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널 품고 싶지만
수중에 남은 돈은 20만원 뿐이고
월말까지 남은 술자리의 수는 다섯이야.
패션아.
널 내 일부로 받아들이고자 모아놓았던 배춧잎들은
대개 떡볶이와 오뎅과 치킨과 소주 따위로 화하고
혹여 바지 한 장이라도 사는 달에는
23일쯤 지날 때부터 밥 먹을 돈이 없어가 배를 주린다.
있는 옷으로 코디해보려해도
이삼년전 사둔 스키니진에는 이제 팔뚝도 안들어간다.
나도 옷 좀 간지나게 입고 다니고 싶다...
근데 내가 분명 가난한 건 아닌데..
한달에 40으로 잘 먹고 잘 살긴 하는데...
밥 먹고 술먹고 나면 남는 게 없네 ㅡㅡ...
술을 좀 줄여야 널 만날 수 있는 걸까?
그건 안돼..
술도 먹고 싶은걸..
오늘도 추리닝에 낡은 티 한장 걸치고 널 외면한다..
그래..
옷은 단 한장이면 돼..
그 이상은 사치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