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와 케이블에서 '나꼼수' 현상에 대한 토론회도 열고, 조중동에서는 연일 '선동방송'이니, 괴담의 좌판을 펼치느니 강하게 씹어대고, 개그 프로에까지 패러디 되고, 심지어 주인공 한명은 정치 재판으로 감옥에까지 잡혀갈 정도로 그 영향과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올 한해의 가장 큰 이슈를 뽑으라고 하면 저는 주저없이 '나꼼수'를 꼽을겁니다.
나꼼수를 견제하고, 디스하려고 하는 세력과 자들의 논리는 '나꼼수도 방송이라면 방송인데, 너무 편향적이고 중립적이지 못한 관점을 청취자에게 심어놓는다.' 이정도로 정리해볼수가 있겠습니다.
그전에, 사람들이 왜 '나꼼수'에 열광하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열광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문제점을 제기하기 시작한거니까요.
초기부터 청취해온 입장에서 나꼼수를 열심히 듣는 이유는 1. 재미있다. ; 정치와 시사는 딱딱하고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을 날려주었습니다. 어떤 예능프로 보다도 유쾌하고, 큰웃음이 뻥뻥 터지지요. 2. 신문과 공중파의 뉴스를 해설해준다. ; 공중파와 신문은 현상만 설명하지, 그 의미와 배경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기성 언론은 논조가 제한적인 반면, 나꼼수의 시사소개는 논조가 구체적이죠. 3.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소식들을 많이 전해주고, 그게 곧 이슈가 된다. ;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가장 큰 반증입니다. 4. 속시원한 얘기를 해준다. ; 쉽게 입밖으로 내지 못했던 현 정부와 집권 여당, 그리고 재벌과 조중동에 대한 실랄한 비판이 구체적이면서도 속 시원하다.
나꼼수의 정체성과 중립성을 따지는건 두번째 일입니다. 가장 먼저, 왜 국민들이 나꼼수에 열광하게 되었는가,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수도물 값이 10배가 오르고, 그 수질은 도저히 먹을수 없을 정도로 썩어벼려서 사람들이 하나 둘 약수물을 길어다 먹습니다. 그랬더니 정작 수도물에 대한 문제제기는 안하고, 약수물의 수질 기준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꼴입니다. 기성 언론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나꼼수가 이렇게 뜨지는 못했을겁니다. 마찬가지로 기성 언론들이 제 역할을 하게 되면, 나꼼수는 자연히 사라지게 될겁니다.
FTA 통과된날, 저녁 9시뉴스 오프닝 소식은 체리값이 9900원에서 7900원이 되기 때문에 서민 장바구니가 가벼워 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사기지만 (왜냐면 판매가가 싸지는게 아니라 수입가가 싸지는 것이고, 수입가가 싸진다고 소매가가 내려가는게 아니기 때문) 공영 방송이라고 하는것들이, 체리값 싸진다고 FTA 홍보나팔부는게 이해가 가십니까? FTA의 주요 내용은 어떤 것이며, 어느 산업이 어떻게 타격을 입고, 어느 산업이 어떻게 이득을 보고, 우리가 얻을 득과 실을 면밀히 검토하여 국민들이 대응할 준비를 하게 해주어야지, 체리값 내려가서 장바구니 물가가 가벼워 진다는 개소리가 말이나 됩니까.
결국, 나꼼수가 뜨게 된 이유는 현재 기성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크며, 또한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도 크고, 이렇다 할 진보 세력들은 이론과 명분에 치우쳐져 국민과 거리가 있는것도 이유입니다.
나꼼수가 꼴보기 싫다면, 언론이 제 역할을 하면 되고, 정치인들도 제 역할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4명도 그걸 간절히 원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