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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겨울 괴담 시리즈(1) : [펌] 에마
게시물ID : panic_62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신치료
추천 : 19
조회수 : 257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2/28 15:08:57
 
 
[에마 : 소원을 적어 신사나 절에 바치는 것]
 
8년 정도 전 내가 전문대에 다니던 때의 이야기.
당시엔 학교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심령스포트에 곧잘 찾아 다니곤 했다.
딱히 좋아서 찾아 다닌 건 아니고 그냥 달리 갈 데가 없었기 때문에 달리기만 하는 것보다 목적지를 정해서 가자는 식이었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가기는 했지만 사실 무섭다고 느낀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차를 샀다고 해서 새차 개시도 할 겸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절에 갈까?"
"지겹다 이제. 여자랑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달리 갈 데도 없잔아."
"그럼 미군기지라도 갈까?"
 
인근의 어지간한 심령스포트는 죄다 섭렵한 터라서 막연히 차를 몰며 어디로 갈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야, 맞다" 라는 말로 친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Y라는 곳에 S미네라는 데가 있는 모양인데 거기가 꽤 무서운가 봐."
"호오. 무슨 소문이라도 있어?"
 
친구의 말로는 그 Y라는 곳에는 인연을 맺어주는 신려을 모시는 신사가 있는데
그곳에서 어느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마음을 계속해서 빌었음에도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여자는 신령을
저주하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장소라고 한다.
 
"재미있네,가보자"
"근데 위치를 정확히 모르겠어. Y는 아는데 S미네가 어디야?"
"근처 편의점에서 물어보지 뭐."
 
꼭 그곳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그냥 그곳을 찾는다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들 노는 게 그랬다.
Y는 은근히 멀었지만 밤이라 길은 잘 뚫렸기 때문에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린 아무 편의점이나 찾아 들어가서 S미네에 대해 물어보았다.
친구 둘은 지도를 사서 펼쳐 들고 있었고 내가 점원에게 물어보았다.
 
"저기요. 이 근처에 S미네라고 있습니까?"
"아. S미네요. 있죠"
점원은 가는 길을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거기 신사가 있나요?"
"T신사 말씀이세요? 지금 거기 가시는 건가요?"
"네.무섭다길래요"
"무서워요.진짜로."
점원의 말에 흥미가 깊어졌다.
 
"진짜요? 가본 적 있으세요?"
"네.에마 유명하잖아요."
"에마?"
"네, 에마의 유서."
"뭐에요 그게? 에마에 유서를 써놓은 거에요?"
"맞아요. 오른쪽에 에마 걸어두는 자리 맨 아랫줄 오른쪽 끝에서 세 번쨰....맞나?
그 제일 뒤에 있어요,아.하지만 지금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거기 있어요?"
"네.저도 봤어요. 지금 가신다고 하셨죠? 못 보시면 내용 알려드릴게요. 대충 기억하니까.
갈떄도 여기 지나가시죠?"
"그런거 봐도 괜찮나?"
"떼면 안 되나 봐요. 전 겁나서 떼지는 못했어요. 할 수 있으면 한번 떼보시는 것도...."
"에~이."
하는 등의 대화를 점원과 하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알았어?" 하고 친구가 말을 걸었다.
"응.이분이 알려주셨어.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었어."
"진짜?? 지도에는 안 나와있더라. 어디 있는지 알았으면 가자."
"그래 가자. 얘기 들은 거 해줄게."
 
그냥 나오기는 미안해서 캔 커피를 하나 사고 가게를 나왔다.
난 차속에서 커피를 마시며 점원에게 들은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해주었다.
 
"진짜래? 그거? 위험한 거 아냐?"
"떼지만 말래, 보는 건 괜찮은가 봐."
"떼면 어떻게 되는데? 니가 한번 떼봐."
"꺼져 그 사람도 그 소리 하더만."
 
그렇게 점원이 일러준 대로 차를 몰았다.
 
"야, 저거 아냐?"
산시처럼 보이는 것이 나타났다.
그곳은 제법 산을 올라간 곳으로 신사는 거의 정상부근에 세워져 있었다.
아마 그 주변일대가 S미네인 것이겠지.
 
우린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신사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평범해서 왠지 실망스런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심령스포트냐...."
"그러게, 이럴 바엔 W에 있는 신사가 훨씬 무섭다."
"흠...일단 에마나 찾아보자."
 
