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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겨울 괴담 시리즈(5): 남편을 돌려줘요
게시물ID : panic_623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11
조회수 : 182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1/02 11:48:02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4dh3P
 
겨울괴담 5부 : 남편을 돌려줘요
 
그것은, 제가 자취를 시작한지 3일째 되는 날의 일이었습니다.
그날은 회사 일이 잘 풀려서 손님과 함꼐 시내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셧습니다.
제가 구한 방은 역이서 걸어서 2분밖에 안걸리는 거리였기에
'늦게까지 마셔도 괜찮아' 하는 생각도 들어서, 평소보다 느긋하게 마셧습니다.
그래도 막차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집은,쾌속을 타면 시내에서 두 정거장째의 역이었습니다.
10분만에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곤 역 앞 로터리를 건너서 천천히 집으로 갔습니다.
늦게까지 마셧다고는 해도 상당한 주당인 저로서는 이제 막 기분이 나려는 참이라는
느낌이었기 떄문에, 좀 더 마시고 싶어서 집 건물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랑
안주 등을 사서 현관에 도착했습니다.
 
건물은 버블경제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당시에는 분양(매매)만 하는 건물이었습니다만
요즘은 임대도 하고 있어서, (집을)사서 들어와 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 같은
임대입주자들이었습니다.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현관으로 들어가자 웬 여자가 아이 둘을 데리고는 똑같이
대리석으로 된 손님용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짧은 커트에 나이는 서른 대여섯 정도.
큰 맘먹고 서랍 안의 단벌 외출복을 입고 왔습니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제 보기에는
좀 이상했습니다.
관리인 실에 관리인은 없었습니다. 다섯시에 퇴근한 모양이었습니다.
 
전 내심,'이 시간에 아이를 데리고 여기에 있네....'했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엘리베이터로 가서 8층을 눌렀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저는 '상당히 야윈 여자네. 애는 둘 다 유친원 생인가?
근데 왜 이 시간에 저기서 저러고 있지?' 등의 생각을 하며 가방에서 집 열쇠를
꺼냇씁니다.
 
8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바로 오른쪽 문, 그곳이 제 집입니다.
문을 열고 불을 켜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옷을 갈아입기도 귀찮아서 그대로 , 사온 맥주와 안주를 꺼내어 잔을 가지고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며 혼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티브이 옆에 있는 시계를 보니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띵동-
 
갑자기 현관의 벨이 울렸습니다, 선로 옆에 있는 집이라고는 해도 이때쯤이면 차도 끊긴 시간이어서
꽤 조용한 시간대였기 때문에 정말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습니다.
"이 시간에 누구야...실례인줄 모르나?? 거의 전화 먼저 하지 않나?' 등의 생각을 하며
'분명 옆집 아저씨가 집을 착각한 걸 거야' 하고 대충 넘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띵동-
 
하고 울리는 것입니다.
하는 수없이 인터폰의 수화기를 들고'네-"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상대방은 '....' 말이 없었습니다.
'아,역시 옆집아저씨가 집을 착각했구나, 그래서....' 하고 생각하는데 또 다시
 

띵동-띵동-
 
시끄러운 소리가 두 번이 울렸습니다.
내다보는 구멍으로 볼까도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다시 수화기를 들고 이번엔 짜증이나서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줘요...."
 
여자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네??"하고 대답했습니다.아니,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야,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하는 생각을 하면서
"누구신데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또
 
".....려줘요...."
 
라고 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자....아까 밑에서 봣던 사람인가?
 
"죄송한데요,잘 안 들리거든요?" 하고 말했더니 이번에는 분명하게
 
"남편을 돌려줘요!"
하고 들렸습니다.
 
"엥?!...."
 
당시 불륜은 고사하고 남자친구도 없던 터라
"저기.집을 잘못 찾아오신 거 아니에요?" 하고 물었습니다.
 
"빨리 이 문 열어! 거기 있지!? 내 남편 거기 있는 거 맞잖아!!"
라고 소리치면서 문을 부술 듯이 두드려댔습니다.
 
