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이 자신에 대한 사찰에 연루된 의혹이 일고 있는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검사에 대한 감찰을 전격 지시했다.
법무부는 앞서 이날 오전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태는 청와대의 '선(先) 진상규모 후(後) 사표처리' 방침에 이어 채 총장의 감찰 지시로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 간 사상 초유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16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함께 자신을 몰래 사찰한 의혹이 제기된 서울중앙지검 김광수 공안2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라고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지시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채 총장이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며 "곧 통화내역 조회, 관련자 소환 등 감찰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 등이 채 총장을 사찰해 왔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곽 전 수석이 공공기관 인사개입으로 인해 해임당하자 관련 사찰자료 파일을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넘겼고 이 비서관은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검사와 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채 총장은 지난 5일 이러한 정황을 파악하고 대검 감찰본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감찰본부는 김광수 부장검사가 이중희 비서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일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6일 조선일보가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하면서 진상파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은 그러나 청와대에서 자신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법무부를 통해 예정대로 감찰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날 점심께 대검 감찰본부를 통해 김 부장검사에 대한 전격 감찰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김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찰이 진행된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응하겠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채 총장은 자신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자 현재 연가를 내고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의 감찰 지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채 총장의 감찰 지시 및 착수 여부에 대해 구본선 대검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감찰과 관련한 사항이라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