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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
게시물ID : today_62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고의낭만
추천 : 6
조회수 : 1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9/11 22:10:12


'역행'

가끔, 역행을 해요.
이 복잡한 생각과, 말도 안 되는 숫자들이 나를 잡아먹기 이전의 순간들로. 거슬러 올라가 보려고 용을 써보죠.

숫자, 숫자는 중요해요.
나에겐 별로예요.

수는 좋아하지만 숫자는, 글쎄요,

나는 무엇에 쓰이고 있을까요?
어떤 게 나를 잡아먹게 두었을까요.

자주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대체로 어둡죠.


아는 사람과 오늘 대화 중에 이런 말이 나왔어요.
'그 친구 엄청 밝던데요. 함께 있기가 좋아요.'
상대가 대답했어요.
'원래는 그 밝음이 천장까지 닿던 친구예요.'

맞아요.

그 밝음, 다 어디로 갔을까요.
밝음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세상보다 밝게 태어난 우리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세상에 눌려만 가요.

친구가 밝음을 잃어버리면 함께 되찾아주라고 가르쳤지만
세상은, 그에게 조금 남은 것마저 빼앗아 친구의 피를 말리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게 생겨먹었어요.

지금의 나는 이런 세상을 보도록 강요당하고 있어요.
이조차도 무척 폭력적이고 병마저 병에 걸릴 것 같은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믿어요.

살아있음의 값짐으로 말미암아 지지 않을 거예요.

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상대를 기어이 쫓아가 그 허벅지를 칼로 찌르고 마침내 피를 보고서야 안심하고 앞서 달리는 사람이지도 않을 거예요.

추하게 앞서가는 것보다는 멍청하게 처지겠어요.

열심히 달려가세요. 저는 그럼,
마저 역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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