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바지니 지음 / 정지인 역 / 한겨레출판 / 2007.02.09 / 정가 13,000원
사색하는 철학자이기 보다 대중과 숨쉬는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작가의
철학서적을 인용한 재미있는 예시와 해설이 멋진 책입니다.
보통 철학이란 배고픈 학문이며 현대문명의 세태와 동떨어진 학문으로 간주할 수 있으나
여기에서 다루는 인문사회학, 정치외교, 의학, 법학, 인류학, 심리학, 예술, 천체 및 이론 물리학, 신학과
기타 근미래에 일어날 법한 다양한 논제와 역설을 철학 또는 논리학의 범주에서 다양한 접근을 요구하며
작가 역시 그러한 방향으로 시각이 유도될 수 있도록 필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어
철학이 최소한 모든 학문의 태동이 되었다는 명제를 뒷받침 해주고 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딜레마인 '죄수의 딜레마'를
좀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부부의 딜레마'로 각색하기도 하며
'달은 치즈로 이루어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모짜렐라 치즈다.'
'위작이 원작보다 훌륭하거나 그 만한 가치를 지닌다면 위작의 평가절하가 합당한가?'
'한번도 얼음을 보지 못한 다라 굽타가 얼음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옳다'
등의 얼핏 생각하기에 당연하리만큼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진지한 딜레마로
변모하는 것을 지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는 어떤 명제에 대한 ' 그것은 - 이다. ' 식의 해석을 설파하기 보다
' 그것은 - 일까? ' 의 의문을 한번 더 던짐으로써 독자 스스로 딜레마를 마주해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작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딜레마.
작은 시간을 내어 조금씩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