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는 누구보다 똘끼다분하고 하고싶은것도 많았던 학생이었습니다.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려고 하다가 무한도전에서 고연전 응원에 대해서 다루는 것보고는
흥미로워서 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으로 글을 적습니다. (사실 이전에 무도를 부탁해는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 없어서 본방안보고 나중에 다운받아서 응원편만 봄)
고려대에 입학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응원문화였습니다. 새내기배움터라고 하는
OT에 참여하게 되면 선배들이랑 인사하고 곧바로 응원에 대해서 배웁니다.
중앙응원단이나 응원동아리들이 참여해서 어떻게 추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아마 제기억에는 영타이거즈라는 기수대에서 기초동작을 알려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틀날 밤에 무대를 설치하고 화려하게 장식한 중앙응원단이 2시간 넘게
응원을 합니다. 그 주변에 축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야구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우리들끼리 좋다고 미친듯이 춤을 춥니다. 어제 겨우 얼굴을 봤고
아직 이름조차 긴가민가하는데 어깨동무하면서 서로 땀을 뭍히면서 추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전 그렇게 응원문화에 흠뻑 취했고, 중앙응원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들어가진 못했습니다. 오디션보기전에 기숙사에서 혼자 연습도 했었는데 말이죠
아마 제가 중앙응원단을 지원하고 싶게 만든 문구는 바로 하나
"선배님 저도 지원할 수 있을까요? "
"아니 너만 할 수 있어"
그 이후로 입실렌티나 고연전 모두다 참여하고 그렇게 1학년을 보냈네요. 그리고 잠수..
괜히 서론이 길었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고대 연대의 응원은 다른 학교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하다를 넘어 우월하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학년이 높아지고 스스로 두뇌회전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니까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200개가 넘는 대학에서 이러한 응원문화를 갖는 학교는 2개뿐이다?
아닙니다. 이대에도 한양대에도 카이스트도 응원단이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체교나 사체로 해서 대학아마추어 스포츠팀이 있으면
응원단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들의 응원문화가 오히려 미국의 응원문화와 닮아 있습니다.
40년이 넘는 고연전, 연고전의 굳어진 문화로 인해 두 학교가 다른학교와 달라진 겁니다.
정리하자면 그런거죠
고대, 연대 : 동작자체는 간단하고 아크로바틱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손만 흔듭니다.
정기고연전 두번째 날 5, 6시간동안 쉬지 않고 응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간격한 동작이 특징입니다.
학생들은 왼쪽! 오른쪽! 이러면서 좁은 응원석에서 몸을 흔드는 것이 전부입니다.
야구나 축구에서 득점을 하면 고려대에선 상대방을 야유하는 특유의 응원을 하는데 기것해야 고개숙이기입니다.
일반적인대학응원 : 축구의 전후반 휴식타임이나, 농구의 전 후반 사이 약 10분 동안 응원을 합니다.
엄청 아크로바틱합니다. 화려함을 넘어서 아름답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수준으로는 미국을 따라잡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들만의 자긍심이 느껴지는 아마추어들입니다.
내년 대학 응원 경연을 하는데 한양대가 전통의 강호입니다. 고대나 연대는 아예 참가하지도 않습니다.
무한도전이 이번 치어리더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내년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에 대한 응원인데
그 응원이라는 목적이 고대연대에 적합한지 아니면 미국식, 일반적인 대학에 적합한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월드컵에서 고래사냥, 원시림, 신촌주방장, 캉캉, 엘리제를 위하여, 포에버, 사랑하라 연대, 석탑 이런 것을 하는 건가요?
100% 우스울 것이라는 생각 밖에는 없습니다. 아니면 고연전에서 그 응원만 하고
다시 본격적으로 프로 구단의 치어리더에게 응원을 배울 것이라든지 그렇지 않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무색해질 것 같습니다.
잡설 : 고대, 연대의 중앙응원단은 어디까지나 동아리이기 때문에 부원 2학년, 부장 3학년까지 밖에 하지 않습니다.
부원활동이 끝나면 그냥 일반 학생이 됩니다. 여기서의 응원경력으로 프로구단의 응원단이 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되고 싶지도 않겠지만)
지금은 다르지만 2,30년 전의 OB 형님들 말씀 들어보면 응원단장>학생회장, 그리고 연예인이 되는 KTX입니다.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도 아마 전설적인 응원단장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 게시판은 군기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중인데, 전 여기서 노코멘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