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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참가자로서 평화시위 운운하시는 분들께 오유에 처음으로 글을 깁니다.
게시물ID : sisa_6253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일은프로
추천 : 12
조회수 : 486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5/11/15 21: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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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두에서 대꾸할 가치가 없는 글(일베 및 어그로)들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힙니다.
저는 총 세 개의 사안에 대한 집회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의 사안은 첫째는 철도민영화, 둘째는 세월호참사, 끝으로 국정교과서입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밝힐 것은 저는 교통을 방해한 적도 무력시위를 한적도 무력시위를 옹호한 적도 없지만
세월호 집회 때 도로교통법위반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모두 중대한 사안인 만큼 대규모 시위였습니다.
민영화는 특정한 세력의 이익이 국민의 공영보다 우선시 되었다는 점에서
세월호는 인간의 생존권이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정권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었다는 점에서 
국정화는 대한민국의 정당한 역사를 왜곡함은 물론 인간의 건강한 자유와 사상이
특정한 세력(반민족자, 친일파)에 의해서 거세된다는 점에서 반半국민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그 때 나머지 반半국민도 역시 분노했습니다. 그들은 다만 분노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그들은 다만 문제삼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반반에 대해서 뭐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진보 또는 보수, 좌 또는 우......
그리고 세 가지 모두 시위와 시위대는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키지 못했습니다.
전 국민적인 동의나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으므로.


순전히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데
특정한 이익이나 이익집단을 대변하는 시위가 아닌데도 시위대는 부당한 대우를 받습니다.
타락한 사회에서 부당한 공권력은 타락한 언론의 비호를 받고
시위대가 추구하는 자유, 정의, 민주, 인권 등의 가치는
같은 사회의 시민들에게도 결과적으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위대 외부의 시민들은 소음과 교통과 매출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심한 경우는 시위대를 향해 극렬한 메카시즘적 어구(빨갱이, 종북)를 쓰는 것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또 다들 잘 아시겠지만 소위 일컫는 반대시위의 참가자들(가스통할배, 어버이연합 등)은
비교적 헌법이 명시한 권리와 자유롭게 누림은 물론 부당한 지원까지 받습니다.


타락한 사회에서 순수하고 당위적인 가치들은
이를테면 자유, 민주, 정의, 인권 등은 그 단어의 기의 자체가 오염되어 우스꽝스럽고 낯 간지럽게 되고 맙니다.
자연스럽게 그것을 옹호하는 시위대도 우스꽝스럽게 되고 맙니다.
다들 너무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건 바로 우리 사회와 우리의 이야깁니다.


사실 여러분이 듣고 싶은 건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위에 참가한 경험과 사실 그리고 그 감상이 궁금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제 집으로 돌아온 이후 하루 종일 고단한 몸과 생각을 주무르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아직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또 그래서 조리있게 이야기 하지 못할 것 같긴하지만
더 늦으면 잊게 될까 두려워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부끄럽게도 시위에 참가한 경험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용기내어 이런저런 이야기를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몇가지 제언을 곁들일까 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모쪼록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 폭력VS평화.
어제 차벽 건너편에서 차벽 위의 전경들을 겨냥한 돌맹이를 비롯한 잡다한 비산물들이 날아들었습니다. 
더러는 벽 너머의 전경들에게 떨어졌지만 더러는 시위대를 향했습니다. 뒤늦게 시위대는 우산을 펴고 비산물을 막았습니다만
한 아가씨가 얼굴을 싸잡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적지않은 피가 손가락 사이로 베어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아저씨는 돌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함께 시위에 참가한 제 여자친구도 튀는 돌에 맞아 약지와 소지에 타박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경찰들이 소화전에서 살수차에 물을 급수하는 것을 저지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한 번은 시위대 한분이 급하게 커터칼을 구해서 호수를 절단해 막았습니다.
곧 다른 살수차가 왔고 또 우리는 인도에서도 내몰려 건물 내부까지 밀려났고 경찰은 소화전에 급수호수를 연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장면은 제가 최대한 조리있게 구성한 기억일 뿐입니다. 인간은 다만 기억한 것을 기억할뿐이라는 게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이 장면에서 제가 문제 삼아 대립시키고자 하는 단어들은 전경과 시위대, 돌멩이와 살수차 입니다.
기의가 오염되었지만 국어사전에 따르면 시위라는 것의 대표적 기의는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보임'입니다.
그러나 시위대는 고작 돌멩이등을 주웠고 전경은 전투경찰의 줄임말 입니다. 살수차와 진압복, 방패와 투구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전경들은 전원 장정들로 구성됩니다. 시위대는 여자와 아이, 노인들이 섞여있습니다.
시위대는 국민으로서 시위할 권리가 있고 경찰은 경찰이라는 조직에 속한 일원으로서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둘 모두 안전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압도적으로 안전한 입장에 있었습니다.
돌멩이가 머리 위나 어깨 위로 툭툭 떨어져도 표정하나 바뀌지 않았지만 시위대는 겁에 질렸고 피를 흘렸습니다.
그들 중 누구도 방패를 펼쳐 시위대를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우산을 펼쳤습니다.
이게 폭력이라는 단어의 기의를 만족하는 시위대라고 보십니까?
이게 경찰이라는 단어의 기의를 만족하는 경찰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지휘관에게 맹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여자와 아이까지 위험한데 왜 방패를 들지 않느냐고.
지휘관의 대답은 '위험하니까 집에 가시라'였습니다.
경찰은 먼저 국민을 보호해야합니다. 그건 당위입니다. 그게 일인 집단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세금으로 생활을 영위합니다.
지금 경찰이라는 조직에서는 시위대는 국민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히려 체루액을 뿌리고 도로에서 건물 안까지 시위대를 밀어냈습니다.
돌에 맞아 실신한 아저씨는 20분만에 도착한 경찰이 4인승 밴차량으로 실고 갔습니다.
지휘관에게 의료인은 들것은 어디있느냐고 소리쳤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작은 구급상자가 전부 였습니다.
그 마저도 응급조치보다 수습이 먼저였는지 현장에 두고 황급히 사라졌습니다.
아주 오랜 후에 전경 한 명이 다 짓밟힌 구급상자를 수습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2. 합법VS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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