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상이 뚜렷하다 불과 재작년까지 그런 사람이 나에게 오기를 기다렸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건 작년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내가 스케치인 상태로 액자에 꽂히기를 기대하는 건 너무 도둑놈 심보니까 적어도 내가 펜선이라도 그려져 있어야 색을 채워 넣기도 편하고 좀 더 확신을 갖고 색을 채워나갈 수 있다 오늘 나는 연필 스케치에서 펜선을 따려다가 전에 했던 실수때문에 살짝 좌절했다 어차피 여기서 하나라도 잘못 그으면 다 무르고 다시 그려야하는데 내가 여기서 검은 펜을 들어도 되는 걸까 근데 그냥 그어 나가기로 시작했다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상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냥 그어 나가는 것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것 살면서 한 번이라도 후회 없는 성과를 이뤄내는 것 스스로를 믿는 것 어느 상황에서라도 중심을 놓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