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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게시물ID : sisa_620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똘똘이군
추천 : 2/2
조회수 : 68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10/30 01:05:02
안녕하세요.
박근혜 당선시 본가 대문에 빨간색에 금색 글씨로 (경) 박근혜대통령 (축) 이라는 현수막을 달 뻔한 사람입니다.
자칭 보수임에도 불구하고 빨갱이 소리를 근 20년간 듣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시대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요즈음 영화한편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이 영화는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일어난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영화의 시선은 철저하게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그 시대상에 놓여진 인간들의 내면을 담고 있습니다.
사상이나 정치색과는 전혀 무관한,

명작이죠.

왜 지금 시사게에 이 영화를 소개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나라는 아직 민주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풀어서 이야기해보자면 시스템적으로는 민주국가를 표방하고 있을수는 있을지언정
그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민주시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국가를 수립한 것이 아닌 강대국들의 개입으로 민주국가를 수립한 결과물로
눈떠보니 민주주의였더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시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도,
피를 흘리며 쟁취한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기가 어려운 일이죠.
다행히도 구국의 요정이신 고 박모씨가 거대한 똥덩어리로 그 불씨를 지펴주셔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으나 
우리는 그 이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과정을 인지하여야합니다.
그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정말로 눈떠보니 민주주의가 왔다더라 하는 6.25 전후세대를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민주국가의 의미와 시민의 역할을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세대의 사람들입니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아직 70여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즉, 70세 이상이신 분들은 나이불문 전쟁 경험자이고,
60대분들은 전후세대, 부모님세대의 전쟁경험에 대한 기억과 한을 그대로 전해들은 세대이자 전후 참담한 조국의 현실을 몸으로 겪었던 분들입니다.
50대분들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면 부모세대의 한과 억울함 슬픔등을 전해들으며 전후 척박했던 조국의 참상을 복구했던 세대라고 볼 수 있죠.

40대 분들부터는 상기 세대들이 복구해놓은 토대위에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아온 세대이구요.
30대부터는 전쟁의 참상은 말은 들었으나 피부로 와닿지 못하는 세대로 돌입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우리 민족의 세대갈등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극악하게도 정치를 위해 정치를 하는 버러지들은 사람들의 이 부분을 파고 드는 것이구요.

우리세대는 이제 민주주의의 필요조건과 충족조건을 알게 된 세대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서양권에 비하면 말도 안되게 짧습니다. 여성인권의 시발점과는 무관합니다. 그리스로마 시절부터 정치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으니까요. 이것도 모두 시대적조류입니다.)

자,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전쟁이전 우리나라가 북과 남으로 나뉘여 사상전쟁을 할때 사상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주먹밥 하나 준다하면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는 리스트에 서명을 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독재가 빨갱이인지 좌파가 빨갱이인지 보수가 무엇인지 진보가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댓말이 아닌지 알 길이 없지요.
일제치하에서의 식민교육의 잔재와 정보부재, 먹고사는 문제의 어려움등으로 인해 사상보다는 당장 오늘 저녁밥을 굶지 않는것이 일순위였어요.
바로 이 분들이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이 답답해하고 있는 60-70대 어르신들입니다.

이분들에게는 정치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요, 한입니다.
그것을 태극기 휘날리며는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아직 전제군주제에서의 백성마인드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사람들이
'나랏님'이 빨갱이라 부르는 내 가족(민족이 아닙니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리들로 인해
남편과, 동생과, 자식과, 부모님과 생이별을 했어요.

엄밀히 따지자면 지도층의 의견분열로 인한 피해를 죄없는 서민들이 받은 것이지만
여기까지 생각이 들정도로 시민의식이 성숙된 시기가 아니었습니다.

즉, 이 분들에게는 북한=빨갱이=공산주의 는 내 가족의 적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아직도 빨갱이라는 코드가 정치적으로 잘 먹히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입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안좋은 방향으로 치유되게 되면 책임전가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것이 그분들에게는 '빨갱이'예요.

또한, 그 전쟁의 참상, 내 아버지가 큰아버지와 할머니와 강제 이별을 하게된 이유, 그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슬퍼하는 부모님을 
직접 보고자라며 그 감정을 공유하고 자란 세대가 그 아래 50대분들이시죠.
그리고 그 분들에게는 고 박모씨는 그 참담한 현실에서 그나마 먹고사는 문제를 덜어준 그야말로 메시아적 존재인겁니다.
그런면을 생각해보면 고 박모씨 동상과 추모제가 해당세대들 사이에서 종교단체처럼 일어난다해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먹고살길을 마련해주었던 그 분의 따님이 다시 당선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우리는 이것을 이해해야합니다.

왜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시사게에 추천하는지 조금 이해가 가시나요.

여러분들이 집에서 아무리 객관적자료를 보여드리며 전후세대에게 이해를 시키려 노력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음.
극단적으로 비유를 하자면,
자식잃은 상가집에가서 그 부모에게 당신 자식이 왜 죽었고 이 죽음이 억울할 필요가 전혀없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과 같아요.

