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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첫사랑을 떠나보내며..
게시물ID : humorbest_6221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ovehunter
추천 : 61
조회수 : 3341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03 04:37:39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2/02 23:21:53

 

 

 

안녕하세요

아직 소년의 마음을 간직했다고 믿고싶은

25살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에겐 10년째 간직해온 첫사랑이 있습니다

이제는 간직할수밖에 없는 사랑이지만요

 

오늘따라 그 애가 너무 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람들한테 속 마음을 터놓는것도 좋아하지 않고

누군가한테 터놓을수 있는 이야기도 아닌지라

유머사이트에서 이런 이야기나 하는 제가 조금은 한심스럽네요.


 

그 애를 처음 만난건 중학교 시절이었어요

짝꿍으로 만나서 수업시간에 장난도 치면서 친해졌죠

너무 뻔한 스토리일려나요..?

 

그렇게 중학교를 보내고

어린 나이였고 너무나 내성적이었던 탓에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어느새인가 서먹해지고 멀어져도

먼저 말걸거나 친한척하지도 못한채 시간만 흘려보냈죠.

 

하지만 그 고등학교 3년내내

하루라도 그 애 생각을 안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차마 그 아이의 반 앞에서 얼쩡대지는 못하고

나보다 한층 위의 반이었던 그애가

혹시나 내려오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계단쪽에서나 어슬렁거리거나 애들이랑 떠들고

 

그러다 정말로 막상 그애가 내려오기라도하면

갑자기 죄라도 지은것마냥 쳐다보지도 못하고

관심없는척하면서 딴짓하다가

 

스쳐지나갈때의 옆모습

지나쳐 가는 그 애의 뒷모습만

살짝 훔쳐보고도 그날 하루는 설레이곤 했었죠,

참 찌질하죠?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저는 대학교에 갔어요.

 

공부는 좀 했던 덕분에

그래도 나쁘지 않은 대학에 들어갈수 있었고

군대까지 개인적인 이유로 면제를 받게되면서

4년만에 대학을 칼 졸업하고 작년에 취업을 했지요.


그렇게

중학교를 지나고

고등학교를 지나고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그 애는 도저히 잊을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대학교 다니면서 무슨 생각으로 다녔는지 아시나요?

저는 키도 루저고

얼굴도 잘생기지 않았어요

 

그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얻을수 있는건

돈 잘버는 능력있는 사람이 될 뿐이란걸 알았기에

정말로 열심히 살았죠.


 

단 한가지 이유

운동도 못하고 잘난것 하나 없던 내가

너무 착하고 예쁜 그 애를

내가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좋아한 사람이었던 그 애를

언젠가는 반드시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였죠.

 

어떻게 보면 그것만이 지금까지 내 삶의 유일한 이유였고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고

널린게 여자인데 존나 한심하다고 말할것도 알았지만

나한테는 그 애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 애를 다시 만나서

정말 해줄수있는거 다해주면서

평생 함께 하고 싶었죠.

 

요즘 커뮤니티들을 보면 보슬이라느니 김치년이라느니 욕하는 사람들이 참 많죠?

저는 말이죠.

그 애가 설사 김치년이 아니라 보슬이 되있더라도 정말로 상관없었어요.

 

순수했던 어릴적 모습이 사라지고

돈만 밝히는 김치보슬년이 되있더라도

나에게는 유일한 사랑이었던건 변함없으니까

그렇게 된 그녀에게 돈이나 뜯기는 호구가 될지라도

그 애와 함께할수만 있다면 전혀 상관없었고

 

오히려 그런 이유때문에

물질적인 이유때문에 그 애를 놓치면 내가 너무 비참할거같아서

정말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거같아요.

 

그리고 그런게 정말 사랑이라고 저는 아직도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모습이 되어있건 어떻게 변했건

그 자체로 나에게는 소중하고 포기해서는 안될것이니까요.

 

대학교 다니는 내내

다른 여자랑은 손 한번 잡은적이 없어요

물론 못잡은걸수도 있겠지만..


