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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이여 생활관을 떠나지 마오
게시물ID : military_621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러지말으
추천 : 8
조회수 : 8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2 00:55:00
군 생활은 로또와 같아
일명 개풀렸다는 사람과 개꼬였다는 사람으로 나뉘는데

일병상병병장을 달아도 내 위에는 간부라는 계급이 있기에
내 밑에 얼마나 깔리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취사병으로 그나마 꿀보직이라는 간부식당에
배정을 받게 되었다

 훈련소 5주 후반기 교육 2주 보충대 10일을
넘게 밖에서 떠돌다 가까스로 도착한 자대에선

이미 한 달 전에 전입 와서는 한 달 선임 포스를 풍기는
동기가 걸레를 들고는

ㅅㅂ 후임인 줄 알았더니 동기가 쳐 날아왔어
빠져가지곤 겁나 늦게 오네
라는 얼굴로 날 보고 있었고

선임들은 얼마나 신선한 상등품의 후임이 들어왔나
나를 품평하곤 했다

그렇게 이등병 생활을 한 달 공짜로 날려먹은데다가
동기까지 생긴 내게

이말 때 후임의 소식이 들려왔다

슈발 이등병때 후임이냐?
너네 개풀렸네 후임 교육 끝나면 우리일 받아라
라며 꼬장을 부렸지만 후임 소식에 들떴다

그렇게 받은 후임은
어리바리한 눈으로 우릴 졸졸 쫒았고
우린 한 달 간 이등병 노예의 모든 것을 전수했다

이젠 나도 막내 탈출인가 라며 즐거워하며
국방빛 꿈에 들떠있을때
 
의무대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응 그래 다녀와
대통가야 된답니다
그래? 다녀와
수도병원 다녀와야 된답니다
그..그래? 갔다와
암 이랍니다
뭐?
나 전역한다고 쉐까

그렇게 후임이 날아갔다 갑상선 암을 안고

그렇게 날아간 후임에 의기소침해 있는
우리에게 관리관은 일병 2호봉 때
새 후임을 선물해주었고

우린 또 한 달 간 개빡시게 가르쳤다

너 암 있냐?
없습니다!
아픈데는?
없습니다!
목에 뭐 걸리는 거 있어?
없습니다!
좋아!

그렇게 주말에 쉬는 간부식당 특성상
분대가 모여 저녁을 먹고는 농구를 하고선
복귀하는데...

아악 배가 아픕니다
뭐? 동기야 내가 의무대 데려갈께

내 동기가 의무대에 후임을 인계했고
그것이 그 날 그의 마지막 모습이였다

그것도 모자라 그 다음날
우린 후임의 장파열 소식에

너희 애 배 발로 깐거 아냐!?
라며 헌병대의 부름을 받을 뻔 했고

두려움에 벌벌 떨며 나온 결과는
위궤양이였다...

시부럴 놈 술 좀 작작 쳐먹지

그렇게 두 후임이 떠나고
우리에게 넘어온 일은 다시 가져갈 생각하지 않은
선임들에다가

다른 생활관 동기들은 이미 후임을 받아
후임들이 걸레를 빨고 있는 틈새에서
일병이 꺾인 내가 걸레를 빨고 있었다

슈밤 이럴 꺼면 첨부터 들어오질 말던가...

그렇게 절망에 빠져있을 때
이번엔 관리관이

능력이고 뭐고 건강하나만 보고 뽑았다!
ㄹㅏ며 자부한 후임 두 명이 전입 왔고

우리는 이번이 마지막인 심정으로
그들을 가르쳤다

그렇게 한 달 후...
기억이 가물하지만 둘 중 한 놈이
발목이 조금 심하게 접질려 깁스 입원을 했고

우리 분대는 점점 후임지옥화 되어가고 있었다
그곳에 들어가면 한 달 뒤 입원하고 의가사 할 것이야

그리고 나와 동기는 한 달 마다 새롭게 후임을 가르친다며
취사조교로써 불리기 시작했다

다행이 발목이 접질리게 된 후임은 이 주 후 돌아왔고
위궤양인 후임도 치료를 마치게 되어

일병 말호봉 때서야 걸레를 손에서 놓게 된다며
기뻐하게 되었고 후임을 셋 거느리게 되었다

그렇게 피기 시작한 내 군 생활은 이 주 뒤
사단장 공관 관리 및 조리병으로 끌려가
전역 한 달 전까지 걸레를 손에 놓지 못 하였다

슈발! 
출처 날아갔던 후임이 돌아오니
내가 날아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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