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누군가에게 조금 하소연하고싶어 졌어요.
새벽엔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아무에게도 하지못한 말, 하고싶은 말들 쏟아내고 갈게요.
방은 따뜻한데 왜이렇게 손이 덜덜 떨리는건지...
서울에 살고있는 .25살 대학생이에요.
말만 대학생이지 2년다니다 휴학하고 집에서 2년째 시험공부 중인 공시생..
오늘 남동생에게 폭언과 욕설을 듣고 (다행이 이번엔 맞진 않았네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도대체 내인생이 어디서부터 꼬인건지... 울면서 생각하다..
봉인해뒀던 옛날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써요..
후련해지려고 쓰는 글인데 감정이 더 격해질까 두렵지만...
제가 살면서 난 불행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낙인찍었던 나이가 13살...이였어요.
태어났을때부터 절 할머니할아버지가 키워주셨어요 .
부모님이 맞벌이 하시니라. 바쁘셔서 주말에만 올라오시고 유치원 가기전까지 거의 시골에서 살았던거 같아요.
갓난애기였을땐 할머니가 포대기에업고 밭을 매고. 걷기 시작했을쯤엔 혼자 비닐하우스 놀고 했던거 같아요.
왜 좋았던 기억인데도 이렇게 눈물이 나는건지..
서울에서 부모님과 살면서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정말 친구가 단한명도 없었어요.
그땐 사실 친구가 뭔지도 잘 몰랐던거 같아요.
그냥 혼자에 너무 익숙했던건지 내 또래의 누군가가 말을 걸면 얼굴이 빨개져서 대답도 잘 못하고 어버버...
불쌍해서 그랬는지.. 남자애들이 저랑 참 많이 놀아 줬었어요. 놀이터에서도 항상 남자애들이랑 뛰어 놀고
그땐 너무 어려서 왕따?라는것도 모르고 마냥 재밌게 유치원을 다녔던거 같아요.
그렇게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유치원때 놀던 남자애들은 저랑 놀아주지도 않고.
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초등학교 4년동안 먼저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본적이 거의 없었어요.
부모님이야 늘 바쁘시고 남동생이 어려서 저한테 신경을 못써주셧기때문에..그리고 방학땐 항상 시골에 가있어서
전 혼자 등교하고 하교할땐 동생이 있는 어린이집에 들려 동생과 손을 잡고 같이 집에 가고..
동생이랑 나이가 4살차이가 나는데.
엄마가 동생 태어나고 나서 저에게 가장 많이 했던말이.
엄마가 없을땐 니가 엄마니까 동생을 잘 돌봐주어야 한다고.
어렸고,외로웠고..그래서 동생을 제가 참 많이 좋아했어요.
그러면서도 나는 할머니집에 맡기면서 동생은 직접키우는 부모님께 조금 서운하기도하고..
애정결핍이었는지 착한아이컴플렉스 였는지..
어른들에게 이쁨받고 싶어서 일부러 인사도 깍듯이하고.하기싫은 일도 웃으며 열심히 했네요.
칭찬받는게 너무 좋아서. 아 어른들은 착하게굴면 사랑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더 착한척,어른스러운 척 하면서..
아버지한테도 사랑받고싶어서.. ..날 죽도록 때려도 ..반항한번 못해보고..
저희 아버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적+다혈질성격이신데 밥먹을때 투정부리거나 말대꾸하면 바로 밥상 엎고
제 멱살잡고 이리저리 끌고 댕기시고 뭐..그런 분이시요
한번은 7살땐가 이빨닦고 사과를 먹으면 맛이없잖아요..그래서 사과 맛이없어요 라고 말하니까
제 얼굴을 큰 손바닥으로 내리치면서 맛없으면 뱉으라고..,,그러면 저는 죄송해요 아빠...
초1때 받아쓰기 80점 맞아왔다고 신고있던 쓰레빠로 제 얼굴을 ..참..많이도 갈기셨죠..쌍욕과 함께..
엄마도 처음엔 보호해주시다가 어느순간부터 그러려니 하시더라구요..
