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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곳한 뒷 모습이 소녀같은 우리 마님은
두 달 전에 오유를 통해 만나 저에게 왔습니다.
아련아련 새침하고 도도할 것만 같은 이 분은
강릉 보호소 분들 덕분에 건강과 삶을 얻고 저에게로 와서 조금 더 예뻐지셨습니다.
사진 속의 마님은 항상 아름답고 조용하고 평화로우셔서
팔불출 마냥 시도때도 없이 핸드폰을 열어 보고 또 보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집에 같이 있을 때 조차 가끔 이렇게 사진으로 볼 때가 더 좋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마님은 아직 분리 불안증이 있거든요.
며칠 조금 나아 지려나 싶으면 또 울기 시작하고, 민원은 두렵고 하는 생활이 이어지집니다.
외출할 때 마다 동네 떠나라 우는 것은 기본입니다.
제가 공부를 할 때나 컴퓨터로 뭘 하고 있으면
다른 고양이처럼 다가와서 훼방을 놓는게 아니라 멀찌감치 돌아다니며
크게 크게 울어댑니다.
분리 불안증 고양이가 울 때 교육을 위해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안 보고 있으면
더 크게 서럽게 웁니다.
낮에는 무시해도 밤에는 정말 힘들죠.
오늘은 베란다에서 혼자 낮잠 주무시다 일어나서는 크고 서럽게 울어대서
"야 이 바보야! 니가 방에 들어오면 내 여기 있잖아!!!"
하고 버럭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아... 사진으로는 이렇게 깨물어 주고 싶은데 말입니다.
분리 불안증 관련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수의사와 상담도 해 봤지만 기다리는 수 밖에 없네요.
앞으로 며칠이 더 걸릴지 몇 달이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마님 얼른 적응하시라고
집사놈은 오늘도 열심히 장난감 깃털을 흔들어 댑니다.
분리 불안증을 앓고 있는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