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스압주의] 제가 참여했던 오늘 집회 초중반까지의 진행 상황입니다.
게시물ID : sisa_6246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페나이
추천 : 6
조회수 : 6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1/15 02:43:45
일단 본문에 앞서 전 전국 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전동경서 소속으로 이번 집회에 참가하였으며 제가 참여한 순서에 맞춰 의견을 최대한 배제한 사실만을 작성함을 밝힙니다.
(전남 광양에서 출발했던지라 이런 저런 상황때문에 저희 노조는 19시가 되기 조금 전에 대오에서 빠져서 귀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이나 19시 이후에 오신 분들을 위해 19시 이전까지의 진행 상황을 적어보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설은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만을 나열할 생각이니 판단은 보시는 분들이 하시면 될 듯 하네요. 
(사진은 최대한 첨부할 생각이나 처음에 사진찍는다는 생각을 안한 멍충이라 사진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12:30~14:30]
일단 오늘 집회는 다들 아시는 시간이 아니라 12:30분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자보에도 나와있지는 않았지만 [전국 플랜트 건설노조 주관 대우건설 규탄 상경투쟁] 으로 오늘 집회들의 시작을 알렸죠.

집회 내용은 대우건설이 충남지역에서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하여서 공사를 시작한 후 어용노조를 내세워 정상적인 플랜트 건설노조 가입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하는 행태를 보여 이를 규탄하는 것이었습니다. 행사 식순의 마지막은 대우건설 본사 사옥 주위를 상여를 메고 한바퀴 일주한 후, 정문에서 이를 부수고 불태우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이것까지 해서 모든 식순이 끝난게 14시 30분 경이었고 이후 바로 시청앞으로 이동하였습니다.

[14:40~16:00]
f0331c7b240d2d1820d918dda5415fca.png

이때부터는 많은 단체분들이 자신들의 행사를 진행하기 시작하였고, 저희는 가두행진을 통해 시청앞까지 이동하여 전국 노동자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민중총궐기와도 관련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이동중에 보수단체가 집회를 갖는 모습을 보았고 (나중에 들었는데, 이게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라고 하더군요) 그 옆에 이미 차폐막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청에서 광화문 이순신장군님 동상을 기준으로 왼쪽에선 보수단체 집회, 오른쪽에선 노동자대회 및 민중총궐기를 위한 단상이 있었습니다.차폐막은 가운데 도로를 완전히 막고 있었습니다)

수정됨_IMG_0755.jpg
(사진은 대오 정렬중 찍은겁니다. 죄측 버스 위를 기억해두세요)


시청앞까지 이동하니 전국 공무원노조 분들이 집회를 갖고 계시고, 금속노조 분들도 많이 집결해 계셨습니다.

그렇게 대오 정비를 하고 있으니 어떤 소수단체 분들이 (단체명이 생각이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저희 사이로 일종의 퍼포먼스를 하면서 지나가셨고, 많은 분들이 이를 응원하고자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세월호를 잊지말자고 하시는 분들 (이분들은 단체명을 밝히진 않으셨습니다)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다니셨구요. 

(틈새시장인지....비옷과 깔판, 주전부리를 파는 상인분들도 계셧습니다)


대오 정비가 다 되고 나서 보니 제가 광화문쪽 최 선두에 서게 되더군요. 이때는 제가 시계를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민중총궐기 본행사가 시작할 즈음이었을 겁니다.

차폐막 왼쪽의 버스 차막은 저희가 가두행진을 종료하고 거의 바로 쌓기 시작했습니다.

[16:00~]


수정됨_IMG_0759.jpg

수정됨_IMG_0760.jpg

대오를 정렬한 후 본 집회를 시작하였고, 조금 있으니 우의를 입으신 분들이 차폐막 앞에 저런 종이를 붙이고 지나가셨습니다. 

저희쪽에서는 간부님들이 벽 앞까지 가는 액션만 취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것이다. 지금 상황이 별로 좋지 않으니 손대는건 자제해주십사 하는 이야기를 했었구요. 

수정됨_IMG_0757.jpg
(사진 가운데에 코트를 입고 계신 분은 외국인이셨습니다. 연인관계로 보이는 한국인 여성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앞에 서있다 보니 많은 사진기자 분들과 YTN 촬영카메라도 보였고 커플분들이 저보다 더 앞에 계시길래 혹시 물대포 쏠지도 모르니까 조심하세요 라고 약간 오지랖을 부려보기도 했습니다. 물대포 한두번 맞는게 아니라며 웃으시더군요 
(팩트티비 분들은 안보이시더군요. 처음엔 YTN사람들이 팩트티비 분들인줄 알았는데 카메라에 YTN로고가 있어서 YTN사람들인걸 알았습니다.)

