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짧게 요약해보자면,
나로 인해(그것이 고의가 아닌 실수라도) 상대방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경우,
이걸 얼른 사과하고 도와줘서 구해줘야겠다는 심리도 있겠지만,
그 상대방이 차라리 빨리 사라져버려서 마음이 편해졌음 좋겠다라는 심리도 있을 거 같아요.
이번판에서 조유영이 임윤선 앞에서 말실수 한번 잘못했다가 이은결을 위험에 빠트리자나요?
(이두희, 노홍철도 이은결의 배신을 알려줬지만, 그건 잠시 놔두고...)
이 상황에서 조유영은 마음속으로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을겁니다.
1. 어떻게든 이은결이 데스매치 가지 않게 하고, 설령 가더라도 도와줘야겠다.(왜냐하면 날 도와준 사람이고, 내 실수로 위험에 빠졌으니까..)
2. 차라리 이은결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은결이 데스매치를 가고 거기서 혹시 살아날 경우, 앞으로 날 적대시 하게 될테니...)
만약 2번을 택하면 독해질 수 있죠.
'너만 떨어지면 난 마음이 편해져. 나의 실수로부터 자유로워져.'
그리고 자기합리화를 시작하죠.
'사실 넌 마음에 안들었어. 사실 니 도움은 그닥 필요한 게 아니었어.'
그리고 떨어지길 바라게 되는 거죠.
만약 이은결이 데스매치에서 살아났다면, 이 후 게임에서 이은결을 마주하는게 불편할 지도 모릅니다.
특히 내 실수로 저 사람이 죽을 위기에 갔다가 살아와서 날 미워하고 있을거다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딴 얘기 하나 더 해볼게요.
시즌 1 보신 분은 다 아시겠지만 김구라는 홍진호를 끝없이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즌 1의 에피소드 1인 1,2,3 게임으로 올라갑니다.
김구라는 게임 초반부터 본인이 게임을 지배한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말하면 다른 사람은 다 내말을 따를 것이다. 나를 데스매치에서 고르진 않을 것이다. 라는 자신감이 가득했음)
이상민, 김풍과 함께 극초반부터 3인 연맹으로 본인들의 카드를 모두 소진시켜 안전한 상태를 만들었었죠.
상황은 흘러흘러 성규가 승점 6을 따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홍진호가 5점으로 2위인 상태.
그리고 김민서가 혼자 카드 3장을 가지고 있어서 데스매치가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김민서는 성규에게 면제권을 주고 싶지 않아서 홍진호에게 자신의 카드를 이용해 승점 1을 올려, 공동우승을 만들려고 하는...
바로 그 때! 김구라가 김민서를 불러 이렇게 말합니다.
즉, 홍진호에게 승점 1을 주지 말고, 성규가 단독우승하게 만든 후 김민서가 홍진호를 데스매치에서 찍어라.
그러면 홍진호를 도와줄 사람은 이준석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널 도와줄거다. 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김민서는 홍에게 1점 주고, 이준석과 데스매치 가서 이준석이 떨어지죠.
중요한 건 자신이 홍진호를 떨어트려라! 라고 발언을 했고, 그 발언대로 홍이 떨어졌다면 문제가 안되는데, 문제는 얘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공공연하게 누구 죽여! 라고 말했는데 그 대상이 살아서 돌아다니고, 아차하면 날 죽일 수도 있다 라는 상황은 누구나 부담됩니다.
즉, 딱히 홍진호를 떨어트리거나 미워할 이유가 없는 다음, 다다음 라운드에서도 계속 홍을 견제하게 됩니다.
'넌 지난번에 떨어졌어야 했어. 니가 떨어져줘야 내 마음이 편할 거 같아'
이런 마음을 프로그램 내내 품고 있었는데, 결국 콩에게 패해서 죽고, 콩은 결승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니 여전히 그 상황이 마음에 안들죠.
'넌 1회에서 데스매치갔었어야 했어.'
그냥 소설이지만, 이런 심리가 있어서 김구라가 홍진호를 계속 미워하고, 조유영이 뜬금없이 이은결을 토사구팽한 게 아닐까요?
(쓰다보니 넘 길어져서 내가 뭔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