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참사> 관중 발에 밟혀 사촌형제 희생(종합)
[연합뉴스 2005-10-04 00:56]
서울 가족 떨어져 고향서 살던 장손 참변
(상주=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하늘나라에서도 사이좋게 지내렴"
상주참사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황인규(12.초등 5)군과 황인목(14.중 1)군은 사촌형제 간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사촌동생인 인규군은 집안의 장손이지만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기우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4년 전부터 혼자 고향의 작은아버지 집에서 생활해 왔다.
이때부터 인규군은 사촌형인 인목군과 사촌누나 인회(15.중 2)양과 함께 살면서 친형제 처럼 의좋게 지내왔으며 학교에서도 가족과 떨어진 슬픔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주가 굳은 소년으로 알려졌다.
가정 형편으로 아버지와 누나 2명은 함께 서울에서 살고 자신만 혼자 떨어져 살아왔으나 어린 인규군은 한번도 외로움을 내색하지 않고 장손답게 항상 명랑하고 꿋꿋하게 생활해 왔다.
함께 변을 당한 인목군도 평소 친형처럼 따르는 인규군을 좋아해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보살폈으며 곁에서 지켜보던 할아버지(71)와 할머니(69)도 밝게 자라는 어린 손자들을 지켜보며 마냥 대견해했다는 것이 가족들의 말이다.
이날도 형제는 모처럼 열리는 가수들의 공연을 기대하며 누나와 함께 시민운동장을 찾았고 사람들이 워낙 많아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로 손을 꼭 잡았으나 결국 먼저 입장하려는 관중들의 힘에 밀려 넘어지면서 발에 밟혀 무참히 희생됐다.
누나 인회양은 "동생들과 함께 출입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입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사람들이 넘어지고 깔리는 바람에 붙잡고 있던 동생들의 손을 놓쳤다"며 울먹였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목군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빈소도 차려지지 않은 상주 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들과 손자의 이름을 번갈아 부르며 절규하다 의식을 잃었고 서울에서 달려 온 인규군의 아버지는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내가 죄인이다"며 통곡했다.
가족들은 "친형제처럼 붙어다닌 인규.인목이가 저 하늘나라에서도 꼭 붙어다니며 서로를 위하고 친하게 지낼 것"이라며 통곡했다.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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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의 명복을 빕니다..사촌 아이였던 어린아이둘.."하늘나라에서도 사이좋게 지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