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소드!! 숙적 프로스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신은 죽었다, 나진소드 LOL 챔스 윈터 시즌 우승!'
윈터 시즌 결승. 롤 클라시코라는 대전에서 상대를 압살하고 우승을 차지한 나진 소드.
그들은 이제 한국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있다.
그리고 몇개월이 지난 후에도 역시 나진은 한국 최강팀이 되어있다.
프로스트가 존재하지 않기에....
'프로스트, 스폰서 문제로 한국 떠나나?'
'CJ, 팀 관리 사정상 돌연 스폰서 계약 취하'
윈터 시즌 패배의 여파일까? 그들은 한국에서 쉽사리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고,
스프링시즌 기간이 다가 올 무렵, 돌연 특종이라는 기사가 떴다.
'프로스트 CLG와 계약, 사라진 EU의 자리를 대신 해 유럽리그 참가'
프로스트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CLG와 계약을 하곤 돌연 유럽으로 떠나버린다.
졸지에 최대 라이벌이자 동료를 잃어버린 나진 소드 도태되고 자만심에 빠질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 중심에는 막눈이 있었다.
"야! 말도 없이 떠나는거야?"
핸드폰을 부여잡은 막눈이 장난삼아 비꼬듯 동갑내기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그렇게 됬어, 복수는 나중으로 미뤄야 겠네?"
찝찝하다는듯 말하는 샤이, 하지만 상면의 목소리는 어느 때 보다 밝았다.
"흐흐, 그래 유럽 가서 잘 해 봐, 넌 한국 탑솔러 2위니까 잘 할수 있을꺼야"
"핫, 내가 2위라고? 웃기지마 하운아 너한테 잠깐 맡겨 놓을 뿐이야"
"과연 잠깐일까? 크큭. 어쨋든 잘 다녀와라, 연락하고!"
"다음에 보자구~"
국내 최강의 탑솔러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이던 샤이와 막눈.
그들은 이제 다른 리그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달려가게 되었다.
"아, 나진소드 정말 강력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경기력이 훨씬 높아졌어요! IEM 한국 대표로 멋지게 우승을 차지하네요"
나진의 승승 장구. 그들을 막을 팀은 한국에 없었다.
그 사이 유럽으로 떠난 프로스트의 소식은 점점 한국 팬들 사이에서 뜸 해졌고,
프로스트가 차지하던 한국 최강, 한국 대표의 이미지는 나진에게 넘어갔다.
"나진소드가 전통 명가 거든요! 윈터시즌을 우승하곤 또다시 결승전에 올라옵니다!"
"그 중심엔, 막눈이 있습니다! 한국 탑솔 패왕, 막눈!!!!!!!!"
그들을 둘러싼 팬들의 환호 속에 시작된 스프링 시즌 결승전.
막눈이 탑라인을 거의 파괴하다 싶이 하며,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났다.
이제 사람들은 한국 대표 하면 나진 소드를 떠올렸으며, 해외 팀들과의 저울질의 기준 역시
나진소드로 바뀌었다. 흡사 프로스트의 전신을 보는 듯 했다.
쏭은 이제 한국 최고의 미드라이너 대접을 받았고,
프레이 카인 역시 최강의 봇듀오로 군림했고, 팬들 역시 나진을 최강자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님들, 프로스트 리즈 때랑 지금 나진이랑 붙으면 누가 이김?]
ㄴ 프로스트 거품요.
ㄴ 카인신이 다 발라 주실듯.
ㄴ 윈터시즌 못봄? 말을 마셈.
ㄴ 기다려라, 프로스트 돌아 온다.
커뮤니티에서의 평가 역시 바뀌지 않았으며, 아직 프로스트를 기억하는 몇몇의 팬들만이
그들을 옹호 하고 있었다.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기는 한발 한발이 정말 힘들지만,
내려올때는 한순간 이란걸, 잊혀지긴 정말 쉽다는걸 몸소 느끼고 있는 프로스트.
유럽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리그에 참가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어웨이 신분 이였고, 많은 팬들은 상대방을 더 응원했다.
프로스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도 아쉬워 하기 일쑤였고,
롤드컵에서의 스캔들 덕에 악의 팀이라는 인식이 박혀져버렸다.
공정성을 유지 해야 하는 해외 해설자들 사이에서나 그저 좋은 팀이라는 평가를 받을 뿐,
레딧을 포함한 외국 팬들에게도 환호보다는 야유가 더 많은 팀이 됬다고 할까?
하지만 프로스트는 견뎌내고, 이겨내고 있었다.
