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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입장이면 국정원의 농간에 놀아나는 호구신세일수 밖에없다
게시물ID : sisa_4345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닭쳐라
추천 : 2/2
조회수 : 24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01 11:34:10
글을 읽고 매우 공감되어 퍼왔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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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정신 없이 바빠서 뉴스고 페북이고 자세히 보지 못하다가 어제 페북글을 좀 들어다 보고는 아연실색 깊은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사태에 대해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한 국정원 해체는 절대 불가능하고, 우리는 언제까지나 국정원의 농간에 놀아나는 호구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

"만약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일단 사건의 진상을 차분히 지켜보자..."
"녹취록은 믿을 수 없다. 녹취파일을 공개하라..."
"녹취파일을 공개하면 믿겠다..."
"입맛에 맞게 요약한 발췌본 말고 녹취록 원문을 공개하라..."
"진보당은 밉지만..."
"낡은 두 세력의 충돌..."
"물타기는 안 된다. 국정원도 개혁 대상, 진보당도 개혁 대상..."
"이 참에 국정원도 해체하고 진보당도 혁신해야..."
"녹취록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면 000라는 내용은 없다. 왜곡 과장이 있다..."
"이번 사건과 국정원 개혁은 별개다..."

촛불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대체로 위와 같았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때문에 탄압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서 싸울 것이다"라는 볼테르의 명언이나 「나는 침묵했었습니다」라는 마틴 니묄러의 명시도 등장했다. 하나 같이 고뇌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우리 민중이, 또는 지식인이 이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는 한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정치공작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금도 진행형인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무단유출사건'을 보자. 국정원(과 새누리당 대선책임자들)이 명백히 대선에 이용할 목적으로 일급 외교문서를 유출하고 심지어 왜곡하였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는가. 국정원의 정보 유출과 왜곡이 아니라 NLL포기 여부가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심지어 민주당조차 그 논쟁을 부추기면서. 최근 무죄판결이 내려진 '서울시 공무원 남매간첩사건'도 그렇다. 국정원이 피의사실을 교묘히 유출하면서 여론을 쥐락펴락하였고 온통 관심은 '사건의 진위'에 가 있었지, 그 과정에서 정보기관이 벌인 심각한 인권침해와 정치공작은 관심 밖이었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일제 정보사찰기관, 미군정 정보사찰기관, 중앙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을 거치면서 벌어진 수많은 조작사건들은 역사의 구비마다 그 흐름을 수도 없이 바꾸어 놓았고, 수많은 의사들을 비명에 죽게 하였다, 그것도 파렴치한 불명예를 안긴 채로.

우리는 고정된 패턴을 이미 알고 있다.

불법사찰 - 불법 증거수집 - 증거의 왜곡 공표 - 사건 진위에 관한 찬반 논쟁 유발(국론분열) - 여론 재판에서 승리 - 정치적 목표 달성(선거승리, 야권분열, 진보정치인 매장) - 재판(패소 또는 승소) - 재심(이미 수십 년이 지난 후에 무죄판결)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놓고 싸워야 할 것인가! (위의 패턴 중 어느 단계에서 싸워야 할 것인가)
사건의 진위 논쟁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싸움은 진 것이다. 진위 논쟁에서 이겨도 싸움은 진 것이다.

국정원이 불법사찰과 불법 증거수집방법을 통해 조작한 증거(심지어는 불법적이나마의 증거수집조차 하지 않고 순전히 밀실에서 만들어낸 증거마저 얼마나 많았는가!)를 불법으로 유출한 사건에 대해서는 그 자체를 놓고 단호히 싸워야 한다. 설혹 그 혐의사실이 지구를 날려 버릴 엄청난 음모라 하더라도 "나는 너희가 불법적으로 수집, 유출한 증거와 혐의에 대해서는 터럭만큼의 관심도 없다."라고 해야 한다. 

"만약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일단 사건의 진상을 차분히 지켜보자...", "녹취파일을 공개하면 믿겠다...", "녹취록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면 000라는 내용은 없다. 왜곡 과장이 있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나는 녹취록을 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 불법으로 정보를 수집, 왜곡, 유출해서 정치공작이나 하려고 하는 너희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그러니 이것은 불테르의 명언이 언급될만한 무슨 사상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다. 오직 국정원의 불법사찰, 정치공작 그 하나만을 이유로 분노하지 않는 한 국정원 해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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