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는 니달리가 싫다.
게시물ID : lol_341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0
조회수 : 4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10 04:03:20
  "어, 서폿 니달리네."

  니달리 서폿. 말이 서폿이지, 실상은 라인은 못잡고 닷지하기는 싫으니 어쩔 수 없이 골라서 킬딸을 치는 킬딸충이다.

  "에이 씨x... 니달리 진짜 싫은데."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서폿을 골라도 탱키한 서폿은 잘 고르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고른다고 해봐야 노틸러스나 고르나? 아무튼, 나는 니달리가 제발 멍청하고 어리석은, 하라는 와딩은 안하고 덫 조금 깔고 마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쓰레기같은 니달리 서폿이길 바랬다.
  물론 바라는 대로 되면 비비디 바비디 부 게? 이놈의 니달리 서폿은... 끔찍하게도 내가 가장 큰 공포와 분노를 느낀다는 프랑스 메이드 니달리 스킨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올 와드 스타터였다. 3 와드 2 핑크와드. 정말 가증스럽게 짝이 없는 아이템 트리다. 왜냐하면 본인 또한 같은 올 와드 스타터이지만, 5 와드 1 핑크와드 스타터이기 때문이다. 탑에 초반 갱을 방지하기위해 와드를 하나 박아주면서 시작하면서도 봇라인에 와딩이 부족하지 않게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카운터가 3 와드 2 핑크와드 스타트라는 단점이 있다.
  상호간에 핑크와드를 가지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지고 있는 핑크와드의 '갯수'와 '누가 늦게 박느냐'이다. 상대편 서포터에게 핑크와드가 있는데, 시야와드를 지우기 위해 핑크와드를 박는건 75골드로 125골드를 낚는 겪이다. 라인이 밀리거나 부쉬를 점령당하면 곧바로 상대편 서포터가 핑크와드를 박아서 핑크와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하고 파.괘. 해버린다.
  나는 불만의 한마디를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자고로 니달리란 찢어발김으로써 그 존재가 부각되는건데."
  "누가 그러디."
  "내가."
  "정신병자같은 놈."

  별 말도 안돼는 헛소리라는건 내가 가장 잘 안다. 하지만 이렇게 '니달리는 찢어발기는게 답인 짜증나는 캐릭터다. 마치 티모와 같지. 아, 생각하니까 티모도 찢어발기고 싶네.'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무척이나 심화된다. 물론 난 그렇게 되고싶은 생각이 전혀 없기에 이따위 궤변을 지껄이는 것이다. 제발 이번 만큼은 내 손이 나를 배신하지 않기를 빌었다. 다른 누구에게 죽어도 상관없지만, 티모와 니달리에게만큼은 절대로 죽고싶지 않았다. 아 티모하니까 또 티모 찢어발기고 싶네.

-

  "이 나의 투창 맛좀 쬐끔만 보거라!"
  "
ㅇㅣ"(본 대사는 왼쪽으로 고개를 꺾어서 보셔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목운동 하는 셈 치고 고개를 꺾어주세요.)

  ...이게 내 기분이었다. 적의 땅굴에 심어둔 와드는 빠른 핑와 설치로 파괴되었고, 원딜은 니달리가 부쉬에 숨어서 던지는 창에 질려서 영 cs를 취하지 못하였다.

  "저... 서포터님, 죄송한데 와드좀...."

  아군 원딜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부쉬 역시도 점거당하는 바람에 시야와드를 박으면 당연하다는 듯 핑크와드가 설치되에 와드를 박살냈다. 그 바람에 나는 시야와드를 모두 소모해버리는 우(愚)를 범하여 시야와드가 전혀 없었다. 핑크와드를 박자니 라인이 밀려서 와드를 설치하러 갔다간 되려 내가 죽거나 살아남더라도 125 골드를 낭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하지만 니달리의 투창 짤짤이가 영 거슬리고... 설상가상으로 상대 원딜은 케이틀린이라 평타 짤짤이에 아군 원딜의 피통은 금방 거덜나버린다.
  와드도 박기 위험하고, 그렇다고 해서 라인을 밀어서 와드를 박자니 케이틀린&니달리 듀오의 위협적인 견제가 기다리고있다. 결국 라인은 아군 땅굴 안쪽까지 밀려있는 것이 보통인 상황인지라 서포터인 나와 원딜은 영원히 계속될것만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이 끔찍한 고통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외부의 개입이 시급하다. 그 사실을 가장 잘 아는 나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정글러님 봇에도 좀 와주세요."