옷 벗으라고 하고 속옷만입히고 골프채로 때린다거나 머리끄댕이잡고
벽에 던진다든지.. 아침마다 머리감고 말리던 젖은 수건으로 싸대기 맞고..
이유는 아주 사소한것들이요 밥상앞에서 표정구겼다고,우는것도 아니고 울기미가 보이면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끓고 다니셨어요.
이런 무서운 아버지 모습때문에 더 주늑들고..늘 땅만 쳐다보고 다니고..
그러다가 초등학교 5학년때 아주 친한친구가 생겼어요 .그앤 전학생이고 전 친구가 거의 없었기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졌고
서로의 집에서도 재밌게 놀고 ..그 친구덕에 참 성격이 많이 밝아졌었는데..
그러다..초6학년때
그냥 아무렇지 않게 학원간 친구를 기다리며 쇼파에 앉아있는데.
친구 오빠가 보여줄께 있다면서..잠깐 와보라고 하더군요.. 친구오빠 방에 컴퓨터가 있어서 아 뭐 게임같은거 보려나보다 하고.
아무 의심없이 쪼르르 달려갔더니
들어오자 마자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던지더니 .. 내가 너무 멍청해서..그렇게 멍청하게 아무말도 못하고 당하기만 했네요.
그냥 도망치듯 뛰쳐나와 집으로가서 샤워를 했어요 . 정말 뜨거운 물로 ..온몸이 빨개지는데도. 뜨거운물로 씻어야 할꺼 같아서.
그렇게 몸을 타월로 빡빡 밀고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침대에 누워 잠을 잤어요. 한낮이였는데 15시간 정도를 자고 다음날 깨서.
아무렇지도 않게 밥먹고 학교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친구랑 대화했어요.물론 그친구집엔 가지 않았지만
그냥 잊으면 잊혀지는건줄 알고 그일에 대해서 생각자체를 안했어요.
하필 중학교 배정이 그새끼가 다니는 학교에 배정되고.
같은 학교에 배정됬다는걸 안 순간부터 매일매일 악몽을 꾸고..
한번은 가족들이랑 밥을 먹는데 저도 모르게 비명을..제가 제 비명소리에 놀라서 울고..
이상한건 엄마아빠한테 말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는거...단 한번도..지금까지도..그래요
그렇게 그 중학교에 입학했는데..그 새끼는 쉬는시간마다 1학년 복도에 내려와서 꼭 저희반앞을 지나가더군요..
어쩔땐 저희반 뒷문으로 빼곰히 내가 있나없나 확인하고
미친새끼.
그리고 그새끼가 학교에.. 절 자기가 따먹었다는 식으로 소문을 내서..
진짜 제가 복도지나가면 여자선배들이 걸레다걸레..
이러면서 손가락질 하고... 남자들이 다 구경하러 맨날 저희반에 찾아오고...학교끝나면 저 꼭 불러내서 욕하고,심부름시키고..
진짜 죽고싶었던건. 담임선생님한테 힘들게 울면서 말했는데..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아무일도 아닌것처럼..말했던거 잊을수가 없어요.
그러다 중1 2학기에 이사를 가게되면서 학교도 전학을 가고 .. 그때부터 고3때까지 가면을 쓰고 살았어요.
아주 열심히.
난 깨끗해.난 당당해,난 착해,
스스로를 쇄뇌시키면서 일부러 더 밝은척하고,
부모님,선생님말엔 순종하면서
난 아무렇지도 않아....
이렇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진심으로 밝고 따듯한 사람이 될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면을 만드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
내 인생에 내가 없는거 같아요 꼭 다른사람의 인생을 대신 맡아서 사는 기분,
그러고 보니까 중1~고3 시절에 내가 어땟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세히 기억이 안나요.
최근 기억인데도.. 그냥 찢겨진 페이지 처럼 비어있는 느낌
아... 고2때 딱 한번 동생한테 개패듯이 맞고나서 ,엄마한테 울면서 빌었던건 기억나네요..
"엄마 나 죽고싶어..너무 힘들어..정말 너무 죽고싶어."
"투정 부리지마."
"...죄송해요.."
근데..엄마 나 투정부린거 아니에요
살려달라고 나좀 도와달라고 ..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번 소리쳐 본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