힘든 현지 적응, 스크림 상대에 대한 부족함, 모든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
팀원들 역시 모든 걸 포기하고 한국으로 복귀 하자는 생각을 근근히 내 비치고 있었다.
우리가 한국에 남았다면.. 소드를 저지 할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한국에 있었다면, 저 환호들은 우리것이 될수도 있었는데..
하지만 그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루 하루를 버텨가고 있었다.
막눈은 인벤 사이트에 접속을 한다.
간간히 올라오는 재미있는 글들. 하지만 이 곳은 불과 반년 전만 하더라도
자신과 샤이를 비교 하던 글들이 무수히 많았다.
프로스트와 나진소드. 두 라이벌이자 동료. 해외 대회를 나간다고 하면,
너도 나도 연습을 도와준다며 스크림을 해주었고, 서로 솔로랭크도 즐기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 나가던 팀들.
그중에 한국 최강의 탑솔러를 두고 자신과 경쟁 했던 샤이.
"박상면 선수를 추락시키겠다는 각오로 결승전을 준비하겠습니다"
"내가 있는 한 나진소드의 우승은 없다."
불쑥 결승전 전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과연, 자신은 샤이를 완벽히 이겼는가.
그는 팀을 위해 세번이나 이렐리아를 했고, 칼보다는 방패를 들수 밖에 없었다.
내가 상면이의 상황 이였다면? 내가 이렐리아를 플레이 했다면,
과연 상면이의 레넥톤을 이길 수 있었을까?
정말 내가 탑라이너 중 최강일까?
막눈은 피식 웃고 만다. 이제 그와 붙어 볼 수 없기에. 하지만 그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알고 있었다.
아니, 프로스트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알고 있었다.
롤드컵.
세계 최강을 가리는 자리, 이 자리에서라면 누가 탑의 제왕인지 가릴 수 있을것 같았다.
분명 프로스트도 칼을 갈고 있을 것이고, 롤드컵을 목표로 하겠지.
간간히 나는 기사를 보면 프로스트는 정말 많은 발전을 하고 있었다.
비록 누군가가 주는 눈길은 적었지만, 클템이 새로 시작한 리신은 특유의 운영과 맞물리며
매섭게 성장 중이였고, 건웅 역시 유럽 원딜 모스트에 꼽힐 정도로 많은 실력 향상을 이뤄냈다.
그리곤 해외 팬들의 반응 중 가장 의아한것.
'프로스트의 약점은 탑이다.'
'실험도 좋지만, 왜 그는 잘 하는 챔피언을 선택하지 않는거지?'
'그는 예전부터 잭스 플레이어로 유명했어. 하지만 어느 때 부턴가 보이지 않아'
막눈 역시 의아했다, 모든 탑솔러라면 자신의 손에 익은 챔피언을 주로 쓰기 마련이다.
그것은 샤이도 다르지 않을터, 하지만 막눈은 샤이를 믿고 있었다.
'왜 저렇게 보챈담, 무슨 생각이 있겠지.. 쟤네 프로스트잖아.. 모두들 그세 잊어버린건가..'
오히려 그가 더 화가 날 정도, 자신들의 최대 라이벌이던 프로스트에게 쏟아지는 비난.
그가 아는 프로스트는 저런 평가를 받을 정도로 허무하게 무너질 팀이 아니였다.
"나진 소드! 롤드컵 직행 티켓을 따내며, 시드 1번을 배정 받습니다!"
"수고 했어, 형"
"롤드컵 우리가 우승하는거야!"
드디어 시작된 롤드컵 기간.
대진표를 보던 막눈의 눈에 조별리그 끝자락 팀이 보인다.
CLG Frost
그들이 보인다. 과정은 힘겨웠겠지만, 프로스트 역시 롤드컵에 올수 있었다.
이 무대에서. 다시 한번 붙어보고 싶다.
나진 소드의 앞을 막을 팀은 거의 없었다.
전 시즌 챔피언 TPA 역시 막눈의 활약에 허무하게 무너졌으며,
GBG로 활약 중인 M5 역시 나진의 칼날에 쓰러졌다.
그리곤 돌풍의 또 한팀.
"프로스트가 돌아왔습니다!"
"네, 한국을 호령하던 프로스트! 유럽 무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한물 갔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할만큼 달라진 경기력.
엄청난 기세로 상대방을 꺾어가는 프로스트에 팬들 역시 다시 관심을 돌리고 있었다.
[프로스트 전성기로 돌아간듯? 왤케 잘함?]
[롤 시작한지 얼마 안됬는데.. 저 팀 한국 팀이에요?]