에마가 걸려잇는 게시판 같은 것을 금방 찾았다.
폭 2M정도의 판이 두 개 나란히 있었다.
 
"오른쪽 판...가장 밑에 줄 오른쪽에서......둘,셋.."
 
에마가 게시판 전체에 빼곡하게 걸려있엇지만 그 자리만 조금 이상했다.
 
"찾았냐?"
"아니 없어. 근데 ....뭐지 이게?"
 
오른쪽 판의 가장 아랫줄 오른쪽 끝에서 세 번째.
에마를 걸게 되어있는 못이 박힌 자리에 , 우편함이나 배전반처럼 동그란 거 누르면 바로 위에
손잡이가 나와서 열게 되어있는...설명이 된 건지...
그런 상자 같은게 달려있엇고, 뚜껑에 나있는 작은 구멍에 못이 박혀있었다.
상자는 양쪽으로 손잡이가 있어서 각각 자물쇠가 달려있었다.
 
"이 안에 있는 거 같지?"
"그렇네, 딱 봐도 그렇게 생겼네."
"우와.제대론데?"
 
안에 '그것'이 있음을 확신한 우리는 흥분하기 시작했고 그 상자를 열어보기로 했다.
상자는 게시판에 못으로 박아놓았을 뿐이어서 다같이 잡아당기면 열 수 있을것 같았다.
 
"열렸어."
 
안에는 다른 에마들보다 확연하게 낡은 거무스름해진 에마가 들어있었다.
처음엔 다들 말없이 바로보고만 있었지만 잠시 뒤 내가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걸린 채로) 뒷만을 살펴보니 글자 같아 보이는 것이 있었다.
 
"불 좀 켜봐. 안 보여."
 
친구가 라이터 불로 에마를 비췄다.
 
(사랑하는 Y상.사랑하는Y상. 바라고 빌었건만 멀어져 갔다. 배신당했다. 용서하지 않겠다.)
 
"........."
"....으윽!...."
 
 
"우하~!장난 아니야 이거!"
 
나는 흥분한 탓에 움직임이 커졌다. 손에 받쳐들고 있던 에마가 놀라서 팔을 빼는 손 끝에 걸려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아!....."
 
'카랑'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진 에마.
난 황급히 주워서 원래의 자리에 다시 걸었다.
 
"어떻하지??"
"오~! 과연 OO!짱인데~."
"아니야!일부러 그런게 아니야. 아, 괜히 오버하다가..."
 
친구한테 변명해봐야 무슨 소용이겟는가만 괜히 겁이 나서 그렇게 말했다.
 
"어떻하지 진짜...."
"뭐..뭔일 있겠어? 미신이겟지."
 
왠지 무서운 기분이 들었지만 친구들이 신경 써준 덕분에 다시 안도감을 막 찾으려고 하던 그 순간
 
"너희들 뭐야~!!?"
 
어마어마한 고함소리. 난 다리가 풀려서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또 장난질들 하는구나 싶더니 그걸 진짜로 뜯어버리네...이 정신 나간 것들이!"
 
갑자기 나타난 아저씨가 이 신사의 사람이라는 건 금방 알았다.
나잇살 먹고 이딴 짓 하다가 걸리기나 하고........정말 창피했다.
경찰한테 넘어가면 어떡하지? 하는 등의 걱정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다들 사과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도망갈 타이밍을 눈짓으로 주고받고 있었다.
 
"뗏냐?"
"아...예...."
"상자 말고 에마! 에마도 땟냐고!"
"그....살짝요. 진짜 살짝요. 금방 다시 걸었어요. 죄송합니다."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냐 그거 뗀 게..."
"....전데요....."
"....따라와."
"아!진짜 죄송해요! 장난치다가 실수로...다시 고쳐놓을게요. 진짜 죄송해요."
"알았으니까 이리오라고!!"
 
복장은 승려였지만...영락없는 야쿠자였다.
난 어쩔 수 없이 아저씨를 따라갔다.
그때, 나를 놔두고 도망갈까 말까 망설이는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로 미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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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처음으로 공게에 공포괴담 올려보네요!!
복사 붙혀넣기하고 싶엇지만 안되서..직접 손으로 썼네요 ㅎ
글쓰면서 다른 분들처럼 브금도 추가하고 싶었는데...방법도 모르겟고...답변도 안달리고 ㅠ
일단 글만 남겨봅니다..
반응이 괸찬으면 계속 올려볼 생각입니다 ㅎ..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출처) http://duseyo.com/15015742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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