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사는데 이렇게 고생하면서 도대체 왜 아이를 낳아야 되는거죠? 신을 믿으나, 안 믿으나, 결론은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최상이라는 것으로밖에 수렴이 안 되네요. 제가 아이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더 잘 놀아요 아이들하고 (현재 나이 25살). 그런데 아이를 낳는 행동 자체가 엄청나게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저도 그래도 최대한 열린 생각을 가지고 살려고, 처음 약 6년 전에 이 생각이 든 후, 책도 이것 저것 읽어보고, 혼자 생각도 해보고, 다른 사람들 말도 들어보고 했지만 - 결론은 똑같이 나버리네요. 정말 단지 '귀엽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돌이킬 수 없는,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불러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인생은 고생이라는 말도 있고, 누구(니체였던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모두들 그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들 아닌가요? (그래서 모두들 비슷하게 불쌍하고...) 아무도 자기 탄생을 선택했던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종교적인 관점에서도 제 결론은 같아요.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뭐 번식하라 식으로 쓰여있다고 하지만, 아담과 이브는 처음에 번식하게끔 만들어지지 않았거든요? 그들의 소위 '반란'으로 아이를 낳고 고생하게 되는 짐을 짊어진 것이 되지요. 또, 불교적 관점에서도, '깨달아서' 결국 다시 재탄생하지 않는 [무]로 돌아가는 것을 최고의 해탈로 생각하고요. 천주교적 관점에서도, 수녀님들과 신부님들은 (물론 스님들도 그렇고요) 아이를 낳지 않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찬양하고 거룩하게 하기 위해 인간이 존재한다고요? 그런거는 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 멸망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솔직히 말해서 자기 이웃에도 제대로 관심을 가지기 힘든 삶에서 인류 멸망에는 왠만한 분은 관심도 없으실 것 같은데... 그저 자기 아이 낳는 것만 생각하죠. 이거 좀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