도도 놀란듯 저에게 칼을 내밀며 서로만 바라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그리 겁이 많은 편은 아닌데 순간적으로 칼을 든 강도와 무방비상태에서 마주치니 덜컥 겁이나더군요.
그렇게 서로 3초쯤 바라봤을까 그 강도가 순간적으로 몸을 돌려 현관문을 열고 도망가더군요.
엉겹결에 강도를 따라 대문밖 골목까지 따라 달려갔는데 그 짧은 순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더군요.
다시 집에 들어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어머니께 전화해서 조심해서 오라고 하고 집안의 창문이나 문들을 다시 한 번 점검했습니다.
그때 일 때문에 더운 여름날 어머니께서는 낮에도 문을 꼭 잠그고 계셔서 너무나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답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면 겁이 납니다.
만일 그때 제가 잠이 들어 일어나지 않았다면? 혹시 강도가 독한 마음으로 칼로 나를 찔렀다면? 혹시 내가 아닌 어머니께서 혼자 계실때 이런일이 일어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더군요.
PS. 작년에는 2층에 도둑이 든적이 있고, 같은 골목내에서도 도둑이 든 집이 꽤 있습니다. 어머니께 듣기로 며칠전에는(8월 6일경) 대로변의 옷집에 강도가 들기도 했다는군요. 또한 그리 멀지 않은곳에서 오래전에 떠들썩했던 모녀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구요. 아마 내년에는 아파트로 이사갈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파트가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