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학교 내진 설계 관련 글을 올리고 나니 급히 떠오르는게 하나 있어 또 글을 남깁니다.
최근 지진으로 인하여 정부에서 내진 설계의 대상을 "2층 이상의 건축물"로 상향 시키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
하지만.. 과연 이것이 현실성이 있는 정책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현재 건축물이 내진설계가 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인 "내진 안전 확인서"의 날인 주체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날인 주체는 건축사 또는 구조기술사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건축사는 건축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일정기간 건축 설계의 경력이 있는 자가 취득할 수 있는 자격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구조기술사는 건축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건축 "구조" 설계의 경력이 있는 자가 취득할 수 있는 자격입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무슨 차이냐 하시겠지만, 쉽게 말해 건축설계는 예술계열(대학에서의 분과는 공학대학에 편입되어 있습니다.)이고, 구조설계는 공학계열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많은 구조 엔지니어 분들이 공학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계시며, 보통 건축물을 혼자의 힘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최소 3~4년의 경력이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구조설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법이 정한바에 따라 건축사도 내진설계의 책임을 질 수 있다보니, 일부 "집장사"라고 불리우는 건축사들이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 실제 내진설계의 수행 없이 "내진 안전 확인서"를 가짜로 수치만 기입하여 날인 후 승인을 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 이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보았을 때, 이를 승인하는 공무원 중 일부는 위에서 언급한 "내진 안전 확인서"안에 기입되는 수치 들의 의미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건축사에게 까지 내진 설계에 대해 날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최근 또 다른 이슈였던 겔럭시 노트의 폭발과 관련하여 해당 스마트폰의 외형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게 원인을 묻는것과 비슷하다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