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개는 조울증이라도 있는건지 평소엔 절대복종모드인데
순간순간 컨디션이 안좋으면 근처에도 못오게 해요.
이럴 때 잘못 건드리면 피볼 수도 있죠ㅠㅠ
그런고로 컨트롤이 힘들어서 밖에나가면 목줄 꼭 하고다녀요.
얼마전에 산책로에 데리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아주머니 두분이 각각 강쥐 한마리씩 데리고 나오셨나보더라구요.
물론 둘다 목줄은 없음...;;
울개는 5kg대 후반인데 단모에 짧은다리 작은얼굴 덕에 밖에 나가면 얼핏 소형견처럼 보여요.
그래서 애들이 귀엽다고 막 만지려고 다가오는 편인데
이녀석이 일단 사람은 관심없는데 겁이 많아서 자기 건드리려거나 그러면 급 돌변하는지라
애들이 다가오면 항상 바싹 끌어당기면서 "얘 물어요" 라고 말해줘야해요.
그날도 울개가 브레이크없는 발정모드로 좋다고 냄새맡으러 방방 뛰니까
그 아주머니들 왈.. 목줄 풀어놓으래요.
나 "우리개 요즘 암컷 밝혀서 안돼요...."
아줌s "아니야 그렇게 묶어놓으니까 더 난리지 풀어놓으면 얌전해져~"
나 "우리개는 보기보다 사나워서....."
아줌s "여기 사람도 없는데 뭐 어때 풀어놔 풀어놔~"
(사람이 없기는... 주말이라 애기들 데리고 나온 가족들 엄청 많은데..;;)
나 "아니요.. 얘 풀어놓으면 어디로 튈지 몰라요"
아줌1 "나도 첨엔 목줄하고 다녔는데 이 언니(아줌2)가 풀어놓고 다니라고 해서 풀어봤는데 너무 좋아~ 잘 따라다녀"
나 "얘는 좀 보기랑 달라서.... 순간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고..."
아줌2 "풀어놔봐~ 진짜 더 순해진다니까~ 풀어줘~~"
둘이 아주 길을 막고 강요하는 통에 진땀뺐네요.
걍 왜 남의 개 가지고 왈가왈부냐고 냅두라고 성질내기엔 그래도 동네사람인데 어디서 어떻게 마주칠지도 모르는지라
그냥 사납다고 하면 말줄 알았는데 왜 남의 개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풀어주려고 하시는지...;;;
요즘 산책로에 목줄없이 다니는 개들 늘었던데
저 두분이 목줄프리 전파하고 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