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없었으므로 음슴체를 써도 될 것 같음.
때는 가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금토일 야간 근무를 서던 어느 날이었음.
신형 전투복에 베레모라고 하던가? 아무튼 새로운 모자를 쓴 육군 일병 한 사람과 해군인지 공군인지 모를 복장을 입은 상병 하나가 보무도 당당하게 내가 근무하는 cu 편의점으로 들어왔음.
어세오세요라고 하면 싫어, 천천히 갈 거야- 라고 하는 손님이 있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인사를 건네고 두 사람을 관찰했음.
계급도 그때 봤고. 아무튼 일병과 상병으로 계급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친한 친구처럼 보였음. 본인은 육군 병장으로 민간인으로서 휴가 나와서 친구와 함께 한 잔 하려는 군인 아저씨들이 마냥 흐뭇했음.
캔맥주 몇개, 과자 안주류 몇개, 1.5L 음료를 집어든 아저씨는 이내 군인 월급으로는 엄두도 못 낼 양주(3만 좀 넘는)도 한 병 집어들고 카운터로 왔음.
그리고 당당하게 제게 물었음.
"서비스 없어요?"
물론 편의점에 그딴 게 존재할 리가 없음. 일병 친구가 편의점에 그런 게 어딨어 이랬지만 공군인지 해군인지 모를 아저씨는 마냥 해맑았음. 평소 군인들이 외박을 나오거나 휴가 나온 것을 보면 괜히 흐뭇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던 본인은 까짓거 선심을 베풀기로 했음.
"서비스는 드릴 수 없지만 제가 음료수 하나씩 사드릴 수는 있어요."
까짓거 캔음료 하나씩 사줘 봤자 2000~2500이니 고생하는 아저씨들에게 충분히 사줄 수 있는 범위라 생각했음. 아무튼 군인 아저씨는 신나서 음료수를 집으러 갔고, 나는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봤음. 그리고 그 아저씨가 집어온 음료수는 오렌지 1.5L 가격은 4500원.
이 자식이.
순간 웃는 마스크에 금이 갈 뻔 했지만 난 웃으며 말했음.
"이거 하나에 제 시급이네요 아저씨."
이러니까 여전히 웃길래 말해줬음.
"근데 아저씨들은 이거 하나 사려면 하루 종일 시달려야 하죠? 수고하세요 ㅎㅎ"
아무튼 그렇게 아저씨들을 떠나 보냈음.
쓰고 나니 별 재미 없네 에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