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노무현은 자신을 감시하던 안기부 직원에게 광중항쟁 비디오와 노동 운동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강의하기도 하였다. 안기부 직원 이화춘은 이러면 우리가 당신을 잡아가야 된다면서 오히려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노무현은 안기부 직원들에게 민주, 노동 운동 관련 비디오 자료들을 태연히 보여주었다.
안기부에 들어와 8년 동안 미국자료를 수집하는 내근 업무만 하던 이화춘은 85년 5월 안기부 부산지부로 파견되어 법조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전임자는 4명의 문제아 변호사가 있다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말했다. 노무현, 문재인, 김광일, 이흥록......
인사차 찾아간 이화춘과 점심을 같이 하던 노무현은 4시간 동안 노동, 학생 운동 등 시국을 논했다. 8년간 미국 자료만 들여다봤던 이화춘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노무현은 "당신같이 무지한 정보요원은 처음 봤다. 당신 큰일났다."고 걱정했다. 이씨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자 노변호사는 교육을 받아야겠다며 밤에 집으로 오라 했다.
"광주 항쟁 비디오를 보여주더군요. 일어서려는데 노변호사가 소설가 황석영씨가 집필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란 광주항쟁 기록집을 주더라구요"
-이화춘의 회고-
노무현이 보여준 자료들을 보고 안기부 직원들은 당황해한다. 이화춘 등은 "이러면 내가 당신을 잡아가야 한다"며 뿌리치자 노무현은 "나중에 잡아가더라도 일단은 읽어보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노무현은 전화를 걸어 독후감을 물었다.
이화춘은 "광주사태 참혹상에 충격을 받아 밤을 꼬박 새웠다."고 회고한다.
이화춘과 안기부 직원들은 노무현과 문재인 변호사가 같이 운영하는 '노동문제연구소' 겸 변호사 사무실을 출입했다. 사무실은 늘 학생, 노동자로 붐볐다.
그와 노무현은 이후 서로의 애환을 챙기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출처:엠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