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黃長燁·80)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5일 오전 탈북자동지회 사무실에서 열린 북한민주화동맹 간부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현재 북한이 남한에 보이고 있는 호의적인 태도는 한·미 동맹을 이간시키기 위한 치밀한 대남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일성 전 북한주석이 “남한은 갓을 쓰고 있는 허수아비인데 미국과 일본이라는 갓끈만 끊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며, 그 다음 남한주민 절반만 쟁취하면 통일은 가능하다”는 전략이 지금도 똑같이 이어져 온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서해무력충돌방지’라는 작은 선물을 주고서 식량 40만t을 챙기고, 인민군의 사상을 바뀌게 하는 휴전선에서의 남측 전광판을 없애고, 남한국민들이 미국을 멀리하게 만드는 더 큰 목적을 위해 거짓 화해를 벌이고 있음에도, 청맹과니 남한사람들은 거기에 놀아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김정일이 남한과의 진정한 화해를 원한다면 남한을 압도하는 막강한 육군을 축소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해야 하는데도 이러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통일전선 전략은 첫째 남한에 대한 군사적 압도이며, 둘째 미국을 한국으로부터 떨어지게 해 남한인구의 절반을 쟁취하는 것인데, 이미 30년간 진행된 북한의 전략은 이미 남한에서 실현되고 있으며 미국과의 이간책도 상당한 성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황씨는 북한에 있을 때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에게 “정말 전쟁을 하려고 하는가?”고 질문했었는데 “부산까지 밀고 나가는 것은 식은죽 먹기지만, 그 다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전쟁을 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전쟁도발은 중국이 승인하지 않기 때문에 다행히도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