  마침 레드버프가 젠 되어 도마뱀 장로를 도륙내려던 정글러 마스터 이는 봇라인의 도움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레드 버프를 뒤로하고 봇라인으로 향한다. 그는 자신의 레드버프가 상대 정글러인 리신의 손아귀에 넘어가지 않기만을 빌며 부지런히 뛰었다.

  철컹!

  젠장. 덫이 있었다. 마스터 이의 갱킹은 탄로났고, 적의 서폿과 원딜은 일제히 뒤로 도망치...지 않아? 어리석게도, 그리고 운 좋게도 적의 원딜 케이틀린은 맵리딩이 조금 늦었는지, 마스터 이가 삼거리를 돌아서 물가의 부쉬에 접근할때까지 cs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은 추오도 없다. 나는 재빨리 점멸을 사용하고 궁극기를 사용하여 적의 케이틀린을 아군 땅굴 부쉬에 처박아버렸다. 원딜 또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위해 궁극기와 구름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순식간에 3:1 상황... 케이틀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케이틀린은 이 한번의 실수로 아군의 베인에게 1킬을 내어주고 말았다.
  본인의 얕고 얕은 경험에 따른다면, 이런 상황에서 칭찬을 아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렇기에 나는 정글러에게 칭찬의 한마디를 날렸다.

  "나이스 갱킹, 마스터 이."
  "별 말씀을. 그럼 전 레드 챙기고 블루 드리러 가겠습니다."
  "예. 수고하세요."

  기분이 좋다. 라인도 어느정도 밀었고, 그리고 니달리는 지금 집에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이제 봇라인에 남은 사람은 오로지 베인과 나 뿐이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아군 봇 땅굴 부쉬에 핑크와드를 박았다.

  "...젠장. 핑크와드 시간 다 되서 사라졌네."

  기분좋음 취소. 다시 기분이 상했어.

-

  어떻게 내가, 아니 우리가 잇따른 한타에서 승리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와드 하나는 실컷 박고 실컷 지웠다는 만족감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남아있었다.

  "오라클을 4분인가 5분으로 줄인건 정말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준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낄낄."

  한타에서 대패한 적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단 하나 뿐이었다.

  "항복합니다."
  "수고들 하셨어요."
  "수고요."
  "다들 수고했어요."

  아군과 적군은 자신들의 아군과 적군에게 서로서로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씩 해주며 누군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리고 누군가는 찜찜하고 씁쓸한 표정으로 보라팀 억제기가 터지는 모습을 감상했다.

  "니달리님."

  전적창이 뜨고, 나는 상대편의 니달리에게 말을 걸었다. 니달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클라이언트 메인으로 나가기위해 움직였던 손을 잠시 멈추고 나의 부름에 대답하였다.

  "무슨...일이시죠?"

  나는 상대편 니달리의 칭찬 목록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명예로운 적' 항목을 클릭하며 말했다.

  "잘하셔서 명적 드리려고 말 걸어봤어요. 정말 잘하시더라구요. 와딩은 와딩대로 다 하고, 창은 창대로 다 맞추고... 섬뜩했다니까요, 하하."

  그 말에, 상대 니달리는 빙긋이 웃으며 내 말에 맞받아쳤다.

  "님도 꽤 잘하시더라구요. 저도 명적 드릴게요. 그럼 즐롤."

  그리곤 나갔다. 나는 니달리가 싫다. 무척이나. 니달리의 쿠거폼이 싫었고, 니달리가 던지는 창이 무척이나 싫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상대편 니달리가 무척이나 멋졌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