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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써보는 프리라이팅 1일차
게시물ID : freeboard_712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흰수염고래n
추천 : 0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02 20:47:47

오늘의 키워드 

그(그녀)가 당신에게 춤을 청하였다.

심지어 번개조차도 그들을 좋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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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게 빛나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어두워졌다. 하늘은 북쪽에서 달려온 폭풍우들에 의해서 어두어지고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았다.

-빨리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겠어

내가 하늘을 보고 그녀에게 말하였다.

-비도 문제지만 번개가 내리치면 이런 나무 옆에 있는건 위험하니까 빨리 여기를 떠나자

우리는 이색여행으로 국내배낭여행을 하고있다. 그녀와 둘이서 떠나는 배낭여행도 이제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가 여행의 끝은 탁트인 하늘과 가까운 산 봉우리에서 보내고 싶다고 해서 우린 산을 올라왔다.

  쏴아아아아아

샤워호스를 타고 나오는 물줄기처럼 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 빗방울들은 우리의 옷가지들을 순식간에 빵에 잼을 바르듯 고루뿌려댔다. 나는 오른손으로 눈위로 떨어지는 비를 막고 왼손으론 그녀의 손을 잡고 빠른걸음으로 숲을 헤쳐나갔다.

-아 아파, 좀 천천히가!

-이대로 많이 오다간 산사태가 일어날 지도 몰라 어서빨리 가야해

나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작은 소리로 볼멘소리를 한 것 같지만 빗소리에 가려서 들리지가 않았다. 산사태와 언제 그칠지 모르는 폭우로 인해 생긴 불안감은 빗방울이 내옷을 흥건히 적시듯 내마음을 적셨다.

그 때 내발에 무언가 걸렸다. 그것은 평평하고 커다란 돌이었다. 그 돌에는 화살표와 휴식처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 이것봐봐. 주변에 휴게소같은게 있나봐 여기로 가면 안전할꺼야

-정말? 알았어. 거기서 옷좀 말릴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추워

그녀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있었고 내손을 잡고있는 그녀의 손도 아들바들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이정표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조금 더 나아가자 그곳에는 오두막처럼 보이는 집이 하나 보였다. 우린 빨리 그곳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케케묵은 먼지냄새와 산속 동물들 영역표시한 냄새가 진동했지만 비는새지 않았다. 집안은 오래도록 쓰지 않았는지 먼지가 가득했고 집안 구석구석에는 거미줄이 쳐져있었다.

-휴우, 그래도 비는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미 다 젖긴했지만

그녀가 옷을 손으로 툴툴털어대며 말하였다.

-이것봐 여기 벽난로도 있어.

나는 벽난로의 굴뚝에 후레쉬를 비쳐보며 얼굴을 넣어보았다. 다행히 막히지 않아서 불을 뗄 수 있을 것 같다.

-잘하면 여기 불을 피워서 옷을 좀 말릴 수 있을 것 같아.

그녀는 내말을 들은건지 아닌지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방을 살펴보러 갔다.

커다란 벽난로와 창문, 그리고 청소를 겨우 할 수 있을 법한 빗자루가 있었다. 나는 그 빗자루를 들고서 방 구석에서부터 문쪽으로 밀었다. 하얀 먼지가 아주 일어났다. 나는 창문을 약간 열어두고 다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코끝으로 먼지맛이 느껴진다. 몇 번의 재채기를 하자 먼지는 더욱 많이 일어났고 더 많은 재채기를 일어나게 했다. 이런 무한의 인피니티속에서 겨우 문밖으로 먼지를 어느정도 빼낼 수 있었다. 난 간지러운 코를 긁은 후에 가방속의 빨래걸이용 끈을 꺼내 벽난로 앞쪽을 가로지르게 끈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이 집에 들어올 때 문 앞 처마밑에 놓여져있던 장작 두세개를 집어서 벽난로속에 집어넣었다. 가방속에서 지포와 지포연료통을 꺼내 기름을 부어 넣고 불을 피웠다. 금새 방안을 붉은 빛으로 가득 채워졌고 식어있던 피부에 온기가 약간이나마 느껴졌다.

-자기야! 여기 불피웠어! 여기서 불좀 쐐자

그녀가 대답이 없다

-여보?!

삐그덕 거리며 문이 열리고 그녀가 무언가를 손에 쥐고 나타났다.

-여보 여보, 이거봐봐 저쪽 방에서 이거 발견했어.

-오르골이네?

그녀의 손에는 오래된 오르골이 놓여져있었다.

-? 불피웠네? 아 기분좋다

그녀는 내손에 오르골을 올려두고 바로 불 앞으로 가서 쪼그려 앉아서 불을 쬐기 시작했다.

-~ 살거 같다. 아까 전까진 너무 추워서 뭐든 해야겠더라구. 그래서 이곳저곳 방을 좀 돌아다녔어.

-그리고 방에서 발견한게 이 오르골이고?

-, 맞아 이쁘기도 하고 사실 이거 외에는 다 쥐똥이랑 먼지뿐이었지만.

나는 오르골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보았다. 나무를 직접깍아서 만들어서 거기에 겉에 있는 오리엔틱한 금색 문양은 약간의 투박함을 가진게 집적 잘라서 붙여 만든 듯하다. 그리고 오르골 어디를 찾아봐도 made in 이 적혀있지 않는게 수제작품인 것 같다. 나는 손수건을 꺼내 물을 적셔서 오르골을 닦아보기 시작했다. 구석구석 닦아내자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오르골은 선명하고 아름답게 빛이 났다.

-…. 이제 작동하려나??

나는 오르골의 뒷부분에 위치한 태엽을 감아보았다. 그러자 맑고 고운소리를 내며 운을 띄기 시작했다. 작지만 선명한 음들은 바깥의 빗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며 방안의 분위기를 밝게 해주었다오르골을 테이블 위로 올려두고 뒤를 돌아보자 겉옷들을 빨래걸이줄에 걸어두고 옷을 말리고 있는 그녀가 서있었다. 나도 겉옷을 벗어서 옷들을 걸어두었다.

-플라이 미 투 더 문?

그녀가 음악에 귀를 귀울이더니 물었다.

-응 그런 거 같다.

난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춤을 청하였다.

그러자 그녀가 씨익 웃더니 내손위에 정중히 그녀의 손을 올리고 인사하는 시늉을 하였다. 나도 그녀를 따라서 모자를 벗는 시늉을 하며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홀딩을 하고 음악에 맞춰서 스텝을 밣았다. 스텝이라고 할 것도 없이 우린 그냥 좌우 앞뒤로 움직이며 우리만의 무대 위를 즐기고 있다.

-배낭여행 마지막 날을 제대로 즐기며 가는데?

-그러게. 클라이막스 장난 아니네. 죽을뻔하기도 하고 말이야

나는 그녀의 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나를 보며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곧 오르골의 음악소리가 멈추고 우리의 스텝도 멈추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입에 나의 입술을 가져가 키스를 하였다. 내 입술을 떼면서 가벼운 키스를 끝내고 그녀의 눈을 다시 바라보았다. 촉촉히 젖은 채 빛이 나는 그녀의 눈에 다시금 반해버릴 것만같다.(이미 반하였지만 말이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 감자기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천둥이 떨어졌다. 그리고 우린 놀래서

창밖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햇빛이 나오고 있었다. 벼락마저도 우리를 호평해주며 떠나는 것만 같았다.

오두막을 나서면서 나는 오르골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나왔다. 손을 잡아주길 기다리며 내게 손을 뻗고있는 그녀의 손을 잡고 우린 맑아진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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