[브런치 먹으면서 프로스트 경기 봐야할듯 ^^7]
결승에 선착한 나진 소드. 그리고 조별리그 부터 그들의 앞을 막던 모든 팀들을 밟아버리며 올라온 프로스트.
"네! 롤드컵 최초로 한국 출신 팀들 간에 결승전이 펼쳐집니다!"
"정말 기대가 되네요! 아주부 시절, 강호로 군림하던 프로스트냐! 한국 대표 나진 소드냐!"
"하하- 둘 다 한국인들이란 점이 뿌듯하긴 하네요!"
드디어,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는 듯 한 프로스트.
"형 잘 지냈어?"
"응, 잘 지냈지~ 각오는 됬냐 한국 챔피언."
"물론, 어디 도전자의 실력을 한번 볼까?"
서로 웃으며 전의를 불태우며 경기박스로 향하는 프로스트와 나진 소드
서로가 인정하는 최강의 팀. 하지만 오히려 설레여지는 이 상황에 선수들은 미소를 짓는다.
"네, 벤픽 싸움부터 치열 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이 두팀은 벤픽 싸움 이기는 팀이 이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벤픽 화면으로 넘어간 게임 화면에 상대방의 아이디가 보인다.
CLG Frost shy
그리곤 그가 벤카드를 고민 하고 있다.
'샤이가 뭘 벤하려나.. 케일? 트위치? 아니, 앨리스를 벤할지도 몰라..'
5...
4...
3...
아직도 벤 화면에 금지된 챔피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
1...
"아! 프로스트! 실수인가요? 벤을 하지 않습니다!"
"아 정말 뼈아프겠는데요? 윈터시즌 트런들의 악몽이 되살아나나요?"
"나진 소드, 유리하게 게임을 시작합니다!"
해설진 역시 건수라도 잡은듯 신나게 외쳐대는 해설진. 그와 동시에 나진 쪽의 보이스도 바빠지기 시작한다.
"형 쟤네 뭐야? 왜 벤을 안하지?"
"일단 우리는 블랭을 벤하자"
"우릴 무시하는건가?"
프로스트의 의아한 행동에 혼란해 하는 소드 그러나 막눈은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고 있다.
"... 그런건가 ..."
경기 시작전 무표정에 말 한마디 없던 상면의 얼굴이 떠오른다.
"형 시간 얼마 안남았어요. 빨리 벤 해야죠"
"블리츠크랭크 부터 가요 형"
"형?"
2...
1...
"아! 이게 무슨일이죠! 나진 측도 벤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 문제가 있나요?"
"어쨋든 프로스트는 한숨 돌렸네요!"
이는 해외 해설진 역시 똑같은 반응이였고, 현지 기술자들 역시 박스로 들어가봤지만,
기술적 결함을 찾지 못했다.
이윽고 프로스트의 벤. 역시 아무 사진이 안뜬 상태로 시간이 흘러갔고,
해설진 역시 아무말을 하지 못했다.
".......프로스트 또다시 벤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나진은?"
나진 소드의 벤화면.
나진소드 선수들 역시 아무 말이 없다. 모든걸 알았으니까.
제대로 붙어보자. 내가 보여줄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그들은 그저 줄어드는 60초를 천천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진도 벤을 하지 않네요."
" 이건 실수라기보다 의도 같은데요?"
"........두팀 무슨생각인가요!........."
사방을 고요하게 만드는 두팀의 선택...
그렇게 마지막 벤카드를 쥔 나진 소드.
"형, 정말 괜찮겠어요?"
"보여줬잖아.."
"프로스트가 우리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보여 줬잖아."
"....."
"우리도 내심 바래 왔던거 잖아?"
"후~ 어쩔수 없네요."
나진 소드의 마지막 벤카드 역시 0초를 향해 달려갔고, 시간이 다 갔다.
그리곤 샤이의 픽화면에서 고민도 하지 않은듯 락인이 된다.
잭스.
"샤이선수! 잭스를 선택합니다!"
"샤이가 예전 부터 잭스로는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거든요!"
"근데 최근엔 안 쓰던 챔피언인데 좀 의아한데요?"
하지만 해설진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은듯 위풍당당한 잭스의 얼굴은 마치
상면의 얼굴과 겹쳐보인다.
막눈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 간다.
"풋...그래... 이제 가려볼까? 누가 진정한 탑의 제왕인지?"
막눈의 픽창에 니달리가 선택 된다.
마치 잭스를 기다린 듯이..
롤인벤=-진진수수님 글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