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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게시물ID : humorbest_628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몰라어떡함
추천 : 64
조회수 : 5115회
댓글수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12 19:47: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2/11 23:58:22
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서영아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 같은 것

그냥 인정해 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 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도 눈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얘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곳에서 니가 걸어 나올 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을 빌리고 나면

사랑한 날의, 이별한 날의 풍경만 떠오르겠지

사람은 그립지 않고

그 날의 하늘과 그 날의 공기, 그 날의 꽃 향기만

니 가슴에 남을 거야

 

그러니 사랑한 만큼 남김 없이 아파해라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란다

비겁하게 피하지 마라

사랑했음에 변명을 만들지 마라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 시절을 맞을 뿐

 

사랑했음에 순수했으니

너는 아름답고 너는 자랑스럽다


정말  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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