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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라는거...
게시물ID : gomin_836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할매님
추천 : 0
조회수 : 36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9/14 10:53:48
안녕하세요..
 
폰을 바꾸면서 오유를 알게되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자기전에 누워서 베스트게시물을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않는 ㅋㅋ 눈팅족이었어요.
 
그러다가 가입을 하였고, 오늘 처음으로 용기 내어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37세.. (실제로는 30살 정도로 보네요....-자뻑!!)인 직장다니는 아줌마입니다.
 
아들은 12살..
 
남편연세는 45살.. -- 
 
저는 7월초에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결혼과 동시에 우울증이 생겼던것 같아요.. 마냥 우울하다, 슬프다. 그런 감정들의 연속이었고.
결혼을 하면서 잘 웃던 제가 무표정해지고.. 남편에게 길들여지다보니,, 제 자신을 잃어간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스트레스였나봐요.
그나마 직장생활을 계속 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 상태보다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유에 어떤 님 게시글을 보니 우울증환자에게 더 위험한건 치료 초반이라는말.. 치료하게되면 자살을 더 생각하게 된다는 말..
정말 와닿더군요.
 
진단 받기 전 2-3달은 정말 미친년처럼 혼자 있을때 많이 울었어요.
출퇴근 운전하면서나, 식구들 다 잠든 밤에 혼자 잠이 안와서 눈 멀뚱 뜨고있을때나....
 
정신과 상담을 시작하는데, 선생님과 한 30분 정도 대화를 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왜 내가 여기 앉아있지? 나는 내가 왜 우울한지 다 알고있잖아! "
자신은 알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상태가 좋아질지도 아마 알고있죠.
 
근데요.. 저는 주위사람들에게 제가 우울증이라는걸 너무 알리고 싶었어요.
저는 남편의 무관심이 우울증에 한 90% 이유거든요.
남편은 카톡도 안보는데 저는 카톡 프로필을 막 수시로 바꿔요.. 심각한 대화명과 함께.
그리고 카카오스토리.. 남편은 안하는데 저.. 막 친구공개로 심각한 사진 글들 올려요..
그러면 친구들이 댓글 달아줘요.. 힘들지.. 기운내.. 하면서..
근데. 저는 그런 관심들이 막 귀찮아요..
한사람! 제가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그 한사람이 알아주길 바라는건가봐요.
 
그래서 저 미친년 짓하는거 같아서 카스 카톡 탈퇴했어요.
그리고 카톡으로 막 달콤한 말 했던 남자애들.. 끈적거리던 애들 다 끊고 전화 안받아요.
저한테 좀 관심 갖아주면 그게 막 또 좋아서..헤헤거리고 그랬어요..
 
근데 지금 카톡 끊고, 걍 폰은 오유만 보는 폰~ 가족들하고만 전화하는 용도.. ㅎㅎ
 
그러다 저 며칠전에 일 쳤어요..
남편하고 무슨 얘기하다가 제가 하도 열이 받고 저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길래...
남자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죠? 사회적 지위 체면 의무.. 이런것만 생각하고..아픈나는 생각도 안해주길래..
수면제2알하고 항우울제 6알 먹었어요..
근데 남편한테는 수면제 10알 항우울제 10알 먹었다고 뻥침...
술 취한것처럼 몽롱하고 혀가 꼬이고..그상태서 2시간은 울면서 말했는가봅니다...
2시간 정도 후부터는 필름 끊기고..
그담날 회사 출근해서 오전까지 기록이 없습니다. 제머리에..
 
그렇게 생쇼를 하면서 나 죽는다고 울고불고했는데...
그날을 기억못합니다 남편이.. ㅋㅋㅋ그양반도 술 취했었거든요.. ㅋㅋㅋ 아놔~
 
그래서 저 또 다시 다짐합니다..
우울증 약 먹으니까 더 의존하게되서.. 짐 안먹은지 2주됬고 약만 모아놓고 있거든요..
결혼하고 나서 저녁밥 안차려주는 여자는 진짜 나쁜년이라고 생각해서.. 저녁에 퇴근후에 친구도 잘 못만나고 회사 집만 왔다갔다했는데.
이제는 저녁상 차려주는거 알아서 먹으라고 하려구요..아들도 이제 지가 차려먹을 나이 됬고..잘 차려먹습니다 또...
 
아 자꾸 글이 산으로가네.. ㅎㅎ
 
제 같은 경우는 그러네요.
옆에서 제아무리 힘내라.. 해도 걍 지나가는 아무나 해줄수 있는말로 들리거든요..
 
본인의 다짐이 젤 중요한것 같아요.
 
저는 틈만나면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잠만 잤는데..
이제 틈만 나면 집 근처 공원으로 헬스장으로 다닐라고요..
그리고 회사 직원들하고도 퇴근후에 맥주 한잔 하는 여유 갖고요.
주말에는 아들하고 전처럼 데이트도 자주 하고요.
 
이래도 마음이 좋아지지 않음.....
 
안좋아질수가 없을것 같네요..^^
 
지나가는 1인이 우울증 가슴아픈 병으로 인해 고통 받는 분들에게 말해요.
 
다시한번 마음 다잡으시고 쉬운거 하나부터 바꿔봐요 우리..
 
아... 또한가지..
남편하고 아들 관계가 상당히 안좋아요..
제가 말은 안했는데도.. 아마 영향이 아들한테도 갔는지 지 아빠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요즘 아들이 롤에 빠져있는데 저보고 같이 하자고했어요.
둘이 같이 온라인 겜 종종했었어요...
제가 렙업 해주고 지는 그거 가지고 놀고...ㄷㄷ
근데 롤 하자길래..엄마 이제 롤까지 하게되면 큰일난다... 그래서 못하겠다 ㅋㅋ 했는데.
그 목석같은 아저씨.. 애 아빠가 회사에서 롤 깔았다네요.. 아들하고 같이 해보려고..
왠일일까요.. 그동안 제가 백번 천번.. 울면서 사정하고..정말 우리 가정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그렇게 난리칠땐 꿈쩍안하더니.
수면제 먹고 죽는다고 하니까.. 머가 느낌이 왔나?
아들하고 같이 하려고 롤을 하다니요!!
어제는 아들이 그랬대요.
아빠 그럼 내 앞에서 어디한번 롤 해보세요!
그랬는데 아빠가 버벅댔겠죠..아무래도 첨이니까..
그랬더니 진짜 못한다고 막 구박을 했다나요? 연습좀 더하라고.
 
오늘은 제가 회사 특근이라 출근했고, 아들은 학교에서 프로그램있어서 가는데.
자는 아빠를 깨우더랍니다.
그래서 하는말이.. 그만자고 롤 연습이나 하고 계시라고... 학교갔다와서 검사한다고...
그래서 지금 열심히 연습 중이시랍니다... 밥먹었냐고 전화했더니....
 
아.. 정말 저는 남편이 싫은데... 이게 어째 훈훈하게 되려나요?
 
오늘 아침엔 괜히 기분이 좋은데.. 이게 또 하루에도 수십번 바뀌니....
 
그럼 이만~~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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