 

하여간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누구나 알만한 그래도 이름있는 기업에 취직해서

평균 이상수준은 될만한 연봉을 받으면서 직장을 다녔어요.


 

허구헌날 야근이나 쳐시키고 주말에도 특근하는 신세지만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렇게 반년정도 지났을쯤

 

그리고 이제는 소심햇던 학생시절의 내가 아니다.

학교다닐때야 키크고 힘쎈 새끼들이 간지날수밖에 없지만

이제는 나도 남들한테 밑보이지 않고 당당할수 있는 사람이니까

 

내 욕심과 집착이 아니라

정말 내 능력과 노력으로

그 애의 마음을 되찾아 오겠다고 결심했죠.

 

인터넷에서 주워배운 구글링 실력으로

그 애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어요.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등

다 뒤졌어 정말로 몇일동안 몇시간씩 투자하면서

 

그리고 마침내 찾아서

핸드폰번호까지 어찌어찌 알게되었고

카톡으로 연락을 시도했고

다행히 저를 기억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연락을 시작했고

한달정도 지났을쯤

내 마음을 고백했어요.

 

그리고

그동안의 저의 마음을 정말 다 털어놓았어요

그 애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했고

저는 알았다고했죠.

 

몇년을 기다리고 준비했는데

그 정도를 못기다리겠니.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

두달이 지나도

연락이 안오고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묵묵히 준비해온 만큼

묵묵하게 반년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는 그 애가

나에게 거절하는게 너무 미안해서

차마 거절은 못한채 시간만 흘려보내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니 또 미안해지더군요.

 

그래서 그냥 담판을 짓기로 했어요.

그 애가 일하는 직장으로 찾아갔고

끝나고 나올때까지 기다렸어요.

근데 안나오더군요.

 

다음날 다시 찾아가서

나오는 사람들마다 물어봤어요.

 

그러다가 마침내 대답을 듣게됬는데

그 애 이름을 꺼내자 반응이 좀 이상하더니

왜 안나오냐고 물어보니까

몇개월전에 교통사고나서 죽었는데 모르셨나요? 이러더라구요.

 

정말 아무말도 안나오더라구요.

무슨 영화찍나? 무슨 이런 경우가 있지?

 

슬프거나 그래야 정상인거같은데

눈물은 커녕 슬프지도 않고

뭐지? 진짠가? 이런 생각만 들다가

집에 들어왓는데

 

정말 눈물이 계속 쏟아지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제 마음을 알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삶의 이유가 없어진거같고

유일하게 좋아했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인데

왜 그렇게 된걸까

도대체 왜 그렇게 된걸까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왜 하필 그렇게 된거지

정말 나때문에 그렇게 된것만 같고

너무 미안한데 이젠 없는 사람이라 미안하다고도 못하고...

정말 미안해

 

당장 내일부터 무슨 이유로 살아야할지 모르겠네요

사람이 정말 간사한게

삶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죽기는 싫네요

 

정말 좋아하던 사람은 죽어서 없고

삶의 이유가 없다고 떠들면서도

정말 눈물이 쏟아질정도로 슬픈데

죽고싶지는 않아서

이런 내 모습이 진짜 정말로 싫어요 정말로

 


이렇게 찌질한 10년을 살아오면서

인터넷에서 김치년이니 뭐니 떠들던 사람들한테

항상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죠.

 

아무리 남녀평등이니 김치년이니 보슬년이니 세상이 떠들어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들이 뭐라고 떠들건 무슨 소리를 하건

그런건 전혀 상관없게 여기는 날이 올거라고..

 

개념녀라느니 보슬년이라느니 그런거 골라서 사랑을 한다면

조건 가리는 너희가 말하는 보슬들이랑 다를겠냐고..


어떤 여자인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있는지

그것만 생각하는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이 말을 꼭 해주고싶었어요

 

저만큼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거에요.

 

여러분은 꼭 저처럼 후회하지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놓치지 않기를 바라고

 

만약 아주 만약 정말로 죽은 뒤의 세계가 있다면 말이에요

제가 살아온 유일한 이유였고

제가 유일하게 사랑해온 그 애가

정말 행복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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