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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힘들고 울줄도 알아요..
게시물ID : wedlock_6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또롱랑또
추천 : 16
조회수 : 1603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7/01/02 06:03:19
그냥 문득 그 말이 하고 싶어요

저희 신랑은 말도 없고 무뚝뚝하고 그런편인데
함께한 날들이 길어질수록 느껴지는게
저 남자는 나보다 더 섬세하고 여린면이 많구나라는거랑
그걸 늘 참으라고 학습받아왔구나예요

제가 완전 유난일지도 모르는데
저는 신랑이 안색이 조금이라도 어두우면
아파? 힘들어? 무슨일 있어? 말 안하더라도 묻고
대답이 없고 말 안해줘도
힘내라 사랑한다 
힘들면 일 때려치고 같이 붕어빵이나 굽자
이런 말도 하고 
출퇴근때 무조건 안아주고 보내려고 하고...
 
원래 안그랬었는데
그냥 내버려두니까 
자기 혼자 풀려고 동굴로 더 들어가고
그래서 또 싸움이 나고 서로 감정이 상해서 또 힘들고
또 말하라고 자꾸 물음 또 싸우고...
 
그래서 그냥 나 혼자 말이라도 해주기 시작한건데
 
신랑이 그렇게 해주면 속에 있는 말은
여전히 안하지만
저한테 에너지를 받는지 쫌이라도 기운을 차리고
말도 늘고 웃음도 늘고 뭐 티를 자꾸 내니까
제가 캐취하기가 한결 편하고

그러니 신랑이 또 저를 챙기고..

저는 그렇게 나아지고 있어요

남편이 저보다 힘이 수십배는 쎌지 모르지만
내가 기댈수 있는 존재고 나랑 함께할 존재지만
그냥 그 사람도 나같은 사람이구나
어느 상황에선 나보다 약자일수 있구나 
이 별거 아닌걸 아는데 저는 쫌 오래 걸렸어요

어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네요 ㅋㅋ;;

다들 행복하셨으면
2017년에 결게 달달함 폭발이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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