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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식당 외식업 망하는 과정(창업생각하시는 분 한번쯤!)
게시물ID : humorstory_1602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짱이여~
추천 : 14
조회수 : 59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8/11/23 02:49:15
부푼 마음을 안고 조중동 찌라시에 나오는 프랜차이즈 광고를 보고선 사업 설명회에 참석합니다. 그곳에 가면 자신들이 개발한 음식이 왜 다른 업체보다 특이한지를 설명하죠. 그 다음엔 왜 대중적인지도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런 저런 데이터를 보여주고, 사세가 확장되고 있다는 뽀대나는 실적들을 보여주죠. 하지만... 이런 주장엔 큰 모순이 있습니다. 특이한데 대중적이다? 이것은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특이하면 마니아 층을 공략해야 하고, 대중적이면 값이 싸던지 하는 잇점이 있어야겠죠. 암튼 너나 나나 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노하우가 있으면서도 서민 대중들에게 어필된다고 호언장담하죠.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사업 설명회 도중 그 누구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지 못 합니다. 다들 한 때는 고급 회사 간부나 중역의 간판을 달고 생활했지만, 어이없게도 이런 뻔한 낚시질에 속아 넘어가죠. 프랜차이즈 회사가 제시하는 조건들은 대동소이합니다만, 그 원리는 항시 똑같습니다. 왜냐면 프랜차이즈 회사는 대게 음식을 만든 회사가 아니라 유통을 했던 회사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중대형 식당에서 메뉴를 개발해주는 등의 컨설턴트들은 한 매장으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대의 사례금을 받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조리사들의 준비물은 손에 익은 칼들을 넣은 가방과 필요에 따라서 냄비나 볶음솥등 소형차 트렁크에 실을 수 있는 게 전부죠. 자... 연봉 수억대의 메뉴개발 조리사들이 무슨 특이한 재료, 남들이 잘 알지 못 하는 조리비법같은 것이 있다면 이렇게 간소하게 이동하겠습니까? 재료는 대동소이합니다. 결론은 조리법에 있죠. 잠깐 들러서 조리법 강의해 주고 거액을 지불해야 하는 사업이 음식업입니다. 정말로 프랜차이즈 회사가 독특한 조리법을 갖고 있다면 자기들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겠죠. 프랜차이즈 회사는 그냥 식자재 재료상에 불과합니다. 재료를 양파 당근에서부터 입금 정산 프로그램 식기세척기등까지 품목을 늘린 것에 불과하죠. 이들은 메뉴 개발자들에게 배운 조리법을 가지고 식자재 팔아먹는 사업을 프랜차이즈란 이름으로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규모가 커진 프랜차이즈 회사는 그렇지 않는 예도 있겠지만, 뭐 근본은 유통임에 분명하죠. 이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엔 식당을 운영하면서 특이한 조리법을 터득합니다. 실제 그 메뉴는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가다가, 대중화되어가는 단계에 놓여 있죠. 식당 주인은 사세를 확장하고 싶어합니다. 이 때 직접 매장을 늘려가야 한다면... 인력관리에 너무 많은 힘이 들겠죠. 때문에 처음 음식업으로 시작한 프랜차이즈 회사도 그냥 유통업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 유통업자가 직접 음식 만들기 어려워서 전문가에게 배운 조리법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고, 식당 사장이 인력관리 하는게 힘들어서 프랜차이즈를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식당운영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적 요소 두가지가 쉽게 드러나겠죠. 바로 조리법과 인력관리입니다. 자기들은 이것을 실제 하기 힘드니까 남들한테 하라고 부추기는 것이죠. 그렇다면 점주들에게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음식 만드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 관리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조리법은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람 관리는 알아서 해라... 그렇지만 일단 시작하면 대박난다. 그렇지 않은 예도 많겠지만 일반적으론 이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낚시에 걸린 한 점주는 영업을 시작합니다. 물론 시작하는 과정에서 낚시에 걸렸다는 사실을 거의 곧바로 알아채죠. 