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수능 성적이 좋지 못할 것 같은 수험생들에게..
게시물ID : humordata_489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be
추천 : 12
조회수 : 15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8/11/18 12:04:32
(짤방은 세스코의 멋진 답변) ※주의 : 스크롤의 압박이 심할겁니다. ^^; 시험이 끝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점수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지요? 나만 빼고 남들은 다 잘 본 것 같고, 이러다 나만 대학 못 가는 거 아닌가 싶고.. 부모님께 눈치 보이고, 친구 보기 쪽팔리고... 그런 친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랜만에 키보드를 두드려 봅니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리다 보니 올해도 여지없이 성적 비관 자살 사고가 있더군요. 그걸 보고 처음엔 화가 났어요. 그 죽을 용기로 왜 한 해 더 하지 못했냐고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 가슴에 대못박아 가면서 왜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했냐고 심하게 꾸짖어주고 싶었습니다. 그 친구랑 일면식도 없지만 너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워서 화가 났어요. 그런데 제가 아는 분이 제게 그러시더군요. 그건 화를 내야 할 일이 아니라 미안해 해야 할 일이라고. 하위권 대학에 들어가면 하위권 막장 인생을 살게 된다는 그런 분위기를 만든 사회의 책임이고, 어른의 책임이니까. 그런 사회가 된 건 제 책임이 아니지만, 그래도 바꿔야 할 책임이 있는 어른으로서 그 학생들에게 미안해 해야 하는 거라고. 그래요.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화가 났지만, 정말 화를 낼 일은 아니더군요. '좋은 성적'에는 칭찬과 따스함을, '나쁜 성적'에는 질책과 꾸중을 주는 선생님, 부모님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네요. 실제로 꾸중들어야 할 건 '나쁜 성적'이 아니라 '노력하지 않았음'인데도 말이지요. 만약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면 그래도 그 친구들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물론 부모님들이 성적이 좋지 않다 꾸중을 하신다고 해서 여러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바보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요. 단지 표현이 격했다 뿐이지, 결국 내 자식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셨다는 건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멍청한 사회 분위기를 방치한 어른 중 한 사람으로서 사과할게요. 그래서 더욱 더 이 말을 들려주고 싶어요. 이제 한달 반 후면 스무살, 법적으로는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성인이 될 여러분들에게. 아직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잖아요? 수능 성적이 좋지 못할 '것 같은' 것이지, '못하다' 가 아니라고요. 내 성적이 좋지 못하면 남의 성적도 그리 썩 좋진 않아요. 저는 이해찬의 공격을 직격탄으로 맞은 02학번이랍니다. '수능 안 보고도 대학 갈 수 있다'는 기자들의 와전된 보도로 같은 학년의 수많은 학생들이 헤벌레 놀았지요. 물론 내신보다 수능이 더 잘 나오던 제게는 '있어선 안될 일'이었습니다만..; 어쨌든 수능을 보고 가채점을 해보니 이건 뭥미? -_- '아, 이제 내 인생도 막장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날 저녁부터 뉴스에 열심히 보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유난히 어려워진 수능으로 평균이 10점정도 하락 예상.' 그 10점이 다음날 20점이 되더니 그 다음날은 30점, 그 다음날은 40점. 뚝뚝 떨어지더군요. 실제로 채점이 끝나고 결과 발표가 났을 때 30점정도 평균이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01학번의 수능이 너무 쉬웠고, 02학번의 시험이 그에비해 확 어려워졌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 놀라울만한 점수차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어쨌든 그 전해 수능 성적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똑같이 본 수능으로 다 똑같이 적용 받아서 가는 거니 딱히 더 불리할 건 없었지요. 결국 3월 초 모의고사 성적과 비슷하게 나온 점수를 가지고 대학 지원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들 성적이 예상보다 낮았던 탓에 하향지원이 주를 이루더군요. 그 바람에 배치표보다 20점이 낮았던 학교에 추가 1차로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입니다. 예상보다 낮았던 점수로 충격받았을 때 남들도 똑같이 충격받고 있어요. 배치표보다 20점이나 낮은 학교에 지원했는데도 떨어져서 실의에 빠져있었지만 추가 1차로 합격했잖아요. 본격적인 입시는 추가 1차부터라고 할 만큼 여분의 기회가 더 남아 있지요. 아직 좌절할 때가 아니에요. 논술 준비하세요. 면접도 준비하시고요.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찾아 준비하세요. 뚜껑은 열리지도 않았고, 본격적인 양념은 들어가지도 않았지요. 누가 더 좋은, 맛있는 양념을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만찬이 될 수도 있고, 개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정말 최후의 최후에만 기억하세요. 그 모든 준비를 다 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이를 악 물고 내년을 준비하세요. 수능이란 건 평생 단 한 번만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에요. 평생 몇 번을 보아도 아무 상관 없는 시험이지요. (그렇다고 평생 보란 소리가 아니에요. -_-;) 80세의 하루는 일년과 같지만, 20세의 일년은 부담 없는 시간이지요. 한 해 더 투자해서 더 좋은 대학 간다고 생각하고 좌절따윈 저 멀리 던져버리세요. 재수생, 서러울 것 같지요? 합격하는 그 순간 그 서러웠던 시간 조차도 추억이 됩니다. 되레 더 값진 경험이 될 수도 있어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세요.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할 때 수백번의 실패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기자가 물었지요. 그 수백번의 실패를 어떻게 견뎠냐고. 에디슨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수백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수백번의 시도를 했을 뿐이다." 여러분들은, 아직 단 한번의 시도를 했을 뿐입니다. 아직 마무리 되지도 않았고요. 끝까지 최선을 다 하세요.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고, 기회는 노력하는 자에게 열려있답니다. ^^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