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생물체의 진화과정을 설명해보리라.. 했지만
이내 이게 얼마나 벅찬 작업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는 바도 적고, 찾아봐야할 자료도 많고.. OTL
아무리 제가 할일없는 캐백수라지만, 이건 너무 힘들더라구요.
해서 주제를 확 축소시켜 소위 말하는 대진화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려 합니다.
(이것으로 용서해주세요 ㅡㅜ)
주제를 좁혔음에도 글이 길어져 대진화를 또 2편으로 나눕니다.



대진화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으실 분들을 위해...
대진화란 개념은 대충 이렇습니다.
한 종(species) 내에서 변이가 일어나고 진화하는건 소진화,
한 종이 전혀 다른 종으로 진화하는 것은 대진화.
대략 이러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조금 관심있는 분들은 이런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현대의 진화론은 소진화는 설명할 수 있지만, 대진화는 설명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대의 진화론은 대진화에 대한 '그럴듯한'설명을 해내고 있습니다.


먼저 '종'에 대한 개념을 잡고 들어가야 하는데요.
보통 '같은 종'이라 함은 이런 의미로 많이 받아들입니다.
"교배(스.. 스셲!!)해서 생식능력이 있는 자손을 만들 수 있는 부류들"
흔히 알고계신 예로 '라이거'가 있죠. 
사자와 호랑이는 유사한 계통이지만 다른 종이기에
자손은 나올 수 있어도 그 자손이 생식능력이 없다.  (같은 예로 노새도 있습니다.)
이를 '생물학적' 종의 개념이라고들 합니다.

또다른 종의 개념으로는 '계통분류학적' 종의 개념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화석과 연계해 골격계 등 생물의 형질(=외부모습?)이 유사한 것끼리 묶어 분류했는데
유전학이 발달함에 따라서 DNA 염기서열의 유사성, 차이점에 따라 종의 분류를 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러 생물학 관련 분야에서 쓰이고 있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은 
역시 '생물학적 종의 개념' 입니다.
그러나 이 생물학적 종의 개념에는 몇가지 구멍이 있습니다.

1. 대장균들과 같이 무성생식을 하는 종들에 대한 분류가 불가능 하다.
(무성생식은 말 그대로 교배할 일이 없는 것이니까요)

2. 분류학적으로는 DNA 염기서열이 달라 엄연히 다른 종인데도 불구하고
교배를 했을 때 생식능력을 지닌 후손이 나오는 종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주로 식물들에서 많이 보여진다고 하네요.

3. 진화의 과정에서 선조세대와 현재 후손이 같은 종으로 유지되었는지,
다른종이 되어버린건지를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종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교배를 해봐야하는데..
수백,수천년전에 죽어없어진 선조와 교배해 자손이 나오는지는 
실험적으로 해볼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 DNA 염기서열에 근거해 종을 분류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는 DNA에 의한 계통 분류가 아닌 형태학적 계통분류만을 배웠으니까요.
인간게놈프로젝트도 2003년에야 완료했으니.. 정말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죠.


여전히 '생물학적'인 종의 개념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눈에 확 보이며 이해하기 쉽다라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위와같은 단점들 때문에, 
그리고 보다 정확하고 확실한 종의 진화 - 생명체가 가진 정보의 변화 - 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DNA를 기반으로한 종의 개념을 채택해서 설명해야만 합니다.

이제 종의 개념을 'DNA 염기서열이 다른 부류들' 이라고 잡고 
다음 글에서 부터 대진화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혹, DNA 염기서열은 세대마다 변할 수 있는데 그럼 매순간 새로운 종이냐? 
라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에대한 대답은 '공통적인 염기서열의 정도' 에 따라서 분류하는 것이라고
두리뭉실하게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분야-계통분류학-에 대해서는 제가 별 관심이 없었고, 아는바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DNA 염기서열을 통한 종의 분류 기준을 아시는 분의 부가설명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