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IMF가 대통령에게 제안했다죠. 단기유동성지원프로그램(SLF)란 게 있는데 거기서 우리나라가 돈 좀 갖다 쓰는 게 어떻겠냐고.
아마 IMF도 답답했나 봅니다. 지금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름 세계무역의 안정된 확대를 목적으로 창설되어 외환시세 안정 등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예전에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좀 거칠게 다뤘더니 다들 겁을 집어먹어서 상황이 안 좋아도 쉬쉬하고 도와주려고 해도 다들 손사래를 치니 말이죠. 지금같이 전 세계 시장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하나가 쓰러지면 다른 나라들도 연쇄적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높아 상황이 살짝 안 좋을 때 재빨리 손을 써야 하는데 다들 싫다고 하니까. 그래서 좀 상태 괜찮고 기초체력 튼튼한 나라들(그러니까 확실히 돌려받을 수 있을 만한 나라들이겠죠)한테는 별다른 조건 없이 빨리 돈 마련해 주겠다고 나오는데도 다들 그래도 싫다는 거죠.
그 다음은, 과감하게 글은 썼지만 저도 경제분야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IMF의 단기유동성지원프로그램에 대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와, 그 기사를 풀어 놓은 어느 블로그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1. A quick fix - The IMF's new scheme to help emerging economies weather financial turmoil
http://www.economist.com/finance/displayStory.cfm?story_id=12537461&source=features_box_main 2. IMF 입학시험 - http://skynet.tistory.com/326
다시 제 글로 돌아와서,
이미 거절한 모양이니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게 큰 의미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론 저 돈 갖다 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져다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220억 달러, 그리고 IMF가 단기유동성지원프로그램 용으로 만들어 놓은 돈은 9월 현재 2250억 달러입니다. 기사에 나오길 한 이머징 마켓의 financial gap을 대략 90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하니,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나중에 좀더 급해져서 찾을 때는 그 돈 없을지도 모릅니다. 준다고 할 때, 그리고 우리 상태도 크게 나쁘지 않을 때 미리 받아놓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들 "유동성" 위기라고 합니다. 경제의 기초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여기저기 굴리다 보니까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데 돈이 다 당장 회수할 수 없는 곳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번의 한미 통화스왑이나, 예전에 정유사들에게 제안했었다는 거래(http://todayhumor.co.kr/board/view_temp.php?table=humorbest&no=216687)나, 이번 IMF의 단기유동성지원프로그램이나 모두 급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IMF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상태를 건전하게 보고 있으며, 조금만 도와주면 금방 회복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사(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08111612192727425&linkid=20&newssetid=455&from=rank)에서 어느 기획재정부 고위관리자가 밝힌 거절의 이유 ㅡ 한국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어 선진국들 가운데 IMF 단기대출을 받는 사례가 생긴 후에야 이 문제를 검토할 여지가 있을 것 ㅡ 는 의미심장합니다. 당장 급하니까 받고는 싶은데 덥석 받았다가 지난번 미국산 쇠고기 꼴이 될까 두려워서 차마 받지 못했다는 말로 보입니다. 정말 필요없어서 거절한 것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