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제 앲이 돼 있네요
게시물ID : sisa_6240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무살서울
추천 : 3
조회수 : 50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11/14 21:04:02
옵션
  • 본인삭제금지
제 댓글 아래로 달린 댓글들을 읽으면서

아 내가 했던 모든 일들과

말들이 그냥 헛소리였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방문수가 낮다는 그 이유 하나로

앲(맞나요? 이렇게 쓰는게)으로까지 몰리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어안이 벙벙한거죠.

여러분 말대로 머리에 꽃을 꽂을게요.

저는 머리에 든 것이 없어서 멍청하니까요.

또 옛날 얘기 좀 할게요...

제가 예전에 시위에 가서도 딱 한가지 생각했던 게 있습니다.

'적어도 나보다 어린 애들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세상에 살았으면'

그런데 그렇게 만들지 못했던 것이 제가 입을 쳐닫고 촛불 든 채 

기도만 해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참 멍청한 방식의 시위였죠.

멀리서 욕하는 소리가 들려도 조용히 

정부를 비판하는 소리가 들려도 조용히

같이 구호를 외칠때도 조곤조곤

저는 제 시위를 했습니다.

촛불을 들고가니 불시 검문하던 경찰에게 

"불시 검문이야 말로 불법 아닌가요? 그냥 갈 길 갈게요"하며

조곤조곤하게 말했던 이제 와서 보니, 아니 그런 댓글들을 보고 

생각을 해보니

'참 바보였나?'

'그냥 욕하고 할 거 다하고 경찰서에도 잡혀가보고 그럴껄'

이란 생각까지 드네요.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시위를 했었죠.

그래서 지금 시위를 하시는 분들도, 

그분들의 방식대로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 정말 잘 알고 있고, 심지어

물대포까지 맞아가며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이렇게 편히 있다는 사실에 죄스럽고 미안합니다.

다만 제가 싫은 건 그 소수의 쁘락치였습니다.

왜 좋은 뜻을 가지고 모인 시위를 그렇게 하면서까지...

그 내용이었습니다.

시위의 방식에 있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2008년의 촛불에서 정체됐나봅니다.

아마 그때는 그래도 지금과는 달리 일부 메이저 언론도 함께해줬고 목소리가 모였었죠.
(그립다 MBC)

이 민주적이지 못한 정권에서는 그런 당연했던 것들이

현실성 떨어지는 '이상'이 돼 버렸나봅니다.

혹시나 제가 쓴 글이나, 댓글에 화가 나셨거나

너무 미우셨더라도 이해해주세요. 그냥 이렇게 못난 놈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쉽게 조롱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조롱한 것도 아니고 제 의견을 피력했을 뿐입니다.

경찰이 차벽을 막았다고

물대포를 쏜다고 

그들과 똑같은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쩝 또 바보같은 소리를 했네요.

죄송합니다.

지금 밤 늦게까지 차가운 물줄기 맞으며, 최루액 섞인 그 하얀 물을 맞으며 투쟁하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바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주고 계십니다.

그대들의 가슴에 있는 심장은 제가 몇 년 전 소중히 경찰들이 제지하는 것을 뿌리치면서 

지켜냈던 그 촛불과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위대합니다. 위대한 가슴으로 싸워주세요.

그때보다 강경 진압이 심각하니 몸조심하십쇼. 정말 몸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때는 몽둥인데 지금은 물줄기로... 사람 때리네요...

그래도 주먹은 안 됩니다... 가슴으로... 그 가슴으로...

죄송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