이게 뭔소린가...이 모습을 다른 주민들이 보면 어떻하나 하는 마음에
하는 수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문 앞에는 역시 1층에서 본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서 있었습니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와서는,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보더니
베란다며 장롤까지 문을 죄다 열어젖혀놓고는 제가 있던 거실로 되돌아왔습니다.
 
이제 착각한 걸 알고 가겠거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거실에 앉더니, 이번에는 울면서
 
"남편을 ....돌려줘요..."라며 호소하는 겁니다. 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아니라구요, 전 3일 전에....정확히는 4일 전에 막 이사온 참이라서 당신 남편을 몰라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급기야 무릎까지 꿇고 남편을 돌려달라며 애원했습니다.
전 너무나 무서워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남의 집에 애까지 데리고 와서는 신발도 안 벗고 휘젓고 다니더니
울고 소리치고...심지어는 무릎까지 꿇고....
 
"그렇게 귀한 남편이면 목에 줄이라도 달아놓지 그랬었요?!"
홧김에 그렇게 말해버렸습니다.
 
"당신은 예쁘잖아요...게다가 젋고..멋지고.나한테는 없는 걸 전부 가지고 있네요.
당신 정도면 남자들이 줄을 설 것 같은데요?! 내 남편 같은 사람 굳이 필요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돌려줘도 상관 없잖아요!"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진짜 저는 모른다구요,많이 힘드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그 여자는 또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이 정도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깊게 잠들어 있습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끝이 안 나네...내일 하면 안되나...'
내심 스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 기분이 얼굴에 드러나 있던 것인지, 여자는 벌떡 일어나더니
천천히 아이들을 안아들고는,
(그 와중애도 생각이 들기를 , 엄마가 되면 마음만이 아니라 힘도 강해지는구나 했습니다)
베란다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뭐야...어떡하려고...'하면서 쳐다보고 있었더니
베란다로 나가서는, 아이를 한 명 밑으로 던지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같이 천천히 긴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털썩-!
 
전 황급히 베란도로 나가 밑을 내려다봤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습니다.
 
"뭐 하는 짓이야!!?...119!119!"
고함을 치면서 전화를 찾아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여자를 곁눈질로 감시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더 큰 소리가 났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아이도 아래로 던지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수화기를 팽개치고 서둘러서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막지 못했습니다...아이는 간발의 차이로 아래로 던져지고 말았습니다.
여자는 깔깔대면서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난간을 넘어서서는
 
"이걸로 ....당신 죄는 평생 씻어지지 않는 거야..."
하는 말을 남기고는, 스스로도 몸을 던졌습니다.
 
전 방안에 있는 것이 무서워져서 사람들이 곧 몰려들 모자가 떨어진 그 자리로 달려갔습니다.
건물 현관에서 바로 8층 위가 제 방 베란다입니다.
현관을 나와서 떨어져있을 모자의 시신을 찾았습니다.
 
찾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 있어야 할 세 사람을....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눈 앞에서 두 아이를 차례로 던지고 자신도 뛰어내렸거든요.
건물 주변을 서성이며 계속 찾았습니다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뭐가 어찌 된 것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져서 그냥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습니다.
 
휴일이었기에 원래 같으면 오전 내내 푹 자려고 했지만 간밤의 일 때문에,
9시에 관리인 실의 커튼이 열리자마자 관리인을 붙잡았습니다.
물론 제 방 803호실의 전 주인에 대해서, 이건물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지난 밤의 일도 모두 이야기했습니다만 관리인은 시침을 뗄 뿐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았습니다.
부동산이나 관리회사에도 전화를 해보았습니다만 아무 말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옆 집 아주머니가, 이사 왔다고 인사를 드리러 들렀을 때에
"아가씨....혼자서 사는 거에요?"
하며 묘한 웃음을 짓던 것이 떠오르긴 했습니다.....
 
(출처)-http://duseyo.com/15015742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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