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에 대해서 전부 답변을 했고 모두 듣고난 무당은 그제서야 입을 열더니 충격적인 한마디를 외친거야.
"이 집에 악귀가 있어! 아이가 이집에 태어났을때 데려가려고 붙어버린거야! 쯧쯧, 대체 이집을 판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당해도 제대로 당했어!!"
"예? 그렇다면 제 아이에게 악귀가 붙었다는 건가요?"
"에잉, 너무 늦었어! 악귀가 아이의 몸에 너무 강하게 붙어버려서 떼어낼수가 없다는 말이네! 어쩌자고 이집을 에잉.."
충격적이었지. 나에게 악귀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만 갖은 의학을 동원해도 되지 않는것에 부모님은 비틀거리며 쓰러지셨고,
할머니는 돌아가는 무당에게 갖은 욕설을 퍼부으시다 집으로 돌아가셨어.
앞으로 살아봐야 몇개월이라는 무당의 말에 매일저녁마다 울고 있는 우리 부모님에게 또하나의 비극이 날아든것은 몇일 이후였지.
"명수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구나."
그렇게 건강하고 욕잘하고 기까지 드세셨던 분이 고작 며칠만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전 일가에 충격을 주었고,
마을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며 소근거리기 일쑤였어. 나조차 믿기지 않았지,
그렇게 나에게 욕만 퍼붓던 할머니가 간단하게 돌아가실 줄 누가알았을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혼자 살아오신 할머니가 편안히 주무시는 것처럼 돌아가신것을 발견한것은 당시 밭에서 아침일하고 집으로 안부차 방문한 큰아버지가 발견하셨다고 해. 아무튼 장례식을 치르고 이젠 다시 내가 죽을날이 다가오는 것에 온 일가가 슬퍼하고 있을때쯤, 난 한꿈을 꿨어.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내 꿈에 무덤을 열고 도끼를 든 할머니가 성큼성큼 어느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신거야.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방향이 우리집쪽이었고, 그때 가까이서 보였던 할머니의 얼굴은 흡사 분노한 악마와도 같아서 너무 무서웠지.
금세라도 저녁이 되면 도끼로 나를 쪼개버릴것만 같았어.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을까. 또다시 꿈을 꿨는데 소복을 입은 할머니가 도끼를 들고 어느 집앞에 서있었어. 놀랍게도 그곳은 우리집 현관이었지.
할머니가 드디어 죽어서도 나를 어떻게 하는 구나 싶어서 두려웠는데 거실에 엄마,아빠가 나를 돌보느라 지쳐 주무시는 가운데 내가 누워있었거든.
할머니가 내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한거야. 그리고 꿈에서 깨었어.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지. 그 꿈을 꾸고 난뒤부터 내 몸이 놀랍도록 다시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거야.
믿어져? 어제까지만 해도 죽조차 먹지 못하던 아이가 다음날 아침 일어나 죽부터 시작해서 밥이며 고기까지 폭식을 하기 시작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