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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올립니다
게시물ID : poop_54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고파밥줘
추천 : 0
조회수 : 2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10 08:41:04
.............. 
그곳
                                      -이상국 

나무들도 엉덩이가 있다 
새벽 숲에 가면 군데군데 쭈그리고 앉아 
볼일 보는 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날 아침은 산이 향기로 가득하다 

내 사는 설악산의 엉덩이는 
얼마나 깊고 털이 무성한지 
내 그것과는 감히 견줄 수가 없다 
또 어떤 날은 미시령을 넘어가며 
달도 엉덩이를 보일 때가 있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고 섹시해서 
나는 어둠 속에서 용두질을 할 때도 있다 

모든 것들은 엉덩이가 있고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왔는데 
하늘은 발 딛을 때가 없으므로 
더러 구름이나 물새들을 보내거나 
오줌 소나기로 강을 닦아놓고는 
자신의 엉덩이를 비춰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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