왜냐면 회사에서 처음 소개한 주방장이 말썽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재료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자꾸 허투루 버려지는 경우가 생기죠. 매상이 들쭉날쭉 한데 너무 많이 만들어 놓거나 너무 적게 만들어 놔 음식이 규칙적이기 쉽지 않습니다. 재고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며, 조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적당히 먼저 만들어 놔야 하는지 어떤지.... 이 과정에서 쉬어 버리기도 하고, 또 재료들의 품질이나 신선도 가격등도 관리하기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이 때 낚시질에 걸린 걸 알았지만 투자한 돈이 있어서 일단 주방장을 욕합니다. 역시 사람을 잘 써야 해...라며 주방장을 바꾸죠. 그런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새로운 주방장은 주방을 제압할 카리스마가 부족합니다. 일이 뒤죽박죽되고, 이번엔 주방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며 주방 보조들을 다그치죠. 주방 보조의 눈에는 어리숙한 주방장이 문젠데... 이렇게 주방에 불란이 나면 조리법을 대충 배웠던 점주는 겁이 납니다. 일당 매상은 오름 추세인데, 이 때는 함부로 직원들 자르지도 못 하고 끌려다니게 되죠. 이것 저것 요구하는 것들 다 들어주는 것을 선택합니다. 한 달 정산해 보면 죄다 남 좋은 일만 시킨 것 같죠. 얼핏 총 매출은 대단한 것 같지만 가게세 공과금 직원 월급 상상을 초월하는 식자재비용등을 제하고 나서도... 문제적 비용 잡비가 발목을 잡습니다. 잡비로 엄청난 돈이 새나가죠. 이 잡비를 잡기 위해 인력 하나를 줄이고 매장의 한 파트를 점주나 점주 와이프가 담당합니다. 세계 어디나 음식업은 12시간씩 일하는게 기본입니다. 12시간씩 가게에 매달려 일하다 보면 문제점들이 점점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음식에서 뭐가 나왔다고 투덜대는 손님을 아무 일 안하고 가끔 매장에 들러서 볼 때는 주방장이 사업 말아먹는 놈으로 보이던 것이 12시간씩 같이 부대끼다 보면 동질감이 생기게 되서 손님이 까탈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종업원 입장에선 사장 자기도 일하다 보니 역시 현실은 다르단 것을 알게 됐다며, 애사심이 담긴 것 같은 화목한 분위기에 동참해주죠. 그런 애사심을 갖고 있는 친구 같고 동생 같던 종업원이 단지 놀고 싶단 이유만으로 가게를 그만둬 버립니다. 왜냐 12시간씩 일하다 보면 사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업은 이직율이 장난아닙니다. 더 좋은 종업원을 구할 때까지 이젠 남은 부부중 한명까지 가게에 투입되죠. 이런 과정이 1,2년 반복되면 이제 종업원은 태반이 친인척입니다. "여보 처형이 돈을 좀 빼가는 거 같은데?" "아니 지금 우리 동생 의심하는 거예요?" 뭐 이런 극단적 상황까진 아니다 하더라도, 식구끼리 일하면 사업의 마인드가 점점 '우리가 먹고 사는 것만 해도 남는 거지 머'라며 자기변명을 쌓게 되죠. 이 과정에서 매출의 규모는 한계가 보입니다. 수익구조는 비슷하고, 물가는 오르고, 프랜차이즈 비용은 높아만 가는데, 문제점을 파악해서 개선시켜야 할 사장은 하루 종일 한 파트를 부여잡고 있어서 시간내기도 어렵고... 에라 모르겠다 권리금 받고 팔아야겠다 싶어 이제 갑자기 투자를 감행합니다. 매장에 낡은 브라운관 티비도 빔프로젝터로 바꾸고, 가게 앞에 이것저것 이벤트나 할인행사 한다고 입간판을 내다 걸죠. 이렇게 상당한 돈을 투자해 놨는데, 앗뿔싸.... 이 프랜차이즈가 제시한 음식의 유행이 끝나갑니다. 아직 한창 유행일 경우엔 비슷한 매장이 곳곳에 생겨나죠. 권리금에 이제 필꽂힌 상태라 또다시 투자를 안할 수 없습니다. 가게 사러 온다는 사람이 보면 부끄러울 것들을 치우기 시작하죠. 보기엔 말끔해 보이지만, 실상 가게가 이런 저런 잡다한 물건들로 쌓여가는 이유는 언젠가는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가게는 안팔리고, 버린 것들 구조 바꾼 비용들은 고스란히 지출로 남죠. 종업원과 이미 친구의 마인드나 가족애로 뭉치게 된 상황이라 가게를 정리하겠단 점주의 각오는 고스란히 종업원들에게 전달됩니다. 이 가게에 오래 근무하면 월급도 올라가고, 이런 저런 돈 많은 점주의 눈에 잘 보여 매장 하나 열거나 운영해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진 성실하고 구하기 힘든 인력들은 이미 다른 매장을 알아보러 다니죠. 가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력들의 해이는 매상에 바로바로 적용됩니다. 뭐가 딱히 문제인지 모르지만, 손님들이 매장안을 기웃거리기만 하지 좀처럼 들어올 생각을 못 하죠. 권리금 더 받긴 커녕 깍아줘야 팔릴 상황에 내몰리자 이제 업종 변경을 실시합니다. 프랜차이즈 간판을 내버리면 그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 이렇게 되면 그나마 프랜차이즈 이름값 때문에 올릴 수 있는 매출을 포기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재료를 구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죠. 