수정됨_IMG_0758.jpg
아까 버스 위를 잘 보십사 말씀드린 이유가 이겁니다. 어느샌가 의경들이 버스 위에 올라가 무언가를 했나봅니다.
(채널A에서 사다리로 전경 공격 기사가 나간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정확히 개요를 모르겠습니다.) 별 생각없이 뒤돌아보니 저렇게 집회 참가자들과 버스위 의경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조금 지나자 전경이 한 명 제외하고 다 버스에서 내려왔고 저 버스는 집회장소 가운데쯤으로 끌어내졌죠. 
(이 과정에서 미처 내려오지 못한 의경이 있었는데, 저희 노조 분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게 배려해서 이때는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수정됨_IMG_0761.jpg

수정됨_IMG_0762.jpg

위에 적은 트러블이 끝난 직후, 보시는 것 처럼 물대포 노즐 두개가 차폐벽 위로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물대포를 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선두에 섰던 사람들이 놀라서 차폐벽에 붙었습니다. 
(이때엔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원한 물이었죠)

수정됨_IMG_0764.jpg

수정됨_IMG_0763.jpg
(사진만 보면 깃발로 차폐벽을 공격하는 것 처럼 보이나, 사실 벽에 붙은 깃발을 차폐벽 너머 서있는 전경들이 뺏으려고 손을 쓰는 장면입니다.)

차폐벽에 붙어서 조금 있으니 어떤 분이 밧줄을 들고 오셨고, 그 밧줄을 사진에 보이는 버스 바퀴부분에 연결하셨습니다.
그 후 차폐벽에 붙은 사람들이 버스를 빼내기 위해 줄다리기를 시작했죠.

문제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데, 사람들이 당기기 시작한 버스의 창문이 열리고 이곳으로 캡사이신을 분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당황하다가, 두세번쯤 그게 반복되니 몇몇 분이 깃대 접은것으로 창문이 열릴때마다 캡사이신 분사 노즐을 차 안으로 밀어넣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쇠파이프등의 흉기가 아닙니다. 노동조합 각 분회를 대표하는 분회기를 계양하기 위한 깃대이며 재질은 낚시대와 같고 휴대시엔 접을 수 있는건데 깃발을 탈거하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깃발은 다른 분 가방에 집어넣고 깃대만 접어서 휴대하고 있엇던 겁니다.)

저도 깃대 접은것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에 동참했고, 그 과정중에 캡사이신을 몇 번 눈 부근에 맞았습니다. 한 두 번 정도는 견딜만 하더군요. 그렇지만 그게 몇 번 반복되니 순간 이성을 잃어 주위에 보이는 2단짜리 작은 발판사다리를 버스에 집어던졌습니다. 그 직후 눈에 정통으로 맞게 되고 저는 잠시 뒤로 빠졌습니다. 
수정됨_IMG_0765.jpg
(혐짤 죄송합니다. 갑툭튀한 오징어에 많이 놀라셨죠;)
한 5분정도 눈을 뜨질 못하다 겨우 눈을 뜰 수 있게 되서 찍은 사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양 눈이 완전히 빨갛게 충혈되어 있죠. 


그렇게 약간 실갱이가 벌어지더니, 이번엔 참가자분들이 다른 버스에 밧줄을 걸고 끌어내려고 시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거기 동참해 밧줄을 정신없이 당겼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밧줄이랑은 전혀 관계없는 곳에 서있더군요. 

이때부터 물대포에 최루액이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정됨_IMG_0768.jpg


이런식으로 실랑이가 계속되었고, 저는 여기 참가도 하다 뒤로 빠지기도 하며 있다가 철수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와 중앙일보 사옥 근처로 이동하여 버스를 타고 귀향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 이후는 아시는대로 시위가 점점 가열되기 시작했죠. 


솔직히 내려오는 버스에서 오유를 계속 확인해보니 시위가 점점 격해지고 해서 꼭 저희가 불만 붙여놓고 빠진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흰 총원 300명도 안되는 인원이었던데다 내려오는 시간도 무시 못할정도로 길어서 그런 지침이 내려온거니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집회에 참가하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큰 부상이나 문제 없이 귀가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s 저놈의 캡사이신 맞은 눈은 이 글 쓰는 지금도 아프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