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적부터 수영 배웠다고 물에서 잘 까부는 아이였습니다 물론 그 때도 어리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나름 실력있다고 인정도 받았기에 어린 마음에 의욕만 앞서 그런 경험을 했네요. 무슨 해수욕장이더라.. 자갈해변이 유명한 국내의 해수욕장에서 넓은 튜브에 누워 해수욕장 근처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볕을 쬐며 졸고 깨기를 반복하고 들었는데 튜브에 찰박거리며 부서지던 물소리도 없이 고요해지자 불안감이 덮쳐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보았습니다. 제가 있던 해변은 아주 멀었고 사람들은 좁쌀만하게 보이더군요. 파도가 적은 깊은 바다까지 나왔던 것이죠. 아직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수심이 얼마나 될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 다리부터 입수했습니다. 퐁당 그리고 몇초 후 첨벙첨벙 입수를 하고 물안경에 비친 바닥을 보니 알겠더군요. 밑이 그저 검다는 것을.. 형용 못 할 한기와 공포감이 덮쳐와 물부터 덜컥 마시더군요. 그 이후부터는 수영이고 뭐고 발악을 했죠. 폐에 물이 차는 것을 선명하게 느끼며 허우적대다가 점점 산소와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게다가 깊이 내려갈수록 물이 점점 차가워졌는데 나중에는 안락하기까지 했습니다. 고개를 숙여 다시 한 번 밑을 내려다보니 칠흑같은 어둠이 여전히 팔벌리고 있더라구요. 아, 어린 나이에 아무도 모르게 이 차가운 바다에서 죽는구나. 하는 심정으로 다 포기하고 가라앉다가 번뜩하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저는 젖먹던 힘을 짜내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숨을 쉬고 온 몸에 힘을 뺐습니다. 다시 깊은 바다로 잠기는가 싶더니 몸에 있던 공기가 저를 수면으로 올려주더라구요. 등이 묘하게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떠오른거죠. 다행스럽게도 튜브가 아직 근처에 있어서 기듯이 튜브에 올라 육지로 와서 지금까디 잘 살고 있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네요ㄷㄷㄷ