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이 이글을 보지 않기를 바라요 왜냐면 오유 남자들은 착하다고 믿고 싶거든요
오늘 벼룩시장 갔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둔산동으로 갔죠 내일 마지막 새학기라 예쁜 옷을 입고 학교로 가고 싶었어요
나는 삭고 쉰냄새 나는 선배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비록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모두 져스트핏에서 한참 동떨어진 옷이라 망스멜나는 옷들이였지만 예쁜 옷들을 손에 들고
나는 당신과 마주쳤죠
당신은 큰 개를 데리고 있었어요 마치 야생에서 사는 듯한 시베리안 허스키를요
사실 그 개가 정말 늑대인지 시베리안 허스키인지 중요하지 않았어요 정말 멋있었거든요
덧붙여 당신을 훝어볼 여유도 없었어요 너무 개가 멋있었으니까요
그저 그 개를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가까이 다가갔어요 근데 당신은 홱하니 개님을 이끌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죠
여기서 저는 크게 상처를 입었어요
왜냐면 나는 분명 제가 가까이 가기 이전에 예쁜 아가씨 두명이 당신의 개를 만지고 있던 것을 보았으니까요
만약 그 개가 위험했다면 애초에 끌고 나오지 않거나 그 예쁜 아가씨들도 당신의 개를 만질 수 없었겠죠
그러니까 당신은 그런거겠죠
당신이 당신의 두 팔에 멋스럽게 만든 문신을 반팔로 내비치고 ─ 물론 개님을 보고 다가갔을때 당신이 문신남인지 뭔지 몰랐어요 개가 멋있었으니까─
그 멋진 개님을 굳이 시내까지 데리고 온 이유는 나같은 오징어년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였다는 말이겠죠
하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었나요? 난 정말 상처받았거든요
단 한번도 당신의 그 행위로 다른 사람이 어떨지 생각해보지 않았나요?
당신의 그 찰나의 행위가 얼마나 타인에게 깊은 상처가 될지 한 순간도 생각해보지 않았나요??
고마워요 덕분에 오랜만에 만난친구랑 친중진담으로 더 친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어서
고마워요 덕분에 동물을 키우는 모든 사람이 선인이 아니란 걸 깨닫게 해주어서
그래도 다시한번 희망을 가져요 당신이 진심으로 그 잘생긴 늑대개를 사랑하는 진정한 동물애호가가 아니라고
그러므로 모든 동물애호가는 선한 사람이라고
마지막으로 나는 속좁은 A형이니까 한마디할게요
당신 정말 못났네요 얼마나 이성에게 어필할 매력이 없었으면 그 오랜 시간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번화된 거리 한복판에서 개를 데리고 서 있나요
그 멋진 개님만 아니였으면 당신따위와 스쳐지나갈 인연도 없었을텐데 말이에요
생각해보니 당신에게 개님을 만져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지 않았네요
그것은 제 잘못이네요 하지만 당신은 지나쳤던것 같아요
그러니까 쓸때없는 개부심부리지 마세요 이자식아 겁나 찌질해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