재료상마다 제시하는 금액이 다르고, 제값에 맞는 식자재 보는 안목도 없습니다. 누구 이런 것 잘 하는 사람 없나 싶어 음식업회에서 소개 받은 관리자를 영입합니다. 하지만 실상 이런 매장 관리자들은 사장의 역할을 하는 게 주 업무이기 때문에 하는 일 없이 돈만 받아가는 것처럼 보이죠. 역시 음식업은 나랑 안맞아... 포기... 땅땅땅 그것이 프랜차이즈던 일반 사업자 매장이건... 식당이 잘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알려면 김치를 먹어 보면 압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실제 김치를 쓰지 않는 매장도 많을테니... 보통 식당에선 중국산 김치를 씁니다. 10킬로에 많아야 2만원이죠. 국산김치라 해도 실제론 중국산 다대기를 수입해서 만든 것이 식당에 납품되기 때문에 비슷비슷합니다. 일반 매장에서 하선정 김치를 납품받는 곳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냥 다 중국산이지. 그런데 사실 김치는 누구나 만들 줄 아는 품목입니다. 와이프가 못 만들면 장모나 시어머니라도 만들 줄 알죠. 하나 더 중국산 김치가 단지 싸기 때문에 쓰는게 아니라 실제로 맛이 괜찮습니다. 만들 줄 알지만, 비용도 그렇고 맛도 실제로 괜찮기 때문에 중국산을 쓰는 것이죠. 이 사소한 선택은 여러 다양한 문제점에 적용됩니다. 오징어 껍질 벗겨 쓰면 훨씬 보기도 좋고 씹어먹기에도 좋다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죠. 하지만 '요새 누가 오징어 껍질까지 벗겨주는 주방장이 어딧어요' 한마디에 포기합니다. 고구마 줄기도 저 어렸을 땐 저녁밥 차리기 전에 엄마가 바구니 던져 주면 티비 보면서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겨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만, 요새 누가 그럽니까? 오히려 껍질에 영양이 더 많다는데...이 한마디에 그냥 물에 대충 헹궈서 볶아먹죠. 고니가 비싼데 요새 누가 동태찌개에 넣어준대요. 동태 내장 쓴맛밖에 안나고... 젓갈냄새 서울 사람들은 싫어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냥 이거면 괜찮죠... 치킨집이라면 깍두썬 무 맛이 계절마다 업체마다 또 그날 그날 오는 놈 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좀 이상해도 재료상 피곤하게 누가 따집니까? 그냥 대충 쓰지. 치킨 먹을 때 누가 무 얼마나 집어 먹는다고... 얼만든지 자기 집안, 자기 고향만의 특이한 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음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중국산 김치 사다 쓰죠. 이런 습성이 매 순간 선택의 상황에서 재현됩니다. 진짜 문제는 프랜차이즈의 난립이나 상도덕이 부족한게 아니라 ... 음식엔 손이 많이 가야 한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적당히 합의하면서부터죠. 음식에 손이 많이 가야 한다는 걸 뼈져리게 아는 사람은 절대로 프랜차이즈를 통해 사업하지 않을 것입니다. 손쉽게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왜 손님이 충성도 있게 따라오겠습니까? 식당도 하나의 기업입니다. 수 많은 부서 중에서도 한 파트 안에서도 자기가 담당한 일만 죽어라 해 왔던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사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사장은 부하직원이 보기엔 노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여야만 합니다. 치열하게 한 분야에 파묻혀서 죽어라 시간 까먹으면... 전체적으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릅니다. 노는 시간이 많아야 뭐가 문젠지 뭐가 잘 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죠. 그래서 식당은 아무리 작은 규모라 하더라도 그 업을 배우는 과정 이후에는 딱히 하는 일 없이 놀아야 합니다. 하다 못 해 돈계산도 말이죠. 수입 지출 내역 따지다 보면 밤 꼴딱 새도 계산기가 고장났는지 항시 빈 구석이 나옵니다. 이 사소한 돈에 구렝이 알 같은 사장의 시간을 쓰면 안되죠. 당장 시작하는데 사장 인건비라도 건져서 조금 더 많은 돈을 가져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매장의 매출은 딱 고정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사장의 마인드로는 순진한 퇴직자들 낚을 수 없기 때문에 '사장님도 조금 일을 하셔야지... 가게가 돌아가는 것도 알 수 있구요..'라는 식으로 인건비 벌어먹는 전쟁터로 몰아넣는 거죠. 정말 이런 생각으로 밥먹으러 식당 가다 보면 왜 이 가게는 잘 되는지 이 가게는 그냥 그런지 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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