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이랑 어렸을 때 겪었던 기이한 일 얘기하다가 생각난 제 경험담입니다.
제가 5살 때 겪은 일입니다.
아마 그 때가 늦가을~초겨울이라 감기에 걸려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치원에서 집에 오자마자 엄마한테 머그컵에 요구르트를 가득 담아서 데워달라고 고집부려서 얻어내고
엄마와 아빠는 갓난애기였던 제 동생이 감기기운이 있어 동생을 병원에 데려가셨습니다.
저는 혼자 집을 보고 있었는데 하필 시간대가 만화를 하는 황금시간 전이라 티비에 볼 것이 없었습니다.
체널을 계속 위로 올려가면서 볼게 있나 찾아보고 있는데 때 마침 뉴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린애 혼자 사는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기사였습니다.
무서워서 얼른 다른 체널로 옮긴 후 외할머니께 전화해서 무섭다고 징징거리고 있던 중에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저는 일단 끊은 후 "누구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어른 남자 목소리로 아빠 친구인데 아빠가 물건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으니 문을 열라고 하더라구요
평소같으면 당장에 문을 열었겠지만(아빠 친구분들이 종종 집에 자주 놀러오셨고 그 때마다 맛있는 음식이나 장난감을 선물해주셔서 아빠 친구분들을 다 좋아했습니다)
그 뉴스를 본 직후였기 때문에 "집에는 저밖에 없어서 문 못 열어요" 대강 이런 대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 때 키가 매우 작아서 문에 밖에 내다보는 구멍까지 키가 닿지 않기때문에 식탁 의자를 현관까지 끌고갔습니다.
그 남자는 끊임없이 자기를 믿어라, 정말 아빠 친구다, 아빠 이름 ㅇㅇㅇ아니냐, 나는 너 어렸을 때부터 보았다라는 내용으로 저를 설득했지만 저는 계속 싫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마침내 의자를 다 끌고온 저는 의자 위에 올라서서 구멍으로 내다보았지만 온통 까만 색만 보였습니다
그 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고 단순히 안 보인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남자가 이제 현관앞인데 문을 열으라고 자기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냐고하자 그때서야 뭔가 잘못되었다고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빠에게 연락해보겠다 아빠랑 다시 와라 이렇게 얘기하고 한참을 그렇게 그 남자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다행히 그 남자는 포기하고 문을 세게 찬 후 돌아가더라구요
그 때 옷차림이 뉴스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나오는 사람하고 똑같아서 기억을 하고있는게
흰 캡모자에 까만 패딩? 외투? 어쨋든 까만 외투를 입고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었습니다.
한참 후에 부모님이 돌아오셨고 저는 그 때 말을 잘 못해서 "아빠 친구가 왔는데 문을 발로 차고 가버렸다"라고만 말해서
아버지도 "내 친구가 나도 없는 집에 왜 와. 누가 잘못 찾아왔나보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제 의문이 첫번째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이 나가신 후 거의 10~20분 후에 바로 온 것이고
두번째가 저희 부모님 성함을 알고있었다는 점입니다.
단순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 후에 아무일도 없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