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 자체가 위력적인 선수이긴 하지만 이 선수의 기량을 뽑아내려면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줘야 함
일단 더블 보란치를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하고 중앙의 다른 한자리는 가투소나 마스체라노와 같이 사방 팔방 돌아다니며 닥치는대로 두들겨 패고 공을 빼았는 타입의 미드필더로 채워넣어야 되다보니 사용가능한 포메이션이 한정될 수 밖에 없음 게다가 다른 한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기대를 하기가 어려움.
이러니 사비 알론소가 컨디션 난조를 겪든가 기량을 뽑아낼 조건을 못맞춰줘서 삽을 푸기 시작하면 미드필드 전체가 맥을 잃고 공격 작업이 개판이됨. 이걸 극명하게 보여준게 1차전. 1차전의 경우 모드리치-케디라에 알론소 원보란치에 가까운 형태였는데 이렇게 되니 알론소가 정신을 못차리고 레알의 공격 패턴이 지극히 단순화됨.
오늘 경기에서도 알론소는 삽푸면서 볼 배급이 안되는 모양새였는데 오늘은 모드리치가 정신나간듯이 뛰어준 덕에 이 부분이 어느정도 해결됨. 그렇다고 알론소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공헌도가 높았냐 하면 그것도 아님. 역습상황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전혀 못해줬음. 괴체 땜빵으로 들어온 그로이스크로츠가 패스 강약 조절이 잘 안됐으니 망정이지 만약에 괴체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빠지지만 않았다면 도르트문트는 더 많은 역습장면을 만들어 내고 득점역시 가능했을 것.
요 근래 레알 마드리드가 16강 마드리드에서 벗어나서 준결승은 찍어줄 수 있었던 공신이 알론소라고 할 수 있는데 역으로 레알이 준결승의 벽을 넘어설 수 없었던 것도 이 알론소 때문이라고 봄. 여름 이적시장을 어찌 보낼지 모르겠는데 모드리치를 중심으로한 4-3-3형태를 꾸릴거라면 알론소는 정리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