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었는데요.
이게 혼자서 하는 일이라서 잘 알아야 하는데, 에.. 처음 일하시는 분이 오셔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교육은 저와 둘이서 나란히 앉아서 제가 하는 걸 보고, 이어서 직접 해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어쨌든, 교육받는다고 담당자분과 함께 왔는데, 제가 먼저 인사를 해도 인사를 하눈둥 마는둥 했었습니다.
저는,
'아, 내가 한참 오빠 같은데.. 좀 싸가지 없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배우는 입장인 사람이었기에 열심히 가르쳐주었습니다. 근데, 가르쳐주는 내내 표정이 .. 인상을 팍 쓰고,
눈썹 사이에 내 천(川)자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불쾌해진 저는,
"아, 뭐 문제 있나요??" 했지만,
"아뇨, 계속 말씀하세요." 라고만 대답하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표정이 거슬려서,
'내가 면도를 하루이틀 안 해서 지저분해 보여서 그러나.. 그래도 초면에 너무하네..' 라고 생각이 들어서,
"저.. 어디 아프세요?" 했더니,
"아... 몸이 좀 안 좋아요." 라고 모기 날아다니는 소리로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몸살이라는 건가, 뭐지.. 싶다가 어느 정도 가르쳐주고 정리된 상황에서 불현듯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눈치가 빠른데, 왜 인상쓰는지 알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거기가 1,2층에 있는 곳도 아니고, 약국도 꽤 거리가 있어서 약 사올 수 있는 상황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 불쾌하게 생각할지 몰라서 물었습니다.
"사무실 가서 약 좀 있냐고 물어보고 올까요?" 했더니,
"네......" 정도로 나지막하게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사무실로 가서 두통약 좀 있냐고 물었습니다. ... 평소에 다른 말도 잘 안 하는데, 갑자기 두통약...;;;ㅋ
조금 이상할 상황이긴 했지만, 제가 머리가 좀 아프다고 했죠.
근데 웬 걸... 두통약은 다 먹고 없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어떡할까 하다가.. 옆 사무실에 들어가 일면식도 없는 분들께,
"두통이 심해서 그런데, 혹시 두통약 가지신 것 좀 주실 수 있나요?" 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두통약을 얻을 수 있었고, 받아온 두통약을 그 분께 주었습니다.
처음엔 계속 인상쓰고 있었지만, 한 두시간 지나자, 컨디션이 괜찮아 보이더군요.
표정이 좋아진 걸 보니, 쓸 데없이 오지랖 떤 건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마무리
1줄요약 : 아픈 1인에게 펜잘을 구해와 제공하여 고통으로부터 위기탈출 넘버원.
추신 : 맘에 들어서 찝적거린 거 아닙니다. 마른 여자분이셨고, 저는 마른 여자 안 좋아합니다.
바라는 바 : 막상 당사자가 아파서 제대로 고맙단 말을 못 들었습니다. 여기서라도 속시원하게 들어야되겠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