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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낼 수 없는
게시물ID : today_622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4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05/31 00:17:32





정신이 없어서
괜찮은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문득 보고싶은 너의 마음이 생각나
뒤적이다가, 내가 얼마나 깊게 슬퍼했었는지
그걸 얼마나 꾹꾹 눌렀는지
새삼스럽게 느껴져
1시간이 넘도록 울고 말았다.

상황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최악인데
그때보다 지금이 아무렇지 않다고 느껴졌다.
근데 이렇게 펑펑 울고 있는 나를
내가 보면서
그때는 티낼 수 있는 슬픔이었고
지금은 티낼 수 없는 슬픔이라고
지금 이 과거를 미래의 내가 보면
새삼스럽게 또 슬퍼하겠다고 생각했다.

늘 익숙한 일이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크게 마음 쓰지 않았는데
정작 그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사실은 익숙한 일도
아무렇지 않은 일도
마음 쓰지 않은 일도
괜찮은 일도 아니었던거다.

슬픔도 익숙해지면 슬픈 게 아닌 일이 되려나.
아픈 것도 익숙해지면 아픈 게 아닌 일이 되려나.

슬프고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다 괜찮은 일로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또 한 시간이나 넘도록 울고
눈이랑 얼굴이 뚱뚱 부은 채로 멍하니 있겠지.
익숙한 감정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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