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당합당 얘기만 나오면 DJP 연합 얘기가 나오는데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 입니다. 노무현의 행보를 보면 이해가 가능합니다. 왜 김영삼의 삼당 합당을 극렬 반대하고 자서전에서 까지 개탄하는 노무현이 김대중의 DJP 연합은 수용하고 본인도 정몽준 따위와 연합을 한걸까요? 그리고 왜 사람들이 노무현이 정몽준과 연합한것에 대해 과오로 비난하지 않는걸까요?
김영삼은 야권이 암울한 상태에서 어쩔수없이 한것이 아니라 순전히 김대중을 견제하기 위해 삼당합당을 한것입니다. 그 당시 민정당 125석, 평민당 (김대중) 70석, 민주당(김영삼) 59석,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35석이 었습니다. 여소야대 상태였는데 김대중의 평민당이 제1야당으로 김영삼은 자존심상 이걸 받아들일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노태우가 김대중에게 합당제의를 하나 김대중은 단칼에 거절합니다. 근데 제1야당이 되려고 김종필과의 연합을 고려중이던 김영삼은 노태우의 제의가 오자 덥석 받아들입니다. 순전히 김대중을 고립시키기 위한거죠. 6,29로 직선제 항복선언을 하고 나날이 지지율이 떨어져 그대로 선거했다간 고사가 될 뻔한 노태우와 군부세력에게는 동아줄이었죠. 그래서 당시 김영삼 진영 이었던 노무현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고 제1야당 평민당이 갑자기 고립되어 소수로 혼자 군부세력과 대적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립니다. 그냥 김종필과만 연합했어도 별로 비난을 안들었겠죠. 군부세력을 고사 시킬수 있었는데 그 밑으로 들어가 버린데다가 휘하의 민주인사들과 경남권까지 헌납해서 한나라당을 탄생시킨 겁니다. 갑자기 김영삼과 상도동계가 나서서 전라도 패거리 김대중과 노무현을 심판하고 애국자 허삼수를 뽑아달라고 하는 코미디한 상황이 되버렸죠. ("우리가 남이가")
지금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새정연과 정의당이 합치면 새누리를 압도하는 상황인데 정의당의 심상정이 문재인을 견제하려고 노동당까지 꼬셔서 박근혜 밑으로 들어가버리고 난데없이 노회찬이 김무성 뽑아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노무현도 재벌2세인 정몽준과 연합했는데 왜 나만 욕하냐 라는 상황이죠.
물론 김대중이 김종필과 합친것도 노무현이 정문준과 연합한것도 비난하면 할 수 있지만 삼당합당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하는건 과한 겁니다. 오히려 지지자들이 빨리 정몽준과 연합하라고 난리였던 상황에서 그걸 과오라고 하는건 심한거죠.
그게 우리에게 끼친 여파도 완전히 다릅니다. 김대중이 김종필을 내각제로 꼬셨다고 하지만 결국 이용하고 팽시켰고요. 정몽준은 지지율만 바치고 자기가 떨어져 나갔죠. 지금 우리에게 끼치는 삼당합당의 부작용은 또 설명할 필요도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