우리가 이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는 과도적시기를 살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경제성장과 민주적시민의식이 동시에 발달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는 이것이 전복되어
경제성장이 먼저 치고 나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민주적시민의식의 부재가 그렇게 절실하지는 않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후세대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경제 성장도 어느정도 기반이 닦였고,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와 민주적시민의식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죠.
아니 필수적인 항목으로 머리를 들이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고 박모씨의 딸년이 정권을 잡고나서는 젊은 세대들도 먹고사는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고,
전쟁을 치르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려면 정치판을 제대로 돌려야한다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우리 세대는 다리와 같습니다.
전후세대와 우리 후세를 잇는 가교역할이죠.
가장 힘든 역할에 놓여진 세대입니다.
아마도 우리 세대에서 커다란 성과나 큰 이익을 가져오거나 혜택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해나간다면 우리 후대, 우리 아이들은 썩 괜찮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을 겁니다.

해서,
우리는 시대간 갈등을 일으키기보다는
전후세대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이해한다면 아마 답답함이 일소될거라고 장담도 할 수 있습니다.
풀리지 않는 부분이 풀어지면 그에 대한 대응도 해결책도 좀 더 효과적으로 마련이 되겠지요.

그래서 태극기 휘날리며를 한번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저 청자의 입장에서의 두시간이지만,
저 일이 만약 내 일이었다면, 내 아버지의 일이었다면을 생각해보면
아마 전후세대들의 기형적인 정치행보가 이해가지 않는 일은 아닐겁니다.


어르신들이 늘 하시는 말씀 있지요.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있는데 배가 불러서 쓸데없이 정치질 한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이 말은 전쟁 전후의 우리나라 상황이에요.
누군가 사상전쟁을 해 내 가족이 죽고 생이별을 하고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눈앞의 내 자식들은 배가 고프다고 빽빽 울어대고,
아기 먹을 것을 받는다고 공산당원명단에 서명을 했는데, 전쟁 후 지도가 바뀌면서 공산당원들은 처형을 했지요.

어른들은 이미 사상전쟁이 또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겁니다.
다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하니까요.
지금은 가만히 있으면 적어도 굶지는 않으니까요.

사족으로, 전쟁을 부르짖는 분들의 심리는 이렇습니다.
그 분들은 빨갱이들로 인해 본인들이 잃은 것들에 대한 분노와,
그것을 되찾으려는 마음, 그리고 이미 사회적으로 뒷전에 밀려나 본인의 가치를 전쟁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심리등이 있어요.

정말 너무나 가슴아픈 민족사입니다.
가슴이 아프셔야합니다.

젊은 세대들을 가로막는 장해물이 아닙니다.
그분들에게는 정당한 이유와 분노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에요.
그들이 빨갱이에, 북한이라는 단어에 반응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 윗세대들을 이해하실 수 있으셔야 해요.

그래야 해법이 보일 겁니다.

정말 어려운 시기입니다.
먹고사는것이 힘들어 당장 내 가족들에게조차 날을 세우는 시기입니다.
비판과 행동도 중요하지만 포용력도 그만큼 중요한 가치입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할일은 정부에 대한 감시와, 투표권 행사입니다.
시대적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정치권에 확실히 보여주는 지표는 투표밖에 없거든요.
어른들이 종북발언과 빨갱이 발언에, 경제를 살린다는 말에 투표를 하시는 건 그분들로써는 당연한 일이에요.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바람이 아니라 태양이었죠.
어른들도 시대가 바뀐 것은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가슴아픈 기억들은 바뀌지 않고 점점 커져만 가겠죠.

시대가 바뀌고 올바른 시민의식이 정착되면 우리도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정치인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아직은 시대적으로 시기상조에요.
우리가 만들어가야하는 일이구요.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나름 길다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우리 모두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찡긋)


스크린샷 2015-10-29 오후 4.11.48.png

강제 징집당하는 동생(원빈)을 데리러 입영기차에 올랐다가 같이 끌려가는 형(장동건), 그를 발견한 어머님과 약혼녀.
고 이은주씨가 분한 약혼녀역할은 후에 밥을 먹기 위해 공산당원명단에 서명했다가 남한정부측에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스크린샷 2015-10-29 오후 4.12.28.png

공부를 잘하는 동생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무궁훈장을 받으려 불철주야 노력하다 전쟁광이 되어버린 형,
그렇게 했는데도 동생이 전쟁중 죽고,(죽은줄 알고) 약혼녀를 남한군이 죽이는 것을 보고 멘붕이 와 공산당 군대로 들어가 남한에 복수를 하게된 형,
그 형을 찾아 내가 살아있으니 다시 남한으로 오라고 설득하려 다시 전투로 뛰어든 동생.
동생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동생을 살리기 위해 혈혈단신 전쟁터에서 희생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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