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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블랙코미디'/'공포영화'가 돼버린 [천안함] (강성률)
게시물ID : sisa_4396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시마을
추천 : 5
조회수 : 55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9/17 15:21:54
[천안함 프로젝트], 졸지에 <블랙코미디> <공포영화>가 되다
관객 안전 보장하려고 종영?.. '영화관 바깥'이 오히려 더 재난이다
<글쓴이/출처>: 강성률 영화평론가(광운대 교수)/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046/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다. <천안함 프로젝트> 이야기. 사실 이 영화가 이렇게 언론에 오르내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주류 언론은 이 영화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전략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가박스의 말에 의하면) 국가를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이들 때문에 하루라도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는 날이 없게 되어버렸다. 이 코미디 같은 역설. 그런데 웃을 수가 없다. 울 수도 없다. 알 수 없는 처절한 공포 때문에...

나는 지금의 상황이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공포'스럽다. 사방에서 죄여오는 그 처절한 공포의 서스펜스를 온몸으로 느낀다. 이 영화가 정말로 공포스러운 것은 실체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은데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알려고 해도 알기 어려운 존재가 공포를 조성한다는 데 있다. 원래 공포는 그럴 때 더 강하게 다가온다. 저 장막 뒤에 숨어있는, 얼굴을 가리고 그림자만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근원, 그 알 수 없는 근원에서부터 전해오는 숨 막히는 공포는 관객을 더욱 무섭게 만든다. 우리는 이 공포영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중략)
 
메가박스의 반전 또는 역공. 메가박스는 정말로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종영했다고 했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의 경고와 협박 전화가 있었고, 상영 도중 욕하며 퇴장하는 관객도 있어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이제 영화는 코미디로 변해간다. 그것도 블랙코미디. 테러의 위협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를 해서 추적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럴 의지가 없는 메가박스. 여기서 다시 드는 의심. 정말 공포의 근원은 누구일까? 
 
결국 <천안함 프로젝트>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는 근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다시 이 영화가 제기하는 의문에 성실히 답하기보다는 덮으려는 꼴이 되어,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합리적인 의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긁어 부스럼도 이런 긁어 부스럼이 없다.   

단언컨대 <천안함 프로젝트>는 그리 과격한 영화가 아니다. 너무도 차분하게 상황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정윤철 감독의 말처럼 “<타이타닉호의 미스테리>처럼 천안함 침몰의 순간과 원인을 차근차근 풀어보려는 일종의 '해양 과학 영화'였으며, 미궁에 빠진 교통 사고의 원인을 찾기 위해 피해자가 스스로 백방으로 뛰듯, 순수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만들어본 궁극의 영상 보고서였다.” 영화는 어떻게 46명의 병사가 죽었는지 그 과정을 합리적으로 추론하고 정당한 의문을 제기할 따름이다. 이런 해양 과학영화를 어떤 이들은 공포영화로 판단하는 모양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천안함 프로젝트>를 침몰시키려는, 보이지 않는 공포의 대상이 지금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영화가 끝나도록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그 정체를 알기도 어렵다. 이 절대 공포의 사회. 과연 우리는 이 공포영화의 종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사회를 뒤덮고 있는 또 다른 거대한 공포영화를 보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모든 영화는, 아무리 긴 러닝 타임의 영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끝이 난다. 수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세상에 끝나지 않는 영화는 없다. 당장은 그 공포에 질식당할 것 같지만, 공포와 맞서 나가야 한다. 그것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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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량이 좀 많지만 날카롭고 재밌네요. 자세한 내용은 '출처' 참고하세요. (게시자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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