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쏘나타 등 3개 모델…다른 차량은 할인 폭 확대 수입차 가격 인하 맞대응 현대·기아차, 점유율 70% 탈환 위해 공세적 마케팅 전환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일부 수입차 업체만 실시하는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주력 차종에 적용키로 했다. 현대차가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건 1997년 12개월 무이자 할부 이후 18년 만이다. 금융비용 부담이 큰 36개월 무이자 할부는 사상 처음이다. 20% 할인율을 내세워 시장을 파고드는 수입차 업체에 맞서 국내 시장 점유율 70%를 회복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사상 첫 36개월 무이자 할부 시행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는 아반떼와 신형 쏘나타(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3개 차종에 대해 5월 한 달간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시행한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 3월 모든 차종의 할부 금리를 평균 1%포인트 내리고 지난달엔 연 2.9%의 저금리 할부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최초로 36개월 무이자 할부까지 들고 나왔다.
선수금으로 차값의 20%만 먼저 내면 36개월간 무이자로 나머지 차값을 나눠 지급하면 된다. 일시불로 사면 50만원씩 할인받는다. 아반떼는 구입 후 1년간 차값을 내지 않고 무이자로 거치한 뒤 36개월간 연 4.9% 금리로 할부금을 갚을 수도 있다.
그랜저(하이브리드 포함)의 할인폭도 확대했다. 지난달까지 50만원 할인해주거나 연 2.9%의 할부 금리를 적용하다가 이달부터는 할부 금리를 2.6%로 내렸다. 싼타페 할인액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렸다. 할부 금리도 연 3.9%에서 2.6%로 인하했다.
지난달 말까지 현대차를 보유한 소비자가 이달 중 아슬란을 사면 100만원을 깎아 준다. 수입차 소유자가 에쿠스와 제네시스 아슬란 등으로 갈아타면 50만원을, 벨로스터와 i30, i40 등으로 바꾸면 30만원을 각각 할인해 준다.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교사와 공무원 등이 제네시스와 에쿠스, 신형 투싼을 제외한 차종을 사면 3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 준다.
기아차도 지난달보다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내세웠다. K7 가솔린과 K7 하이브리드 일시불 할인액을 지난달보다 50만원씩 늘려 각각 100만원과 150만원으로 정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할인쿠폰을 받으면 10만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 K3와 K5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할인금액도 80만원으로 정해 지난달보다 30만원씩 늘렸다. K5 하이브리드는 지난달처럼 아무 조건 없이 300만원 깎아준다.
○시장점유율 70% 탈환
현대·기아차가 무이자 할부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수입차업체들의 파격 할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BMW와 아우디 등은 올 들어 일부 차종의 차값을 한시적으로 최대 20%까지 내렸다.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가 시행되는 9월 이전에 유로5 기준의 차량을 모두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작년 6월 처음 15%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월 18.1%로 상승하는 등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6월 60%대로 떨어진 뒤 10개월째 7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열을 가다듬어 현대차가 다시 점유율 40% 선을 넘기면서 11개월 만에 70%대 회복을 넘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65%까지 내려갔다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어 다시 70%대를 넘기 위해 공세적 마케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에서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에선 점유율 8% 사수를 위해 지난 3월 처음으로 60개월 무이자 할부에 들어갔다. 중국에선 현지 맞춤형 차량을 통해 10%대 점유율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에서도 지난 3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6%를 회복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인 820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